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세르비아(Serbia)

D+192,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1-1: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20190525)

경계넘기 2021. 12. 2. 13:29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세르비아(Serbia) 베오그라드(Beograd)

 

 

어제 저녁 11시 헝가리 부다페스트(Budapest)에서 버스를 탔다.

세르비아(Serbia)의 수도 베오그라드(Beograd)로 가는 중이다.

 

복잡한 유럽은 단순한 루트를 허용하지 않는다.

 

터키에서 불가리아, 루마니아를 거쳐 헝가리까지 동유럽을 북상하다가 다시 발칸 반도를 향해 남하하는 중이다. 오르락내리락, 왔다리 갔다리 그게 유럽의 여행 루트다. 여기에 여행을 하면 할수록 가고 싶은 곳이 더 많아지니 쳐내는 일도 만만치가 않다.

 

터키 이스탄불(Istanbul)을 떠나 유럽에 발을 들여 놓은 이래 2,215km를 달렸다. 구글 지도로 측정한 것이지만 지나온 길이 거의 다르지 않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불가리아 소피아(Sofia), 루마니아 부쿠레슈티(Bucuresti)에서 브라쇼브(Brașov) 그리고 브라쇼브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구간은 기차를 탔고, 나머지 구간은 버스를 이용했다.

 

 

이스탄불에서 베오그라드까지의 이동 구간

 

 

여행 중 가장 오랜 걸린 헝가리-세르비아 국경 통과

 

 

 

새벽 한 시에 세르비아 국경에 도착한다.

국경 통과를 기다리는 버스 줄이 길다.

 

버스는 국경 검문소 야외 화장실 앞에서 사람을 내려준다. 답답한 만석의 버스에서 내리니 상쾌하다. 유럽 친구들은 덩치는 큰데 버스는 여전히 4열 버스라 3열 버스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우리의 대중교통에 놀란다고 하는데 과장은 아닌 듯싶다. 새벽의 싱그러움과 버스에서 타주는 커피 한 잔이 위로를 준다.

 

 

 

줄이 줄어들 기미가 영 보이지 않는다.

 

한 시간, 두 시간이 가도 버스는 찔끔찔끔 움직일 뿐이다. 버스는 아예 문을 활짝 열어두고 사람들이 편하게 타고내릴 수 있도록 해둔다. 줄이 길다고는 하지만 줄에 서 있는 버스는 대략 열 두어 대. 가만 지켜보고 있으니 버스 한 대가 출국 심사를 받는데 30~4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얼마나 깐깐히 보느라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새벽 330.

 

2시간 30분을 기다려 드디어 우리 버스가 출국 심사를 받는다. 차에서 내려 개별적으로 심사를 받는다. 심사는 까다롭지 않다. 다만 창구가 달랑 하나다. 직원 한 명이 심사를 하고 있으니 버스 한 대당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우리 버스 한 대 출국 심사하는 데도 35분 걸렸다. 세르비아도 아니고 좀 산다는 헝가리가 이 모양이니 참 답답하다.

 

반면에 세르비아의 입국 심사는 간편하다.

차장이 여권을 일괄적으로 가져가서 도장을 찍어 돌려준다.

 

출입국 심사를 모두 마친 지금 시각이 새벽 5. 새벽 1시에 국경에 도착해서 세르비아 입국 심사를 마칠 때까지 4시간이 걸렸다. 지금까지의 여행 중 받은 국경 출입국 심사 중에서 가장 오래 걸렸다.

 

시간을 잡아먹은 문제의 원흉은 헝가리다.

 

가난한 발칸 국가들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 헝가리로 밀입국하는 사람들을 적발하기 위해서 출입국 심사를 엄격하게 하는 것이라면 그나마 이해를 하겠는데, 이건 사람들이 많건 적건 창구 하나 달랑 내놓고 출입국 심사를 하는 것은 그저 획일적이고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아침 8시에 베오그라드에 도착한다.

 

세르비아는 이번 세계여행 중 15번째 국가. 베오그라드는 세르비아의 수도다. 베오그라드(beograd)는 세르비아어로 '하얀 도시'라는 의미란다. 영어로는 벨그라드(Belgrade)로 부른다. 

 

2시간 지연되어 9시간 걸렸다. 9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국경 통과에 4시간이 걸렸으니 실제는 버스로 5시간 거리다.

 

부다페스트에서 베오그라드 오는 길은 높은 산이 거의 없는 평원이었다. 새벽녘과 아침 차창으로 세르비아의 푸른 들판과 밀밭이 계속 스쳐지나갔다. 잘 정리된 마을과 도시. 세르비아의 전형적인 동유럽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다.

 

아침의 베오그라드의 하늘은 푸르고 맑다. 날씨도 좋으니 버스 터미널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간다. 제법 거리가 있다. 버스 터미널과 숙소는 중심가를 가운데 두고 서로 반대쪽에 위치해 있다. 중심가는 가까우나 터미널과 숙소는 서로 멀다.

 

 

 

숙소에서는 다행히 바로 체크인을 해준다.

야간버스를 타고 온 관계로 샤워만 하고 바로 잠을 좀 청한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