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쿠(Baku)를 그냥 걷다, 중심가 벗어나기
어디 따로 갈 곳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바쿠 시내를 돌아다녀보기로 한다.
중심가가 아니라 그냥 시내 주변을 정처 없이 걷는다.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서민들이 사는 동네가 나온다.
골목길에는 오래된 아파트들이 나온다.
우리와 같은 대단위 아파트들은 아니지만 낡은 단독 아파트들이 꼭 옛날의 시민 아파트를 보는 것 같다. 조명이 화려한 중심가의 멋들어진 건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운치가 있다. 사람 살아가는 곳 같아서 더 정감이 간다.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재래식 시장이 나온다.
시장이 작은 줄 알았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진다. 초입에는 마치 청계천 공구거리처럼 공구상들과 전기상들이 모여 있더니만 더 들어가니 과일과 야채 그리고 정육을 파는 일반 재래시장도 있다. 바쿠에서 처음 보는 재래시장이다. 이제야 사람 사는 곳 같다.
사실 바쿠 중심가는 너무 반듯하고 화려해서 언 듯 보면 잘 만들어 논 테마파크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길은 넓고 바둑판이면서 옛 유럽식의 건물들은 크고 웅장하다. 마치 계획도시 같다고나 할까.
이렇게 주변을 걸어보니 재래시장도 나오고 낡은 아파트에 침침한 골목길들도 나오니 진짜 사람 사는 곳 같다. 음악도 들으면서 정처 없이 길을 걷는다. 꼭 가야할 목적지도 없고, 그저 대충 방향만 보면서 길을 걷는다. 다시 찾아오라면 못 찾아올지도 모르는 길을. 하지만 이제야 제대로 된 바쿠를 보는 것 같다.
도시락 라면 두 개 사들고 숙소로 돌아간다.
바쿠에서 나의 귀중한 식량이 된 도시락 라면.
숙소에 돌아오니 조용하던 숙소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스리랑카 두 친구가 왔는데 방 안에서 끊임없이 전화질에 잡담을 해댄다. 거실이나 부엌 등 공용 공간에서 해도 되는데 왜 굳이 침실에서 해대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사람들은 착한 듯 한데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럽다. 망할 놈의 자식들.
내가 이 숙소에 너무 오래 있어나?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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