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고난의 시작 1, 인터넷 뱅킹이 안 된다
오전에 은행 ATM에서 현금 인출을 하는데 인출이 되지 않는다. 통장에 잔고가 부족한 듯해서 돈의 단위를 낮추니 그제야 인출이 된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2개의 통장을 준비했다.
본 통장과 경비 통장. 카드를 잃어버리거나 해서 통장의 돈을 모두 인출당할 수 있기 때문에 본 통장과 경비 통장을 분리한 것이다. 경비 통장은 여행 경비를 주로 인출하는 통장으로 100만 원 정도의 돈을 넣어두고 그때그때 인출한다. 경비 통장에 돈이 떨어지면 본 통장에서 경비 통장으로 이체를 한다. 경비 통장은 이번에 나오면서 외국에서 인출할 때 수수료가 나오지 않는다는 하나은행 통장으로 마련했다. 그 경비 통장에 잔고가 없는 모양이다.
숙소에 돌아와서 인터넷 뱅킹을 통해 본 통장에서 경비 통장으로 이체를 하려고 하는데 안 된다.
한국의 은행 사이트에 들어가질 못한다. 겨우겨우 달래서 들어가더라도 이체를 하려고만 하면 컴퓨터가 다운된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이런 일이 없었다. 노트북도 이번 여행을 하면서 새로 마련한 거다. 중고로 사긴 했지만 원 주인이 사용을 거의 하지 않은 것이라 새 거나 다름없다. 말레이시아 인터넷 사정이 걸리는 이유다. 이곳 인터넷이 약해서 방화벽으로 중무장한 한국의 인터넷 뱅킹이 잘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오후 내내 시도를 해보았지만 약만 올릴 뿐 되질 않는다.
이체를 해야 현금도 찾고, 비행기 예매도 할 수 있어서 미룰 수가 없다. 현재 카드 결제도 경비 통장의 체크카드로 하고 있다. 최대한 경비 창구를 단일화해야 지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도 하지만 본 통장과 연계된 신용카드는 분실이나 복제의 문제가 있어서 최대한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끝내 인터넷 뱅킹이 되지 않는다면 일단 다른 신용카드로 비행기 예매는 한다지만 이곳에서의 체제비가 시급하다.
인터넷 뱅킹만 잘 되면 지극히 간단한 일이 이게 안 되니 사람 미치게 만든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국가 중 싱가포르에 이어서 가장 잘 사는 나라라 인터넷은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았다. 페낭(Penang)에서 인터넷이 잘 되지 않았지만 수도인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에서는 잘 되리라 싶었는데 이곳도 이 모양이다. 말레이시아의 인터넷 사정은 내 유심을 봐도 알 수 있다. 페낭에서나 쿠알라룸푸르에서나 유심은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 되었다 안 되었다 지 맘이다. 중국,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지금까지 지나온 국가들 중에서 최악이다.
아침에 사온 과일과 치킨으로 점심과 저녁을 대충 때우면서 계속 시도를 해보았지만 한국의 은행 사이트는 마치 난공불락 같다. 인터넷 뱅킹이 안 되니 외국에서 달리 방도가 없다. 하루 종일 이것에만 매달려 있다 보니 스트레스만 쌓인다. 이게 안 되면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전혀 예상치 못한 복병이다.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은행의 해외 지점이라도 찾아봐야 하나?
by 경계넘기.
'세계 일주 여행 > 말레이시아(Malay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D+083, 쿠알라룸푸르 6: 디지털 고난 3, 하나를 넘으니 또 하나가 (20190205) (0) | 2021.08.03 |
---|---|
D+082, 쿠알라룸푸르 5: 디지털 고난 2, 생활의 리듬이 깨졌다 (20190204) (0) | 2021.08.02 |
D+080, 쿠알라룸푸르 3: 차이나타운과 리틀인디아 그리고 중앙시장 (20190202) (0) | 2021.07.30 |
D+079, 쿠알라룸푸르 2-3: 쿠알라룸푸르 여행의 난적(難敵), 더위와 습도 (201902010) (0) | 2021.07.29 |
D+079, 쿠알라룸푸르 2-2: 쿠알라룸푸르의 중심가 산책 2,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 (20190201) (0) | 2021.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