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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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은 떨어지는데 왜 세상은 더 불안할까?

기름값은 떨어지는데 왜 세상은 더 불안할까? "리터당 1,500원대입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흩날리는 햇살 좋은 날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주유소의 기름값이 1,500대다. 1,700원대를 훌쩍 넘던 기름값이 어느새 1,500원대라니. 환율은 여전히 높은데 말이다. 안 오르는 게 없는 요즘 기름값이라도 떨어지니 좋으면서도, 무턱대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어서 아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름값 하락"이란 뉴스를 보고 미소를 지을 것이다. 차 키를 손에 쥔 주부는 주유소 간판을 보고 한시름 놓을 것이고, 택시 운전사는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유가, 세계 경제의 체온계 많은 사람들이 유가를 주유소 가격표 정도로만 생각할지 모른다. 싸면 좋은 거고, 비싸면 짜증나는..

감 수확 이야기 5: 감 따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20241017)

감 수확 이야기 5: 감 따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오늘도 농장주의 잔소리가 쉬지 않는다. “감 주머니에서 감 상자(컨테이너)로 부을 때 감들을 잘 봐 주이소. 꼭지를 짧게 잘 잘랐는지, 배꼽 잘 밀었는지. 그리고 꼭지 자르거나 배꼽 밀 때 감에 흠이 나지 않았는지. 그거 확인해서 감 따시는 이모님들에게 주의 주는 것도 감 나르는 사람이 해야 하는 깁니다.” “솎아 따기 하는데 작고 푸른 감 따시는 이모님들에게도 주의 좀 주이소. 그렇게 말을 해도 자꾸 작고 푸른 감이 나오네.....” “감 담거나 부을 때도 천천히 하이소. 감 상하지 않게!” 나에게 하는 말이긴 하지만 마지막 말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을 따시는 이모님들이 직접적인 대상이다. 감이 든 감 주머니를 감 컨테이너(상자)에 부을 때 감에 흠이..

감 수확 이야기 4: 농사일인데 도시락을 싸가지고 간다! (20241014)

감 수확 이야기 4: 농사일인데 도시락을 싸가지고 간다!  농사일하면 점심과 새참에 대한 로망이 있지 않나? 힘든 노동일을 하다 야외 그늘에 둘러앉아 먹는 새참과 점심이 그나마 힘든 농사일의 작은 위로가 아닐까!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인심이나 인정이 없다. 농장주가 주는 점심이나 야참이 전혀 없다. 점심값을 따로 주는 것도 아니다. 경상도, 그 중에서도 마산, 창원에서만 그러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간다. 전날에야 형수로부터 들었다. 점심을 싸가지고 가야 한다는 사실을. 어이가 없었지만 이왕하기로 했으니 어쩔 수가 없다. 미리 알았다면 당연히 하지 않았을 터다. 마산이 도시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지방은 지역사회다 보니 형수에게 안 좋은 말이 갈 수 있어서다. 지금까지, 외국에서도,..

감 수확 이야기 3: 농사일은 하는 게 아니라는 이유를 알겠다 (20241013)

농사일은 하는 게 아니라는 이유를 알겠다  "노가다를 하면 했지 농사일은 절대 안한다. 돈도 안 되고, 몸만 버린다" 청주 하이닉스에서 건설일을 할 때 건설일(노가다) 하시던 분들이 하나 같이 했던 말이다. 이분들 중에는 당연히 농촌 출신들도 많았는데, 출신에 상관없이 모두들 그랬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해보니 실감이 확 난다. 왜 농촌에 일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지도 여실히 알겠다.  감밭이 이렇게 가파른지 몰랐다.  아침에 감밭을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 가파른 산에 그냥 감나무를 심은 형국이다. 감밭도 엄청 넓다. 감밭 정상부터 작업을 한다고 해서 감밭 정상까지 걸어 올라간다. 정상 밭까지 올라가는데만 15분 이상 걸린다. 정상에 서니 숨이 찬다. 과수원 안의 길은 트럭이 다닐 수 있도록 넓..

감 수확 이야기 2: 농사일 준비물 (20241012)

농사일 준비물 내일부터 감 수확일을 시작한다. 어제 저녁 형수가 오더니 일요일부터 감 수확을 하게 되었다는 말을 전한다. 원래는 다음주 수요일 정도부터 일을 시작할 거라고 들었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서울 올라가서 작업복으로 쓸 옷가지들을 가져올 생각이었다. 갑자기 날짜가 당겨지니 조금 당황스럽다. 농사일에 입을 옷가지들이 전혀 없다.  마산 부림시장으로 간다.  걱정할 만도 하지만 믿을만한 곳이 하나 있다. 마산 부림시장. 재래시장인데 마산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어시장 바로 위에 있다. 마산에 잠시 살 때 그곳에 자주 갔었는데 옷가지들을 파는 가게들이 있었다. 시장표 저렴한 옷가지들를 파는 곳인데당연히 농사일이나 노가다에 적합한 옷들도 많이 팔고 있었다.      그럼 농사일에 적합한 옷가지에는 무..

감 수확 이야기 1: 갑작스레 감 수확 알바를 하다 (20241008)

갑작스레 감 수확 알바를 하다. 어제 저녁을 먹다 형수가 물었다.  "도련님 잠시 한국에 있으면서 뭐 하실 거예요?""뭐, 아무거나 아르바이트 할 것 좀 찾아보려고요""그럼, 감 따기나 한번 해보실래요? 아는 언니가 감 따러 다니시는데.....""감 따기요? 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그럼, 언니에게 물어볼께요" 오늘 낮에 출근했던 형수로부터 카톡이 왔다. "언니에게 연락이 왔는데 감 나르는 남자 필요하대요""What! 감 따는 게 아니고, 감 나르는 일이라고요!" 불연듯 옛날 노가다(건설 노동)을 잠시 할 때 노가다 선배들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때 그 사람들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농사일을 할 바에야 노가다를 한다고 했었다.  "농사일보다는 노가다가 훨 낫지.  농사일은 돈도 안되고 골병만 들어""나..

마산에 다시 왔다 (20241006)

마산에 다시 왔다 동해에서 부산을 거쳐 마산으로 왔다.  동해의 친구 집에서 며칠 머물다가 친구와 같이 부산영화제를 보고, 난 부산에서 마산으로 친구는 동해로 돌아갔다. 영화를 보러 왔으나 영화는 안 보고 저녁 내내 해운대에서 회에다 술만 마셨다. 어찌나 마셨는지 숙소인 해운대 조선호텔까지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 간만에 본 해운대도 많이 변했다는 것만 확인했다. 마산은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마산시외터미널에 도착하니 어머니와의 추억이 새록새록 난다. 형이 사는 곳이라 오긴 했지만 사실 마산은 어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도시다. 세계여행을 하다가 코로나로 들어왔을 때였다. 어머니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서울에 있으면 더 좋지 않을 듯해서 형과 형수가 마산으로 잠시 모시려 했었다. 하지..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20241001)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어제 저녁 베트남 냐짱(나트랑, Nha Trang)을 떠났다.9월의 마지막날이었다. 베트남에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비자 문제가 좀 걸렸다. e-비자로 6개월 동안 베트남에 머물렀다. 베트남의 경우 무비자는 45일이지만 e-비자를 신청하면 90일, 석 달을 지낼 수 있다. 6개월을 있었으니 e-비자를 한 번 더 연장했다. e-비자는 인터넷으로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지만, 갱신할 경우 베트남 국내에서는 안 되고 반드시 해외로 나가서 신청해야 해서 한 달 정도 태국 파타야에서 머물기도 했다. 더 연장을 하고 싶었는데 문제가 좀 있다. 베트남 정부가 e-비자를 가지고 1년에 180일 이상을 자국에 머무는 경우 비자를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있다는 것이다. 즉 1년에 2번까지 e-비자를 신청하..

냐쨩 살이 13: 냐짱의 천사산(Angel Mountain) (20240715)

냐짱의 천사산(Angel Mountain)  냐짱(Nha Trang(나트랑))은 한국의 속초와 비슷하다. 속초는 백두대간과 연결된 설악산 줄기가 도시와 해안을 감싸고 있다. 동쪽을 보면 푸른 바다요, 옆과 뒤를 보면 험준한 산이 눈에 들어온다. 산과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속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도시 중의 하나다. 이곳 냐짱도 동쪽을 보면 푸른 바다요, 옆과 뒤를 보면 험준한 산이 보인다. 속초와 마찬가지로 도시와 해안을 산줄기가 감싸고 있다. 이들 산줄기도 만만치 않다. 강원도보다도 훨씬 넓은 베트남의 중부 고원지대(Central Highlands)에서 연결되는 산줄기들이다. 이 고원지대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있는 도시가 바로 달랏(Dalat)이다. 도시의 높이가 해발 1,70..

냐쨩 살이 12: 베트남 냐짱(나트랑), 다낭 그리고 태국 파타야의 공통점은? (20240710)

베트남 냐짱(Nha Trang), 다낭(Da Nang) 그리고 태국 파타야(Pattaya)의 공통점은?  동남아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해변이 있다. 베트남의 다낭(Da Nang), 냐짱(나트랑, Nha Trang) 그리고 태국 파타야(Pattaya)가 그곳이다. 물론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해양 동남아를 제외한 이야기다. 베트남에서는 다낭에 많이 갔다가 최근 냐짱과 달랏으로 많이 이동하고 있다.  이 세 해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냐짱과 다낭만 있다면 금방 답을 내놓겠지만 태국의 파타야가 끼어 있으니 잠시 머뭇거릴지도 모르겠다. 답은 미군이 휴양지로 개발한 해변이라는 것이다. 미군이 개발했으니 당연히 베트남 전쟁과 관련이 있다.  다낭은 베트남 전쟁 당시 최초의 미군 전투부대가 상륙한 곳이다.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