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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크로아티아(Croatia)

D+200,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1-3: 올드타운의 볼거리 산책 (20190602)

경계넘기 2022. 2. 5. 15:09

 

 

두브로브니크(Dubrovnik) 올드타운의 볼거리 산책

 

 

버스터미널 근처의 숙소에서 30분 정도 걸어서 올드타운(old town)에 도착한다.

 

육중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올드타운은 확실히 코토르(Kotor)보다 크고 더 웅장하다. 지금껏 본 유럽의 도시 중에서도 최고다. 여행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곳. 더욱이 바다에 면해 있기 때문에 파란 바다와 육중한 성 그리고 올드타운의 빨간 지붕이 잘 어울린다.

 

 

 

올드타운은 도시가 성으로 둘러싸인 성시(城市).

 

올드타운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성문을 통과해야 한다. 두브로브니크성(성벽)(Walls of Dubrovnik)4개의 문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중 3개의 문이 주로 이용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만나는 문이 정문 격인 필레문(Gate of Pile)이다. 서문(西門)이기도 하다.

 

필레문을 통과해서 성안으로 들어간다.

 

견고한 이중문. 좀 색다른 점은 첫 문을 통과하면 바로 계단이 나온다는 것. 계단을 내려가면 두 번째 문이 나오고 그 문을 통과하면 바로 올드타운의 중심 도로인 플라차 거리(Placa Street)와 만난다. 계단을 내려가는 것으로 봐서 플라차 거리는 성 밖보다 지대가 낮아 보인다. 밖의 첫 번째 문은 16세기 중반, 안의 두 번째 문은 15세기 중반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올드타운 안의 볼거리 둘러보기

 

 

 

가장 먼저 오노프리오스 분수(Onofrio’s Fountain)가 반겨준다.

 

필레문을 통과해서 플라차 거리에 발을 오른편으로 작은 광장이 나오고 그 가운데 돔 지붕을 가진, 16각형의 작은 건물이 보인다. 그게 오노프리오스 분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물이 쏟아지는 분수는 아니고 16각형 면마다 수도꼭지가 달린, 공공 식수대 같은 모양이다. 이름은 이 분수를 만든 사람의 이름을 딴 것이다.

 

모양만 공공 식수대가 아니고 진짜로 공공 수도 시설이란다. 바닷가 바위 위에 만든 도시인지라 물이 부족해서 도시에서 12km 떨어진 수원지에서 물을 끌어들여 만든 수도 시설이다. 1438년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는 더 화려했다고 하는데 1667년 대지진으로 파손되어 지금의 모습만 남았다고. 지금은 만남의 광장이기도 하다.

 

사실 오노프리오스 분수는 성 안에 두 곳이 있단다. 이곳이 큰(Large) 오노프리오스 분수고 작은(Little) 오노프리오스 분수가 플라차 거리가 끝나는 동편 루자 광장(Luža Square)에 있다고 한다. 찾아본다고 하다가 잊어버려서 보질 못했다.

 

 

 

프란치스코회 성당과 수도원(Franciscan Church and Monastery).

 

오노프리오스 분수 맞은편이자 플라차 거리 왼편 초입에 프란치스코회 성당과 수도원(Franciscan Church and Monastery)이 있다. 성문을 나서자마자 오른편에 있는 높은 종탑을 가진 건물. 일종의 복합 건물로 성당과 수도원뿐만 아니라 박물관, 도서관, 약국 등이 있다고 한다. 1317년 처음 세워져 이후 여러 차례 복원을 거쳤다고. 성당도 1667년 대지진 때 붕괴되어 다시 만든 것이다. 약국은 건물이 처음 만들어진 1317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영업을 한단다. 덕분에 유럽에서 가장 오랫동안 영업을 하는 약국으로 기록되고 있단다.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라고.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어디에 있을까?

 

 

왼편의 종탑 건물

 

이번에는 플라차 거리(Placa Street)를 걸어본다.

 

올드타운의 동서를 연결하는 길이 300m의 중심 거리다. 성으로 둘러싸인 올드타운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넓은 거리다. 양편으로 유럽식 석조 건물들이 빈틈없이 늘어서 있다. 건물의 1층은 대부분 카페, 기념품 가게 등의 상가. 사람들도 엄청 북적인다. 플라차 거리는 35m 높이의 종탑(Bell Tower)과 함께 끝난다. 종탑 뒤로 동문(東門) 격인 플레체문(Gate of Ploče)이 있다고.

 

 

필레문에서 종탑 방향으로
종탑에서 필레문 방향으로

 

플라차 거리의 동쪽 끝에 작은 루자 광장(Luža Square)이 있다.

 

종탑 앞에서부터 작은 광장이다. 루자 광장이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의 가장 중심 광장이다. 올드타운의 중요한 건물들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념행사들도 이 광장에서 펼쳐진다.

 

작은 광장 중앙에 1418년에 세워진 올란도 기둥(Orlando's Column)이 있다. 올란도는 14세기 이슬람과의 전쟁을 이끈 기사라고 하는데 아마도 그를 기리는 기둥이 아닐까 싶다. 아쉽게도 지금은 공사 중인지 사방이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다.

 

 

 

성 블라호 성당(Crkva sv. Vlaho)

 

올란도 기둥 바로 뒤로 보이는 성당이 성 블라호 성당이다. 두브로브니크의 수호성인인 성 블라이세(Saint Blaise)를 기리는 성당. 블라호(Vlaho)는 브라이세를 지칭하는 이 지방 방언이라고 한다. 14세기에 처음 지어졌지만 1667년 대지진과 18세기 화재로 완전히 붕괴되었다가 재건되었다. 성당 맨 위에 성 블라이세 동상이 서 있다.

 

성당 앞 루자 광장에서는 매년 23일에 성 브라이세를 기리는 성대한 성 브라이세 축제(Festivity of Saint Blaise)가 열린다. 이 축제는 2009년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스폰자 궁전(Sponza Palace)

 

성 블라호 성당 맞은편, 종탑 옆의 건물이 스폰자 궁전이다. 16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르네상스 양식과 고딕 양식이 혼합되어 있다고. 1667년 대지진에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건물 중 하나란다. 이름은 궁전인데 물건을 거래하던 장소였다. 이후 조폐국, 은행, 세관 등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국립 기록 보관서로 운영되고 있다.

 

 

가운데 건물이 스폰자 궁전

 

렉터 궁전(Rector's Palace)

 

루자 광장을 지나 성 블라호 성당을 조금만 지나치면 거리 오른편에 나오는 건물이 렉터 궁전이다. 렉터(Rector)는 도시국가 두브로브니크의 최고 지도자를 이르는 말로 렉터 궁전은 곧 그의 집무실이다.

 

1272년에 처음 세워졌지만 이 건물도 1435년 화재와 1667년 대지진으로 파괴되어 다시 재건되었다. 1435년 화재로 인한 재건 때 르네상스 양식이 첨가되고, 1667년 대지진 이후 재건 때에는 바로크 양식이 추가되어 복합적인 양식의 건물이 되었다고.

 

 

우측 건물이 렉터 궁전, 가운데 건물이 스폰자 궁전

 

두브로브니크 대성당(Dubrovnik Cathedral)

 

성모 승천 대성당(The Cathedral of the Assumption of the Virgin Mary)으로도 불린다. 12세기 두브로브니크 인근에서 풍랑으로 난파되었다가 겨우 살아난 영국왕 리처드 1세가 기부한 헌금으로 세워진 성당. 1667년 대지진으로 일부가 파괴되어 재건되면서 바로크 양식이 더해졌다고.

 

 

 

성 이그나티우스 성당(Crkva sv. Ignacij)

 

두브로브니크 대성당을 지나면 좁은 골목길의 가파른 계단이 해안 성벽까지 이어진다. 그곳을 걸어 올라가 성벽을 따라 걷다보면 계단이 있는 성 이그나티우스 성당이 보인다.

 

루자 광장을 지나칠 때부터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하더니만 좁은 골목길에 접어드니 비가 부슬부슬 뿌리기 시작한다. 성당 근처에 다다르니 비가 제법 굵어진다. 얼른 성당 밑에서 비를 피한다. 덕분에 성당 안을 구경한다. 유럽 여행을 오래 하다 보니 하도 성당이 지겨워서 웬만하면 성당 안에 잘 안 들어간다. 이 성당은 독특하게 성당 안에 프랑스 루드르(Lourdes) 동굴의 성모를 재현해 놓았다. 비 피하느라 정작 성당 건물 사진이 없다.

 

 

 

참, 이 성당 입구의 계단이 유명하다고 한다. 

 

 

 

 

두브로브니크의 두 가지 하이라이트

 

 

 

올드타운 안의 볼거리는 대충 구경한 듯하다.

이제 아껴 둔 두브로브니크의 하이라이트를 보러 간다.

 

개인적으로 두브로브니크의 하이라이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성벽 돌기. 두브로브니크성(Walls of Dubrovnik)은 성벽 위로 올라가 성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 정도 걸린다고. 물론 바쁘게 돈다면 훨씬 단축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하나는 케이블카를 타고 스르지산(Srđ) 정상에 오르는 것. 그곳에 요새도 있고, 전망대도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지금 나에겐 두 곳을 다 충분히 즐길 만한 시간이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역시 스르지산. 산 정상에 올라 아드리아해(Adriatic Sea)와 올드타운의 풍광을 한 눈에 담으려 한다. 코토르성의 정상 세인트존 성채(St. John Fortress)에서 바라보던 코토르 올드타운과 코토르 만의 풍광에 가슴 벅찼던 기억이 있어서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코토르에서 보지 못했던 일몰을 이곳에서는 볼 수도 있다.

 

아쉬움이 조금 남아서 성벽을 오르는 곳에 가본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 성벽 오르는데 입장료가 없거나 저렴하다면 잠시 나마 성벽 위를 올라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혹시는 역시다. 입장료가 200쿠나(kn)나 한다. 우리 돈 3 6천원. 시간이 넉넉하다면 그 돈 내고라도 올라가 찬찬히 둘러보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바삐 스르지산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간다.

 

케이블카 타는 곳을 가기 위해서는 북문인 부자문(Gate of Buža)으로 나가야 한다. 부자문은 가파른 긴 계단의 골목길을 올라가야 나온다. 땀나게 바삐 걸어 올라갔는데 웬걸 스르지산 케이블카가 운행을 안 한다. 아예 운행을 안 하는 것인지 보수 중인지 아니면 날씨가 안 좋아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걸어서 올라 갈수도 있지만 역시나 시간이 없다.

 

 

부자문(Gate of Buža)

 

망할!

 

전망대 아래에 있다는 카페에서 커피나 맥주 한 잔 하면서 풍광도 즐기고 멍도 때리려고 올드타운 안에서는 쉬지도 않고 바삐 돌아다녔는데 허무하다.

 

하긴 다 보여주면 다시는 오지 않겠지.......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