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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97, 몬테네그로 코토르 2-2: 코토르성의 정상, 세인트존 성채(St. John Fortress)에 앉아서...(20190530)

경계넘기 2022. 1. 14. 12:11

 

D+197, 몬테네그로 코토르 2-1: 코토르성(코토르 성벽) 오르는 길의 풍경

 

D+197, 몬테네그로 코토르 2-1: 코토르성(코토르 성벽) 오르는 길의 풍경 (20190530)

코토르성(코토르 성벽, Kotor Wall) 오르는 길의 풍경 새벽까지 비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창밖은 여전히 침침하다. 흐린 날씨라 천천히 나가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오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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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르성(코토르 성벽)의 정상,

세인트존 성채(St. John Fortress)에 앉아서...

 

 

성당을 지나 조금 걸으면 비로소 커다란 성곽 벽면에 난 개구멍이 보인다.

 

개구멍은 아니고 포문이 아닐까 싶다. 다른 쪽 포문은 막혀 있는데 이쪽만 뚫려 있는 것으로 봐서 현지인들이, 근처의 치즈가계처럼 여행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성곽 길을 통해서 본격적인 트레킹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일부러 열어 논 것으로 보인다. 편하게 넘나들 수 있도록 받침돌도 해 놨다.

 

 

 

그곳으로 들어가니 드디어 급경사의 성곽 길과 만난다.

가파른 계단을 조금 올라가니 정상의 세인트존 성채가 나온다.

 

 

 

 

세인트존 성채(St. John Fortress)에서 보는 코토르의 전경(全景)

 

 

 

성채에 앉아 코토르 만을 내려 본다.

 

먹구름이 햇살을 막아 코로트 만이 점점 그늘에 잠기는 모습은 미드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 "Winter is coming"이 생각나게 한다. 어둠이 올드타운을 향해 밀려온다. 이 또한 색다른 모습이다. 웅장하고 거룩하기까지 하다.

 

 

 

발 아래 올드타운이 보인다.

 

앞서 트레킹 길에서는 올드타운이 보이지 않았는데 성채에서는 발아래 빨간 지붕의 올드타운이 바로 보인다. 여기서 내려다보니 올드타운이 꼭지가 바다를 향한 삼각형 모양이다.

 

 

 

한 폭의 서양화가 따로 없다.

 

코토르 만의 푸른 바다, 만을 휘감은 잿빛의 웅장한 산줄기, 산과 바다 사이에 만을 따라 줄지어 있는 빨간 지붕의 마을들과 올드타운 그리고 올드타운 바로 왼편으로 보이는 작은 항구가 잘 어울린다.  

 

 

 

성채에서 바라보는 코토르 만은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저 멀리 코로트 만을 항해하는 거대한 크루즈가 없었다면 이곳을 호수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햇빛을 받은 바다는 파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더욱 푸르다.

 

 

 

코토르 만은 깊은 협곡의 피오르 해안(fjord coast) 같기도 하다.

 

피오르는 거대한 빙하가 흐르며 만든 U자 모양의 골짜기에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생긴 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좁고 긴 만을 형성한다. 빙하가 많았던 지역에 나타나는 지형이다.

 

어떤 이는 코토르 만을 유럽의 가장 남쪽에 있는 피오르 해안이라고 한다. 하지만 코토르 만은 빙하가 만든 피오르 해안이 아니라 리아스 해안(rias coast)이란다. 리아스 해안은 하천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골짜기가 해수면 상승으로 형성된 복잡한 해안이다. 한국의 남해안이 대표적이다.

 

 

 

간혹 먹구름이 해를 가리면 그늘진 바다 빛과 햇살 받은 바다 빛이 묘한 대조를 이루며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맥주 한 캔 혹은 커피 한 잔 마시며 멍 때리기 정말 좋은 곳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올라오는 길 그리고 성곽 여기저기에 멍 때리기 좋은 곳이 수없이 많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하루는 와인, 하루는 맥주, 하루는 커피를 들고 매일 이곳에 올라오고 싶다.

 

이곳에서 보는 일몰도 환상적이지 않을까.

 

 

 

 

폐허가 된 산상(山上)의 성벽 위에 앉아서.......

 

 

 

성채는 폐허로 남아 있다.

 

코토르(Kotor)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에 성채도 잘 정비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코토르 세계문화유산은 특별히 코토르 자연과 문화역사 지구(Natural and Culturo-Historical Region of Kotor)’로도 불린다. 코토르 세계문화유산에는 올드타운뿐만 아니라 도성과 주변의 자연환경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에 코토르성이 포함되어 있으니 당연히 성의 성채도 잘 정리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허물어진 성채에 앉아 있으니 애잔한 이곳의 역사가 흐른다.

 

 

 

코토르 성의 역사는 무척 길다.

 

최초의 기록은 일리리아 시대(Illyrian times)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 발칸 서안에 가장 먼저 터를 잡았던 일리리아인이 이곳 세인트존산(St. John Mountain) 정상에 성을 쌓았다고 한다. 적어도 기원전 2세기 이전의 일이다.

 

이후 로마를 거쳐 이곳을 지배했던 비잔틴 제국이 6세기에 도시로까지 성곽을 연장해서 도성(都城)을 쌓았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1420년부터 1797년까지 이곳을 지배했던 베네치아 공화국(Venetian Republic)에 의해서다.

 

덕분에 코토르성은 이중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는 코토르 자체고, 다른 하나는 16~17세기 베네치아 방어시설(Venetian Works of Defence between the 16th and 17th centuries)이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는데 그 목록에 있는 6개 중 하나가 코토르성이다. 그만큼 코토르 성은 독특하다.

 

 

 

성의 변천만 봐도 코토르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성의 건축과 관련이 있는 일리리아, 로마 제국, 비잔틴 제국(동로마 제국), 베네치아 공화국 외에도 코토로는 숱한 나라와 민족의 침략과 지배를 거쳤다. 1002년 불가리아 제국, 1185년 세르비아 왕국, 1384년 보스니아 왕국의 침략과 지배를 받았다.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배 시기에도 1538, 1657년 두 번에 걸쳐 오스만 제국의 공격을 받아 점령당하기도 했다.

 

베네치아 공화국이 멸망한 이후에는 오스트리아의 지배에 들어갔지만 그 과정에서도 이탈리아 왕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등의 침략과 지배를 받았다. 1차 세계대전 때는 동맹국인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해군 기지로 사용되어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가 있었고, 2차 세계대전 때는 이탈리아군에 점령을 당하기도 했다.

 

코토르를 거쳐간 것은 전쟁뿐만이 아니었다. 1563년과 1667년에 있었던 지진으로 도시가 거의 붕괴될 정도의 피해를 받았다고 한다. 1979년에도 지진이 발생해 많은 유적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서 지금처럼 복구되었다고. 여기 세인트존 성채(St. John Fortress)는 숱한 전쟁들로 폐허가 된 것인지 아니면 1979년의 지진으로 폐허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왜 복구를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작은 도시와 성이 정리하기도 힘들 만큼의 침략과 지배 그리고 자연재해를 겪었으니 어쩌면 이렇게나마 남아있는 것도 장한 일이다.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그만큼 아픈 역사를 가졌다. 우리도 참 많은 전쟁에 시달려서 그럴까 공감이 잘 간다.

 

 

 

차레베츠 요새(Tsarevets Fortress).

 

불가리아 벨리코 투르노보(Veliko Turnovo)의 차레베츠 요새가 생각난다. 성벽에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빨간 지붕 올드타운의 모습이 다르면서도 많이 비슷하다.

 

 

불가리아 차레베츠 요새
차례베츠 요새의 풍경

 

내려가는 길은 성곽을 따라 간다.

 

좀 더 멍 때리고 싶지만 일행이 있으니 그럴 수는 없다.

일행이 있어서 즐겁기도 하지만 이래서 때론 혼자만의 시간도 좋다.

 

내려가는 길의 급경사 계단은 더욱 가팔라 보인다. 성벽 너머로 고개를 넘겨보면 마치 절벽 위에 성벽이 있는 듯 아찔하다. 이런 곳에 어떻게 성을 쌓았을꼬.

 

 

 

중간에 가톨릭 성당이 하나 나온다.

성모 마리아 성당(Church of Our Lady of Remedy).

 

1518년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이 성당에 이르기 위해서는 650개의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고. 올라오는 길에 봤다면 모를까 내려가는 길에 보는 성당이라 감흥은 많이 반감된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나름 운치 있다. 특히 성당을 걸고 보는 풍경이 좋다.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가 한 폭의 풍경에 모두 묻어 나온다.

 

 

 

 

다음 글에 이어서.......

 

 

D+197, 몬테네그로 코토르 2-3: 코토르성(코토르 성벽)의 시간여행자

 

D+197, 몬테네그로 코토르 2-3: 코토르성(코토르 성벽)의 시간여행자 (20190530)

D+197, 몬테네그로 코토르 2-1: 코토르성(코토르 성벽) 오르는 길 D+197, 몬테네그로 코토르 2-1: 코토르성(코토르 성벽) 오르는 길의 풍경 (20190530) 코토르성(코토르 성벽, Kotor Wall) 오르는 길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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