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평화를 기원하며...

대표글 weekly

2026년 볼리비아 시위, 54일간의 여정 (20260719)

2026년 볼리비아 시위, 54일간의 여정 (20260719) 2026년 5월 17일, 안데스 고원의 도시 라파스(La Paz)로 들어가는 모든 길이 막혔다. 병원으로 향하던 산소통 트럭도, 혈액 팩을 실은 구급차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무렵, 제때 치료받지 못한 중환자 세 명이 숨졌다. 국가의 수도가 봉쇄되어 사람이 죽는 나라. 2026년의 볼리비아는 그랬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알려면, 시계를 몇 달 전으로 되돌려야 한다. 아니, 사실은, 몇 년 전으로. 갈등은 소리 없이 시작되었다 볼리비아는 오랫동안 천연가스와 석유, 즉 탄화수소를 주로 수출해서 달러를 벌었다. 그런데 어느 땐가부터 이 부문의 생산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석유는 이미 국내 소비조차 충당하지 못해 순수입국으로 전락..

볼리비아 시위와 마약 테러리즘(Narcoterrorism): 낙인의 정치 (20260810)

볼리비아 시위와 마약 테러리즘(Narcoterrorism): 낙인의 정치 (20260810)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밤 2026년 6월 20일 새벽, 로드리고 파스(Rodrigo Paz) 볼리비아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 섰다. 그의 뒤로 내각 전원이 도열해 있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순간이었다.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그는 일부 집단이 정치적 불안정을 유발하기 위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볼리비아가 “민주주의와 합법적으로 구성된 정부를 흔들려는 조직적인 불안정화 전략”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상황을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향한 마약 테러리즘의 쿠데타 시도”로 규정했다. 볼리비아는 이미 50일 넘게 도로가 막혀 있었다. 나라의 혈관과 같은 도로가 곳곳에서 시위대에 의해 봉쇄되었다. 연료..

살아보기(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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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에서 블루로 돌아선 남미 (Koica 볼리비아 #44)

핑크에서 블루로 돌아선 남미 (Koica 볼리비아 #44)대통령 선거에서 이런 박빙도 있을까? 어제 페루의 최종 대선 결과가 나왔다. 게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가 페루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표차는 0.27% 포인트. 득표수로 따지면 5만 표가 채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박빙이었다. 게이코 후지모리는 알베르토 후지모리(Alberto Fujimori) 전 대통령의 딸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페루를 이끌었다. 일본계 이민 2세 출신이다. 초인플레이션을 잡고 극좌 테러 조직을 소탕하며 한때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1992년 친위 쿠데타로 의회를 해산하고 독재 권력을 구축했다. 군 암살부대를 동원한 학살과 반인권 범죄도..

볼리비아에서는 방학에 숙제를 내서는 안 된다 (Koica 볼리비아 #43)

볼리비아에서는 방학에 숙제를 내서는 안 된다 (Koica 볼리비아 #43) 이런 일이 정말 있구나! 눈에 확 띄는 기사였다. 방학 기간에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서는 절대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단순한 권고가 아니었다. 추키사카 주 교육청은 방학 중 숙제를 내는 교사에게 1~3일 치 급여 삭감을 포함한 행정 제재를 경고했다. 수크레의 한 교장이 한 말도 실려 있었다. “방학 동안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책 읽기만 권장할 수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안 됩니다.” 볼리비아는 다음 주, 그러니까 7월 6일 월요일부터 2주간의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여기는 남반구다. 계절이 한국과 반대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한국이 여름으로 들어갈 때, 볼리비아는 겨울로 들어간다. 놀라..

볼리비아,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Koica 볼리비아 #42)

볼리비아,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Koica 볼리비아 #42)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부터 볼리비아의 환율 정책이 바뀌었다.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한 국가의 환율 정책이 바뀌는 것은 어마어마한 사건이지만, 아직은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 국가의 환율제도가 바뀌는 순간을 경험한 것은 한국에서밖에 없다. 한국에서 완전한 변동환율제가 시행된 것은 1997년 12월이었다. 그전까지는 변동환율제의 전 단계로, 국내 외환시장의 실제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을 정하되 하루 변동 폭에 상하한선을 두고 있었다. 그것이 1997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완전 변동환율제로 넘어갔다. IMF 지원금을 받기 위한 전제 조건이었다. 그때는 실감이 확 났었다. IMF 사태 직전 달러당 800원대였던 환율..

산후안의 밤, 산불까지 진압했다 (Koica 볼리비아 #41)

산후안의 밤, 산불까지 껐다 (Koica 볼리비아 #41) 퇴근 후, 저녁 7시에 다시 출근했다. 환경국 사무실로 간 건 아니었다. 사무실 근처 한 정부 건물 앞에 모였다. 우리 환경국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도 사람들이 왔다. 족히 100여 명은 넘어 보였다. 지난번 종합재난관리국(DIMGER) 회의 때 참석했던 기관 사람들이었다. 종합재난관리국, 소방서, 적십자, 병원 등등. 다만 경찰과 군인들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따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현장에서 각 기관 사람들을 합쳐서 조를 짰다. 조마다 담당 구역이 있다. 각 조는 차량과 함께 화재 진압 장비를 가지고 움직인다. 도밍가(Doominga)는 나를 환경국 직원들로만 편성된 조에 배치했다. 우리 조는 8명. 픽업 트럭에 다 탈 수 없어서 4..

세계 일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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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4, 이집트 카이로 1-2: 이집트인의 집요한 사기술(詐欺術) (20190904-2)

이집트인의 집요한 사기술(詐欺術) 인도인들과 이집트인들 중 누가 더 사기나 바가지를 잘 칠까? 여행자들 사이에서 서로들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의 하나다. 인도와 이집트를 여행하려는 사람이라면 두 나라 사람들의 사기와 바가지를 조심하라는 말을 정말 수도 없이 들을 것이다. 하도 많이 듣다 보니 이들 나라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아니 생길 수가 없다. 덕분에 나도 기자에 도착하자마자 호텔 매니저의 친절을 혹 사기 아닐까 싶어 처음에는 무척이나 경계했다. 위의 질문에 대답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이집트인들이다. 잘 하는 것까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더 집요한 것 같다. 기자에서 이집트인의 집요한 사기술을 경험한다. 굳이 길을 안내해주겠단다. 피라미드를 구경하고 막 피라미드 공원에서 나오는 길이다. KFC에서 저녁거리를..

이집트(Egypt) 2024.04.14 1

D+294, 이집트 카이로 1-1: 카이로(Cario)에서 다시 기자 피라미드(Giza pyramid)로 (20190904-1)

카이로(Cario)에서 다시 기자 피라미드(Giza pyramid)로 다합(Dahab)에서 카이로로 가는 길이다.. 새벽 5시 반쯤 되었을 무렵 버스가 휴게실에서 잠시 정차를 한다. 그때까지 잠깐 잠깐 깬 것 외에는 무던히도 잘 잔 것 같다. 짐 검문은 커녕 신분증 검문도 없었다. 휴게실에서 내려 화장실을 갔다 오니 잠이 확 깬다. 이곳 화장실도 돈을 받는다. 5파운드. 이제부터는 가끔씩 구글 지도를 보면서 위치를 확인해 본다. 아직은 시나이 반도지만 곧 카이로로 진입할 것 같다. 아침 9시 조금 안 되어 카이로에 도착한다. 카이로에 가까워지니 복잡해진다. 누런 황금빛의 세계가 펼쳐진다. 거리에는 사람들과 차들로 넘쳐난다. 첫 인상은 인도와 비슷하지만 인도보다는 깨끗하다. 아침 9시 조금 안 되어 카이로..

이집트(Egypt) 2024.04.14 0

D+293, 이집트 다합 14-2: 여전히 위험한 시나이 반도(Sinai Peninsula) (20190903-2)

여전히 위험한 시나이 반도(Sinai Peninsula) 다합(Dahab)에서 카이로(Cairo)를 육로로 이동하는 길은 위험하다. 아니다. 다합을 포함한 시나이 반도 전체가 다 위험하다. 2019년 9월 현재, 시나이 반도 전역은 특별여행경보 지역 2014년 2월 외교부는 샤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를 제외한 시나이 반도 전역에 특별여행경보(흑색, 즉시 대피)을 발령해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당연히 다합도 특별여행경보 지역이다. 특별여행경보는 여행경보 4단계 여행금지(흑색)에 준한다. 외교부는 외국에 대해 4단계의 여행경보제도를 가지고 있다. 1단계는 여행유의(남색), 2단계는 여행자제(황색), 3단계는 여행제한(적색) 그리고 마지막인 4단계는 여행금지(흑색)이다. 특별여행경보는 ..

이집트(Egypt) 2024.04.13 0

D+293, 이집트 다합 14-1: 다합(Dahab)을 떠나 카이로(Cairo)로 (20190903-1)

다합(Dahab)을 떠나 카이로(Cairo)로 드디어 이동을 시작한다. 23일간 묵었던 다합을 등지고 다시 이동한다. 프랑크푸르트 이전까지가 내 여행의 전반기였다면 이제는 후반기다. 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가 내 여행의 전반기. 그리고 북아프리카에서부터 아메리카까지가 내 여행의 후반기다. 카이로로 가는 버스는 오늘 자정 넘어 00시 30분이다. 하루 종일을 다합에서 개겨야 한다. 떠날 때는 일찍 훌쩍 떠나야 하는데. 야간 이동은 이래서 싫다. 더욱이 오늘은 집을 빼는 날이기도 해서 이 더운 다합에서 있을 곳도 만만치 않다. 일상이 추억으로 변하는 시간이다. 마지막 아침 해변 산책을 한다. 어제 새벽에 잤지만 여전히 일찍 눈이 떠진다. 다합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이 바로 이른 아침의 해변 산책이었다. 저녁에 ..

이집트(Egypt) 2024.04.07 0

여행과 세계, 세계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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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시위와 마약 테러리즘(Narcoterrorism): 낙인의 정치 (20260810)

볼리비아 시위와 마약 테러리즘(Narcoterrorism): 낙인의 정치 (20260810)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밤 2026년 6월 20일 새벽, 로드리고 파스(Rodrigo Paz) 볼리비아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 섰다. 그의 뒤로 내각 전원이 도열해 있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순간이었다.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그는 일부 집단이 정치적 불안정을 유발하기 위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볼리비아가 “민주주의와 합법적으로 구성된 정부를 흔들려는 조직적인 불안정화 전략”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상황을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향한 마약 테러리즘의 쿠데타 시도”로 규정했다. 볼리비아는 이미 50일 넘게 도로가 막혀 있었다. 나라의 혈관과 같은 도로가 곳곳에서 시위대에 의해 봉쇄되었다. 연료..

2026년 볼리비아 시위, 54일간의 여정 (20260719)

2026년 볼리비아 시위, 54일간의 여정 (20260719) 2026년 5월 17일, 안데스 고원의 도시 라파스(La Paz)로 들어가는 모든 길이 막혔다. 병원으로 향하던 산소통 트럭도, 혈액 팩을 실은 구급차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무렵, 제때 치료받지 못한 중환자 세 명이 숨졌다. 국가의 수도가 봉쇄되어 사람이 죽는 나라. 2026년의 볼리비아는 그랬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알려면, 시계를 몇 달 전으로 되돌려야 한다. 아니, 사실은, 몇 년 전으로. 갈등은 소리 없이 시작되었다 볼리비아는 오랫동안 천연가스와 석유, 즉 탄화수소를 주로 수출해서 달러를 벌었다. 그런데 어느 땐가부터 이 부문의 생산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석유는 이미 국내 소비조차 충당하지 못해 순수입국으로 전락..

트럼프의 위험한 게임: 이스라엘 카드와 중동의 화약고 (20250613)

트럼프의 위험한 게임: 이스라엘 카드와 중동의 화약고 2025년 6월 13일 새벽,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이란 상공을 갈랐다. 이란의 최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나탄즈(Natanz)와 테헤란 지역의 군사 및 핵 시설이 공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만 무스카트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이 이틀 후 열릴 예정이었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너무나 완벽한 타이밍이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사전 통보를 받고도 막지 않았다. 트럼프는 평화적 해결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지만, 동맹국의 공격을 방조했다. 이 모순된 행동 뒤에는 트럼프의 위험한 협상의 기술이 숨어 있는 듯이 보인다.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트럼프가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

살며 살아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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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위의 두 사람, 무함마드 알리 진나와 김대중: 콜카타와 광주의 기억 (20250614)

경계 위의 두 사람, 무함마드 알리 진나와 김대중: 콜카타와 광주의 기억 서쪽은 파랗고, 동쪽은 빨갛다. 2025년 6월 4일, 전날의 선거 결과를 보여주는 지도 위에 서쪽과 동쪽의 색깔이 극명하게 판이했다. 태극기를 오른쪽으로 90도 돌려 논 형국이었다. 계엄과 선거 기간에 나타난 극단적 좌우의 이념 지형이 고스란히 지도 위에 드러났다. 21세기 한국이 처한 현실이다. 남북의 분열에 더해 동서의 분열까지. 문득 인도의 콜카타(Kolkata)가 생각났다. 우리에겐 캘커타(Calcutta)라는 영어식 이름이 더 익숙한 콜카타는 인도 분열의 상징적 도시였다. 이 도시와 함께 그 분열의 중심에 있었던 한 인물, 무함마드 알리 진나(Muhammad Ali Jinnah) 역시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리고 콜..

살며 살아가며 2025.06.14 1

이성계가 될 수 없는 윤석열

이성계가 될 수 없는 윤석열 친구들이 다시 묻는다. “그럼, 윤석열은 이성계가 될 수 있을까?” 지난 번 포스팅 글 때문이다. 열린 결말로 글을 맺었더니 이리들 묻는다. 각자 알아서들 생각하면 될 것을..... 이성계가 되고 싶은 윤석열 이성계가 되고 싶은 윤석열 이성계가 되고 싶은 윤석열 추미애와 윤석열의 전쟁이 치열하던 작년에 친구들로부터 질문을 자주 받았다. 비대면 시대에 맞추어 주로 전화통화였다. “추미애와 윤석열은 왜들 저리 죽자고 싸 beyondtheboundaries.tistory.com 이성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윤석열은 그런 이성계도 될 수 없다. 첫째, 적어도 이성계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고 그 신념에 따라 행동한 사람이다. 이성계의 정치적 신념은 새로 일어나는 명나라와..

살며 살아가며 2021.04.03 1

이성계가 되고 싶은 윤석열

이성계가 되고 싶은 윤석열 추미애와 윤석열의 전쟁이 치열하던 작년에 친구들로부터 질문을 자주 받았다. 비대면 시대에 맞추어 주로 전화통화였다. “추미애와 윤석열은 왜들 저리 죽자고 싸우는데?” 내게 묻는 이유는 오직 하나 내가 정치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에게 분명한 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해도 너무 한다 싶으니 그저 답답해서 묻는 질문이다. “글쎄 난들 잘 알겠냐마는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의 싸움을 보면 고려 말 요동 정벌을 둘러싼 우왕과 최영 그리고 이성계가 생각나.” 여기까지만 이야기해도 대충들 감을 잡는다. 칼을 거꾸로 잡은 이성계 중국에서 원나라와 명나라가 교체하던 고려 말, 북진 정책과 반원 정책을 주도하던 공민왕이 서거하고 그의 아들 우왕이 왕위를 물려받았다. 우왕 14년인 13..

살며 살아가며 2021.03.1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