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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말레이시아(Malaysia)

D+073, 말레이시아 페낭 1-2: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4, 파당 베사르에서 페낭 드디어 도착했다! (20190126)

경계넘기 2021. 6. 24. 17:12

 

D+073, 말레이시아 페낭 1-1: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3, 파당 베사르 기차역에서 국경 넘기

 

D+073, 말레이시아 페낭 1-1: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3, 파당 베사르 기차역에서 국경 넘기 (20190126)

D+071, 태국 람빵 10: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1, 람빵에서 방콕 D+071, 태국 람빵 10: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1, 람빵에서 방콕 (20190124) 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1, 람빵(Lampang)에서 방콕(Bangkok) 다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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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4, 파당 베사르에서 페낭으로 드디어 도착했다!

 

 

버터워스(Butterworth)행 기차에 탑승한다.

 

기차라기보다는 전철과 비슷하다. 기차는 파당 베사르(Padang Besar)역에서 정확히 1025분에 출발한다. 거의 빈 채로 출발했던 기차는 몇 군데 역을 거치면서 이내 만원이 되었다.

 

 

 

기차 안의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흥미롭다.

 

라오스와 태국은 민족의 뿌리가 같아서 거의 구분이 안 되는데, 타이족과 말레이족은 생김새가 확연히 다르다. 더불어 말레이시아에서는 화교가 전 인구의 20% 정도를 차지한다더니만 확실히 중국계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거쳐 왔던 나라들과 무엇보다도 다른 말레이시아만은 특징은 역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정한 복식이 없는 남자들은 모르겠는데 여자들은 히잡을 둘러쓰니 눈에 안 띌 수가 없다.

 

창밖으로 말레이시아의 농촌 풍경이 예쁘다.

 

태국보다는 훨씬 더 정리된 느낌이랄까. 논과 밭도 그렇고 길이나 주택들도 그렇다. 말레이시아도 주택 개량 사업을 많이 하는 듯하다. 벽돌 찍어 내듯이 똑 같은 집들을 수십 채씩 지어 놓은 주택 단지들이 눈에 자주 스쳐 지나간다. 넓은 평지에 낮은 구릉의 산들이 드문드문 있어서 마치 우리네 충청남도나 전라북도의 풍경을 보는 것 같다.

 

 

 

1220분에 열차는 버터워스역에 도착한다.

 

목적지인 페낭(Penang 또는 피낭(Pinang))은 섬이라 여기서 페리를 타야 한다. 버터워스역에서 페리 선착장까지 걸어서 가도록 연결되어 있다. 기차역에서 한 5분 정도 연결된 통로를 걸으니 버스 터미널과 페리 터미널이 나온다. 기차역, 버스 터미널, 페리 터미널이 걸어 5분 거리로 잘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말레이시아의 교통 인프라 수준이 태국, 라오스, 베트남보다는 앞서는 것 같다.

 

페리 타러 가는 길에 ATM이 보여서 말레이시아 돈도 인출한다. 국경을 넘으면 항상 현지 돈을 확보하는데 온 신경이 쓰인다. 되도록 주말을 피해 국경을 넘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길을 걸으면서도 눈은 은행, ATM 또는 환전소를 찾느라 분주하다. 그러다 이렇게 돈을 인출하면 새삼 든든해진다.

 

페리 가격은 1.2 링킷. 대체적으로 대중교통 요금이 싼 것 갔다.

 

 

 

페낭은 버터워스에서 바로 보이는 섬이라 한 10분 정도 달리니 바로 페낭 페리 선착장이다. 걍 한강 건너는 기분이다.

 

 

 

페리 선착장에서 예약한 숙소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한다.

 

그나마 지도로 확인해 보니 가는 길은 평이하다. 거의 한길로 쭉 간다. 방콕보다 한참 더 남쪽인 페낭은 한낮의 햇살도 더욱 강렬하고 습도도 더 높다. 오후 1시의 햇살은 따갑다 못해 뜨겁다.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한참을 걷는다.

 

 

 

 

족히 30분은 걸어 숙소에 도착한다.

 

 


 

 

장장 23일간의 이동이 끝나는 순간이다.

체크인을 기다리며 배낭을 내려놓으니 그제야 긴장이 풀린다.

 

태국 북부의 람빵(Lampang)에서 말레이시아의 페낭(Penang)까지 23일 동안 인도차이나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총 1,804km를 달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두 번 왕복하는 거리다.

 

 

  구간 교통 거리(km) 시간(h)
1 람빵 - 방콕 기차(침대) 606 11
2 방콕 파당 베사르 기차(침대) 991 17.5
3 파당 베사르 - 버터워스 기차 164 2
4 버터워스 - 페낭 페리()   1/4

 

 

람빵에서 기차를 타고 11시간을 달려 다음날 새벽에 방콕에 도착했고, 당일 오후 방콕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17시간 반을 달려서 다음날 아침에 말레이시아와의 국경 파당 베사르에 도착했다. 파당 베사르에서 국경을 넘어 다시 기차를 타고 2시간을 달려 버터워스에 도착했다. 버터워스에서는 페리를 타고 이곳 페낭섬에 들어왔다. 이틀 밤을 기차에서 잤고, 걷고 기다리는 시간 등을 제외하고 순수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한 시간만해도 대략 31시간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되게 복잡하게 온 것 같은데 사실은 무척 단순하다.

 

람빵역에서 방콕역, 방콕역에서 환승해서 파당 베사르역, 파당 베사르역에서 환승해서 버스워스역 그리고 버터워스역에서 5분 걸어 페리 터미널로 와서 페리 타고 페낭 선착장에 도착했다. 기차 탄 시간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그렇지 방콕역, 파당 베사르역 그리고 버터워스역에서 그저 환승만 3번 한 셈이다.

 

그마저도 람빵역에서 페낭 선착장까지 제대로 배낭을 메고 걸은 시간은 버터워스역에서 페리 터미널까지의 5분이고, 나머지는 기차역 안에서 환승할 때 메고 걸은 정도가 다다. 방콕역에서 환승 시간이 길어 방콕 시가지 구경을 나섰지만 그때도 배낭은 방콕역 보관소에 맡겼으니 배낭을 메고 걸은 것은 아니다. 그나마 방콕 시내라도 구경했지 이마저도 안했다면 역 밖으로 나갈 일도 없을 뻔했다.

 

다시 생각해봐도 이동 루트는 잘 짠 것 같다.

 

 

 

그럼, 지금 숙소에 도착한 기분은?

 

피곤은 한데 뭐랄까 묘한 쾌감을 느끼며 상쾌한 기분마저 든다.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면 딱 좋겠는데 이곳 숙소에서는 맥주를 팔지 않는다. 그저 그게 아쉬울 따름이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