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흑해(Black Sea)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비도 바람도 거세다.
잔잔하던 흑해도 오늘만은 거센 포효를 한다.
내 방에서까지 파도치는 소리가 난다.
이제 좀 이름에 걸맞는 바다 같다.
답답한 도미토리에 있었다면 축축하고 칙칙한 날일 수 있는데 넓은 발코니 창으로 비오는 흑해와 바투미(Batumi)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운치다.
아침부터 따뜻한 커피 한 잔 들고 발코니로 향한다.
발코니에도 비가 들이쳐 나갈 수는 없고 발코니로 나가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파도치는 흑해와 비오는 바쿠미를 바라본다. 비바람 거센 하루지만 따뜻한 방 안에 있는 여행자에게는 나름 멋있는 날이다.
밖을 나갈 수 없으니 오늘은 하루 종일 글을 쓴다.
때론 한 잔의 커피와 한 잔의 와인이 친구과 된다.
방값은 제대로 하고 있다.
한다고 했는데도 글이 많이 밀렸었다.
내일 하자, 내일 하자 하던 것이 한 주가 되고 두 주가 되고. 하루가 이틀 되고, 이틀이 한 주 되고, 한 주가 한 달이 되는 것은 금방이었다.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고 세월이 되는 것을 항상 잊는다.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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