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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079, 쿠알라룸푸르 2-3: 쿠알라룸푸르 여행의 난적(難敵), 더위와 습도 (201902010)

경계넘기 2021. 7. 29. 16:05

 

 

쿠알라룸푸르 여행의 난적(難敵), 더위와 습도

 

 

일 때문에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1년 정도 머물다 온 선배가 있었다.

 

그 선배에게 쿠알라룸푸르에서 1년간 지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때 들었던 대답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덥고 습해! 그것밖에 기억에 없어

 

 


 

 

동남아는 역시나 아래로 내려올수록 덥고 습하다.

 

겨울의 건기임에도 습도가 높다. 페낭(Penang)도 그러했는데 하물며 차로 4시간 정도 내려온 쿠알라룸푸르는 어쩌겠는가! 마치 우기의 한여름에 동남아에 온 기분이다. 건기에도 이 정도니 여름 우기에는 어쩔지 가늠이 안 간다.

 

한낮에 10분 정도만 걸어도 땀이 비올 듯 쏟아진다. 습도가 높으니 그늘에 들어간다고 해서 더위가 가시는 것도 아니다. 이럴 때 스콜이라도 오면 순간은 시원할지 몰라도 금세 온 세상이 습식 사우나로 변한다.

 

말레이시아에 들어와서 낮에도 샤워를 하게 되었다. 베트남, 라오스 그리고 태국에서는 낮에 돌아다녀도 그리 땀이 나질 않아서 굳이 낮에 샤워를 할 필요를 못 느꼈다. 하지만 이곳은 덥고 습해서 잠시만 나갔다와도 땀에 옷이 흠뻑 젖는다.

 

 

 

낮에는 철저히 숙소에서 쉬려고 한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상대적으로 선선한 이른 오전과 늦은 오후에 움직이고, 한낮에는 되도록 시원한 숙소에서 지내려 한다. 현지인들처럼 말이다. 더운 지방을 여행하면서 이미 익숙해진 여행 방식이기도 하다.

 

오전에 한 바탕 돌아다니다 숙소에 들어와 샤워를 한다. 그리곤 노트북에 커피 한 잔 뽑아 들고 공용 공간에서 글 작업을 하거나 여행 계획을 세운다. 그러다 오후 늦게야 저녁도 먹을 겸 다시 나간다.

 

묵고 있는 호스텔은 공용 공간이 잘 갖추어 있을 뿐만 아니라 커피 머신도 있어서 카페에 갈 필요가 없다. 덕분에 돈도 절약되니 숙소 가격이 조금 비싸도 이래저래 세이브가 된다.

 

 

 

말레이시아의 카페 가격이 만만치 않다.

 

길거리의 로컬 카페는 저렴하다. 로컬 카페에서의 커피 가격은 1, 2링킷 정도 한다. 하지만 에어컨이 나오고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에 들어가면 가격이 확 오른다. 이런 카페는 스타벅스나 현지 카페나 가격대가 비슷하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스타벅스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큰 것이 11링킷이다. 우리 돈으로 3,300. 이곳 물가를 고려한다면 싼 편은 아니다

 

 

 

이런 곳에서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고, 와이파이 잘 되고, 맛있는 커피도 제공되고, 잘 갖춰진 공용 공간을 갖춘 호스텔은 가난한 여행객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한낮에 호스텔의 공용 공간은 도서관이나 어느 IT회사의 사무실을 방풀케 한다.

 

쿠알라룸푸르에 오는 친구 때문에 잡은 숙소지만 덥고 습한 이곳에서 그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낮 호스텔 공용 공간의 풍경

 

더워서 좋은 점도 있기는 하다.

 

날씨가 30도를 훌쩍 넘으니 모기가 없다. 실제로 모기 활동의 적정 온도는 27도 안팎으로 32도가 넘으면 활동성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한다.

 

동남아에서는 건기인 겨울보다 우기인 여름에 모기가 많을 것이라 쉽게 생각하겠지만 모기는 건기인 겨울에 오히려 더 많다. 이건 경험적으로도 확인했다. 모기에 엄청 잘 물리는 체질인지라 정확할 게다. 한창 더운 여름에 동남아를 여행할 때에는 아예 모기 걱정이 없다. 40도에 육박하는 온도에 모기도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오히려 기온이 선선한 베트남의 사파(Sapa)나 달랏(Da Lat), 태국의 파이(Pai) 등 고지대에 모기가 많다.

 

그런데 습도는 좋은 점을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이놈은 답이 없어 보인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