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세르비아(Serbia)

D+192,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1-3: 베오그라드의 평화롭고 흥겨운 거리 풍경 (20190525)

경계넘기 2021. 12. 6. 11:57

 

 

베오그라드(Beograd)의 평화롭고 흥겨운 거리 풍경

 

 

세르비아(Serbia)의 수도 베오그라드(Beograd)2천년을 훌쩍 넘는 역사를 가진 동유럽의 오랜 도시다. 하지만 그만큼의 아픔과 상처를 가진 도시이기도 하다.

 

 

베오그라드의 명동, 크네자 미하일라(Kneza Mihaila) 거리

 

 

 

오후에 도시의 중심 크네자 미하일라(Kneza Mihaila) 거리를 걷는다.

 

숙소에서 언덕을 조금 올라가면 능선과 같은 곳에 칼레메그단(Kelemegdan), 즉 베오그라드 요새(Belgrade Fortress)와 공화국 광장(Republic Square)을 좌우에 두고 그 둘을 연결하는 크네자 미하일라 거리(Kneza Mihaila)가 나온다.

 

우리의 명동과 같은 거리인데 멋들어진 건물들과 그 건물들 사이의 넓은 보행자 도로에는 백화점, 쇼핑몰, 상점들과 레스토랑, 카페들이 이어져 있다.

 

 

 

거리는 활기찬 베오그라드 시민들로 넘쳐난다.

 

거리 곳곳에는 거리 예술가들로 넘쳐난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춤을 추는 사람들, 마술을 하는 사람들,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며 작품을 파는 사람들까지. 아이스크림 하나 사들고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세르비아에 가졌던 이미지, 아니 선입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는 전쟁에 찌든 회색빛의 우울하고 호전적인 도시로 생각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그렇지 않았을까?

 

 

 

거리로 나온 노촌 카페들도 사람들로 가득이다.

 

커피 한 잔 하고 싶은데 자리가 없다. 사이 골목길의 노촌 카페에도 좌석이 없긴 마찬가지다. 뒷길로 더 들어가니 작은 카페가 보인다. 생맥주도 판다. 얼른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생맥주 한 잔을 시킨다. 시원하다. 언제 마셔본 생맥주인가. 동유럽 발칸의 국가에서 생맥주라니!

 

생맥주 한 잔으로 늦게나마 이번 여행 15번째 국가, 세르비아 입성을 자축한다. 다소 어두울 것이라 지레 짐작했던 발칸 국가들에 대한 선입견도 맥주 한 잔에 날려 버린다.

 

 

 

광화문 광장 반대편, 그러니까 베오그라드 요새(Belgrade Fortress)와 만나는 거리의 끝자락에는 현대식 건물의 쇼핑몰도 있다. 그 입구 왼편에 스타벅스도 있는데 커피를 주문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어도 너무 길다. 여기서도 스타벅스는 인기다.

 

 

 

 

베오그라드의 중심 공화국 광장(Republic Square)

 

 

 

베오그라드(Beograd) 시가지의 중심은 공화국 광장(Republic Square)이다. 시내에서 가볼 만한 곳은 대부분 이 광장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에 방사형으로 퍼져 있다.

 

크네자 미하일라 거리를 남서쪽으로 내려가니 거리가 끝나는 곳에 공화국 광장이 나온다. 거리와 광장이 만나는 초입에 푸른색 돔을 가진 멋들어진 건물 하나가 있다. 세르비아 국립박물관이다. 그 건물 앞에 말을 탄 동상 하나가 광장을 굽어보고 있다. 1860년대 오스만 제국에서 세르비아를 해방시킨 미하일로 오브레노비치 3(Mihailo Obrenović )의 동상이란다.

 

아쉽게도 지금은 광장 공사가 한창이다. 광장 둘레로 펜스를 치고 공사를 하고 있어서 다가갈 수가 없다. 멀리서 찍은 사진 한 장으로 만족한다.

 

 

 

 

테라지예 도로(Terazije Street)의 흥겨운 집회

 

 

 

광장을 지나 남동쪽으로 내려가니 대략 왕복 8차선 정도의 테라지예 도로(Terazije Street)가 나온다. 테라지예 도로 초입에 테라지예 광장(Terazije square)이 있다. 그 작은 광장에 고색창연한 건물이 하나 있다. 베오그라드에서 유명한 호텔 모스크바(Hotel Moskva). 1908년 문을 열었다고 하니 100년이 넘은 호텔이다. 이름에 맞게 러시아 양식의 건물이다. 이 호텔 1층 커피숍의 분위기가 괜찮다고 한다.

 

 

 

그런데 호텔 모스크바 앞 테라지예 광장과 도로가 이상하다.

 

아침에 이곳을 지날 때만해도 분명 차가 지나던 넓은 도로였는데 지금은 차량이 통제되고 대신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호텔 앞 작은 광장에도 한 연사를 둘러싸고 군중들이 몰려있다. 이를 촬영하는 카메라와 기자들도 있고. 연사의 열띤 연설을 듣고 싶은데 세르비아어로 말을 하니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의 연설을 열심히 받아 적는 기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넓은 도로를 가득 채운 사람들은 깃발과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연설을 듣기도 하고, 기념품 같은 것을 팔기도 한다. 간간히 보이는 유럽연합(EU)의 깃발 때문에도 유럽연합 가입을 촉구하는 시위인가 싶기도 하다. 정치 시위는 분명해 보이는데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축제 같기고 하고.

 

맨 아래 사진의 하얀 속옷을 흔드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당황스러울 만큼 평화롭고 활기찬 모습이다.

밤새 달려왔음에도 흥겨운 베오그라드의 거리 정취에 취해 피곤함도 잊는다.

 

() 유고 연방의 수도이자 지금은 세르비아의 수도인 베오그라드.

 

베오그라드의 중심에 서 있는 지금,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 어느 곳에서도 전쟁과 내전의 어두운 그림자는 찾을 수 없다. 베오그라드는 그 어느 도시보다도 밝고 활기차 보인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