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7. 23. 일. 흐림. "자이살메르 시장"
난 인도엔 가고 싶지 않았다. 레(Leh)는 인도가 아니라고 하니까 레에 온 것이다. 인도가 굳이 싫은 것이 아니라 무더운 인도의 날씨가 싫었다. 후덥지근한 그 특유의 인도 날씨.
그런데 스리나가르(Srinagar)가 틀어지면서 이곳에 왔다. 사막이라 습도라도 낮을 것이라는 기대로. 그런데 반전이다. 습도도 엄청 높다. 정말이지 난 이런 덥고 습한 날씨에 무력하다.
아침 먹고 시장에 다녀왔다. 오늘 간 시장은 어제 갔던 간이 시장이 아니다. 도시 안쪽으로 시장이 넓게 형성되어 있는데 과일이나 야채, 그리고 먹거리를 파는 넓은 광장의 재래시장도 있다. 이곳에서 저녁에 백숙을 해 먹으려고 감자랑 양파를 샀는데, 그 가격이 놀랍다. 1Kg에 10루피. 한화로 2백 원. 몇 번이고 확인해봤다. 믿어지지가 않아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면 정말 거의 돈이 들지 않을 정도다. 감자만 삶아 먹어도 하루 한 끼 이상은 충분하다.
광장 재래시장 위로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는 좁은 골목의 상점가도 있다. 각양각색의 물건들을 파는 다양한 상점들이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다. 그 사이에는 야채나 과일을 파는 노점상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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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확실히 번잡하고 생동감이 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더운 한낮에 자이살메르(Jaisalmer)에는 사람이 잘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시장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물건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머리를 자르고, 신발을 고치고, 먹거리를 만드는 사람 등등. 우리와 같은 구경꾼들 역시. 하지만 역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화려한 원색의 인도 전통 여성 옷이다.
하루 종일 숙소에만 있다. 오전에는 에어컨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건물 안에서 그나마 더 시원한 곳을 찾아다니고, 오후 들어 에어컨이 나오면 방에 들어가서 나오질 않는다. 인터넷으로 방송 시청이 가능해지면서 드라마 보기도 시작했다. 여행인지 아닌지는 나도 모르겠다.
저녁은 백숙을 해 먹었다. 닭은 폴로가 사다주었다. 대충 했는데도 그럭저럭 먹을 만 했다.
덥고 습하니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어디 가는 것도 무언가를 하는 것도. 어쩌면 레에 더 오래 있었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이번 여행은 더위를 피하는 것에 방점이 있었으니까.
더위 때문인지 인도에 대한 나의 관심이 없어서인지. 별 흥미가 나지 않는다. 하다못해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맥주도 별로 맛이 없고. 아무래도 더위 때문이겠지. 그렇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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