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쿠의 중심가와 카스피 해(Caspian Sea) 산책
밖에 비가 내린다. 아제르바이잔(Azerbaijan)에 와서 계속 궂은 날씨다. 일단 숙소에서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공부를 한다. 여러 나라를 다니다보니 가려고 하는 나라에 대한 사전정보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가서 정보를 찾는다.
정오가 조금 넘으니 비가 그친다. 오늘은 바쿠(Baku)의 중심가와 카스피 해(Caspian Sea)를 산책해보려고 한다. 바쿠는 연안 도시. 숙소에서 한 블록 정도 가면 중심가가 나오고 그곳에서 또 조금만 내려가면 바로 카스피 해가 나온다.
바쿠(Baku)의 러시아풍 시가지
숙소에서 중심가로 걸어가는 한 블록의 거리에도 멋들어진 건물들이 즐비하다.
거리에 서 있는 택시마저 운치 있다.
처음 바쿠에 오던 날 저녁에 걸었던 거리인데 낮에 보니 또 다른 멋이 있다.
바쿠의 중심가는 분수 광장(Fountain Square)이라는 곳에서부터 시작하는데 화려하고 웅장한 유럽식 석조건물이 즐비하다. 길도 넓고 반듯반듯해서 매우 잘 계획된 곳임을 알 수 있다. 너무 화려하고 유럽적이어서 이곳이 이슬람국가의 도시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사실 이 중심 시가지는 러시아 지배 시기에 만들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슬람적 요소를 찾아볼 수가 없다. 이슬람국가에서 그 흔한 모스크조차도 이 중심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카스피 해(Caspian Sea)
책으로나 또는 지도에서만 봤던 카스피 해의 첫인상은 그냥 바다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물빛마저 그리 맑아 보이지는 않는다.
해안공안은 잘 정비되어 있다.
바쿠의 공원들은 정말이지 잘 정비되고 관리되는 것 같다.
카스피 해는 엄밀히 말하면 바다가 아니라고 한다.
원래는 염분이 높은 바닷물인데 오랜 시간 육지에 갇혀 있다 보니 염분이 떨어져서 지금은 오히려 내륙수에 가까운 염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짠물이 아니니 바다가 아니고 호수라는 것. 하지만 오랜 시간 바다로 불려왔기 때문에 관습대로 바다로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혼란스런 모양이다. 여전히 자료마다 호수 또는 바다로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바쿠가 석유로 유명한 곳이니 이 바다 아래 어딘 가에도 석유나 가스가 매장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해안가 길을 걷고 있자니 중국 칭다오(靑島)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해안가로 길게 나 있는 공원, 그리고 유럽식 건물들. 칭다오도 딱 그렇다. 칭다오도 독일의 조차지였던 관계로 주황색 지붕을 가진 유럽식 건물이 구도심에 즐비하다.
다시 시내로 들어와서 식사할 곳을 찾아본다. 이곳의 레스토랑 가격은 그다지 싸 보이지는 않는다. 맥도날드에 들어가 봐도 빅맥 세트가 10마나트 이상이다. 1마나트가 우리 돈으로 7백원 정도 하니 빅맥 세트가 7천원 이상이라는 것이다. 빅맥 지수로 보자면 아제르바이잔 물가가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아니다. 최근 한국에서 햄버거를 거의 먹질 않아서 한국의 빅맥 가격을 잘 모른다.
중심가 한 코너에 있는 레스토랑이 비교적 싸 보여서 들어간다.
점원에게 가장 잘 하는 음식이 뭐냐니까 케밥을 권한다. 이래저래 케밥이다. 터키도 가기 전에 케밥에 질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나온 음식을 보니 흔히 보던 케밥이 아니다. 바닥에 빵을 깔고 얇게 저민 양고기를 위에 깔고 소스를 덮었다. 케밥의 한 종류인데 이름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차도 한 잔 시켜서 배불리 먹었다. 어제 식당에서 괜히 하우스 와인 시켰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지라 와인은 삼가고 차로 대체한다. 모두가 터키식이다. 제법 양이 많아서 배가 부르다.
중심가 분수 광장를 천천히 둘러보다가 마트에서 샌드위치와 와인 한 병 사들고 숙소로 들어간다. 레드 와인은 5.5마나트. 4천원 조금 안 되는 돈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술에 참 관대한 것 같다. 어디든 쉽게 술을 살 수 있고 가격도 참 착하다. 아주 맘에 든다.
서비스 물가는 싸다고 할 수 없지만 생활 물가는 확실히 저렴하다. 이곳에서 음식을 직접 해먹는다면 생활비가 많이 들 것 같지는 않다.
숙소에서 와인을 마시며 글을 쓰는데 금세 한 병을 다 마셔 버렸다. 와인의 고장에 와서 열심히 와인을 즐긴다.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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