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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06,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3-3: 여름 성수기로 접어드는 유럽 (20190608)

경계넘기 2022. 4. 16. 12:31

 

 

여름 성수기로 접어드는 유럽

 

 

내일 발칸의 마지막 국가 슬로베니아(Slovenia)로 떠난다.

 

숙소에서 슬로베니아 류블랴나(Ljubljana)의 숙소를 예약한다. 숙소를 예약하고 나니 류블라나 이후 목적지가 고민이다. 바로 오스트리아 빈(Wien)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이탈리아 베네치아(Venezia)가 바로 옆인지라 잠깐 거쳤다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는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다.

 

 

 

문제는 베네치아로 들어가면 루트와 예산이 꼬인다.

 

루트도 루트지만 돈도 많이 든다. 거의 성수기에 들어간 베네치아의 인파와 물가는 상상하기 어렵다. 주요 볼거리뿐만 아니라 웬만한 베네치아의 거리와 골목은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할 터다성수기에 들어가면서 교통, 숙소 가격도 올라가지만 예약하기도 만만치 않다. 주요 관광 코스에서 빨리 빠져야 그나마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고의 관광지인 베네치아는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는 최악이다.

 

 

 

성수기 여행은 좋은 점이 거의 없다.

 

돈은 돈대로 주고 대접은 대접대로 못 받는 것이 성수기 여행의 특징. 특히나 도미토리 숙소는 성수기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유럽에서 도미토리 숙소 가격이 비수기의 서너 배로 오르는 것은 기본이고, 좁은 방과 부족한 시설에 사람은 그득그득하니 숙소에서 뭐 하나 하기가 힘들다. 맘이 드는 곳에 더 머무르고 싶어도 만실로 연장이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휴가나 방학이 이때 주로 집중되다보니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한국에 있다면 난 절대 성수기에 움직이지 않는다. 결혼을 안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녀들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아이들 방학에 맞출 수밖에 없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싱글인 나는 성수기에 열심히 일하고 비수기에 휴가를 간다. 그게 그네들을 돕는 길이기도 하고. 그러다 휴가를 못 챙겨 먹은 적도 있지만.

 

 

 

여행 중이라면 성수기에는 관광지 아닌, 물가 싼 곳에 짱 박혀 있는 것이 가장 좋다.

 

유럽은 여름 성수기에 다가가면서 여행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매일 매일이 다르다. 북반구는 여름이지만 남반구는 겨울. 저렴하고 겨울 비수기인 남미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유럽에 많이 물려있는 상태라 굳이 이곳에서 대접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 시간과 돈을 낭비해야하나 싶기도 하다. 유럽의 성수기에 비수기인 남미를 여행하고, 유럽의 비수기에 다시 유럽을 여행하면 된다. 식상해질 때쯤 이런 전환도 필요하다.

 

 

 

그런데 항공권이 발목을 잡는다.

 

유럽에서 남미로 넘어가는 항공권을 살펴보니 7, 8월 성수기의 남미 항공권이 비수기 가격의 3배를 훌쩍 넘는다. 9월 첫 주만 되도 가격이 반 이상 꺾인다. 여름 성수기에 유럽 빠져 나가기도 싶지 않다. 성수기 유럽에 갇히고 있는 기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름을 피해 북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