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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말레이시아(Malaysia)

D+074, 말레이시아 페낭 2-5: 구시가지의 쇼핑 중심, 랜드마크 콤타르(Komtar) (20190127)

경계넘기 2021. 7. 2. 14:29

 

구시가지의 쇼핑 중심, 랜드마크 콤타르(Komtar)

 

 

하루 종일 바쁘게 걸었다.

한 미술관에서 주제가 다른 여러 전시관을 둘러본 기분이다.

 

덥고 지친다. 시원한 카페에서 쉬다갈 때다. 차이나타운(Chinatown) 근처에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카페가 생각나 찾아 간다. 가요 커피(Gayo Coffee). 지친 다리를 이끌고 굳이 한국인이 하는 카페를 찾아가는 이유는 와이파이 때문이다. 한국인이 운영하고 한국인이 많이 찾는다면 적어도 와이파이는 좋지 않을까 해서다.

 

카페는 깔끔하고 인테리어도 좋다. 하지만 한국인이 하는 곳인지는 모르겠고, 그저 커피 가격이 싸지 않다는 것, 여기에 세금을 따로 받는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기도 와이파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 정도. 이곳도 카페라는 간판을 걸었지만 레스토랑과 별반 차이가 없다.

 

 

 

 

페낭의 랜드마크 빌딩, 콤타르(Komtar)

 

 

 

이번에는 현대적인 공간을 가기로 한다.

 

바로 조지타운 중심가에 있는 랜드마크 빌딩인 콤타르(Komtar). 페낭 어디서든 바로 보이는, 옥수수 모양의 65층 원통형 빌딩인 콤타르는 페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복합 빌딩인 콤타르에는 전망대, 쇼핑몰 등과 함께 버스 터미널도 있다. 쿠알라룸푸르 가는 버스 편도 알아볼 겸 해서 가는 길이다.

 

 

 

콤타르 빌딩과 서울의 63빌딩과는 묘한 인연이 있다.

 

콤타르 빌딩이 공식적으로 최종 완공된 것은 1986년의 일이지만, 이미 1년 전인 1985년에 마지막 층을 올리면서 최종 높이를 확정했다. 당시 콤타르 빌딩은 232m의 높이로 말레이시아에서는 가장 높고, 아시아에서도 일본의 선샤인60(Sunshine 60) 빌딩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고 한다. 그런데 바로 직후인 19855월에 서울의 63빌딩이 249m 높이로 완공되면서 17m 차이로 그 타이틀을 뺏겼다고 한다.

 

 

 

일단 버스 터미널을 가본다.

 

아쉽게도 시외버스가 아니라 시내버스 터미널이다. 페낭의 대중교통 허브다. 대부분의 시내버스가 이곳에서 출발하는 듯. 나중에 숙소 사장에게 물어보니 여기서도 쿠알라룸푸르에 가는 버스가 있다고는 하는데 정식 시외버스 터미널은 조지타운 시내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한다.

 

쇼핑몰의 이름은 프란긴 몰(Prangin Mall). 대략 3~4개 동이 통로로 연결된 쇼핑몰 안에는 팍슨(Parkson) 백화점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연식이 좀 들어 보이는 쇼핑몰 있지만 한 동인가는 최근 쇼핑몰로 보인다.

 

 

 

쇼핑몰 안에 들어서니 에어컨이 나와서 시원하다.

살 것 같다. 덥고 습한 나라에서는 쇼핑 싫어하는 사람도 아이쇼핑을 하게 만든다.

 

 

 

 

말레이시아 미인 대회

 

 

 

쇼핑몰에 들어서자마자 1층이 북적인다.

 

가까이 가니 미인 선발 대회를 하고 있다. 사회자가 말레이어가 아니고 중국어로 사회를 본다. 화교 단체에서 하는 미인 대회인가 보다. 다중이 모이는 쇼핑몰의 행사장에서 중국어만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페낭에 얼마나 중국계가 많은지 능히 알 수 있다.

 

 

 

얼른 자리를 잡는다.

 

한국에서도 본 적이 없는 미인 대회를 놓칠 수는 없다. 한방에 말레이시아 여성들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고. 게다가 중국어로 사회를 보니 약간이나마 알아들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다.

 

지난번 라오스 루앙프라방(Louang phrabang)에서는 우연히 라오스 전통 의상 패션쇼를 보기도 했다. 덕분에 한방에 다양한 라오스의 전통 의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곳에서도 전통 의상을 입긴 하나 말레이 전통 의상이 아니라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입는다.

 

 

 

미인 대회에서도 말레이시아의 인종 분포를 보여 준다.

 

전체 미인 대회 참여자들은 대체로 말레이인이 많지만 우리와 외모가 비슷한 중국계도 적지 않다. 인도계는 보이지 않는다. 진선미 최종 우승자들의 인종도 사뭇 흥미롭다. 물론 지극히 내 주관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선은 말레이계, 미는 중국계 그리고 진은 말레이계와 중국계의 혼혈로 보인다.

 

 

 

매년 개최하는 미인 대회인가 보다.

전년도 선발자가 심사위원으로 심사에도 참여하고 시상도 한다.

 

 

 

 


 

 

요즘 외국의 쇼핑몰을 둘러보다 보면 한국 상품들의 약진에 놀라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그 선두에는 물론 항상 삼성과 LG가 있다.

가전 매장의 가장 중심에는 삼성과 LG가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면 포진해 있다.

 

 

 

한글이 들어간 옷 가게 간판도 눈에 들어온다.

 

다른 매장에는 따로 마련된 한국 화장점 코너도 보인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패션의 위상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리라. DVD 숍에는 바로 이를 확인시켜 주듯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화교가 많은 이곳에서도 중국 영화와 드라마에 못지않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슬슬 배가 고파진다.

 

배고픈 자의 눈에 서울 가든(Seoul Garden) 간판이 보인다. 한국 고기 뷔페식당이다. 시설은 깔끔하고 좋은데 역시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저녁 시간에 고기 뷔페식당에 혼자 들어가기가 좀 그렇다.

 

 

 

쇼핑몰에 오면 좋은 것이 푸트코트가 있다는 것. 4층 식당가에 가니 저렴한 가격의 음식점들이 여럿 있다. 먹음직스런 한 식당에 들어가서 볶음 국수 2개를 시킨다. 하나 가지고는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없다.

 

하나는 말레이시아 대표 국수인 차콰이테오(Char Koay Teow)로 태국의 팟타이와 비슷하다. 다른 하나는 메뉴판의 사진으로는 잡채처럼 보였는데 잡채는 아니고 그냥 면이 다른 볶음국수다. 둘 다 맛은 나쁘지 않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어제는 페낭을 잘 몰라서 비싸게 먹었는데 돌아다니다 보니 싸고 저렴한 곳들도 많다. 말레이시아 물가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태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맥주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비싸도 너무 비싸서 말레이시아에 들어와서는 식사하면서 콜라를 많이 마신다.

 

 

 

식당 안에 걸린 글이 무척 재미있다.

사진을 올리니 각자 해석해 보시길.

 

 

 

하루 종일 참 많은 것을 봤다. 거기에 미인 대회까지.

 

혹자는 조지타운에 볼거리가 그다지 없다고도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이 작은 도시 시가지 안에 중국과 인도 그리고 말레이와 유럽을 압축해 놓은 것 같아서 좋았다. 한 골목 한 골목을 접어 들 때마다 새롭고 펼쳐지는 다채로운 문화와 문명이 너무 좋았다. 더욱이 그것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그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생활의 체취가 묻은 것이라 더욱 좋았다.

 

하루 종일 많이도 걸었는데 재미있어서 그런지 숙소 돌아가는 길이도 힘든지를 모르겠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