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반(Yerevan) 의 시장들
오늘은 아르메니아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려 한다.
특별한 것은 아니고 그냥 재래시장과 쇼핑몰을 구경해보려는 것. 예레반 중심가 근처에는 재래시장으로 G.U.M Market이 있고, 그 근처에 까르푸(carrefour)와 쇼핑몰이 있다. 시내 중심가에 벼룩시장처럼 기념품 파는 곳이 몰려 있는 Vernissage Market도 있다.
숙소가 중심가에 있으니 먼저 Vernissage Market를 들려서 G.U.M Market에 갔다가 까르푸와 쇼핑몰을 구경할 생각이다. 이곳들이 예레반의 각기 대표적인 시장으로 보인다. 이곳들을 둘러보면 예레반과 아르메니아의 소비문화를 대충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느지막이 숙소를 나오는데 무언가 하늘에서 떨어진다.
비다. 하늘이 온통 먹구름이더니만 비가 오려나 보다. 얼른 들어가는데 리셉션에 있는 스텝 친구가 눈이란다. 정확히 말하면 진눈깨비인데 거의 눈에 가깝다. 코카서스 3국은 겨울이 우기인가 보다. 항상 하늘은 흐리고 비나 눈이 자주 오는 것 같다. 아르메니아는 건조한 나라라고 하던데 예레반에 있는 그 며칠 동안에 눈도 보고, 비도 본다.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흐린 날씨라 걷기에 그리 좋은 날은 아니다.
G.U.M Market 가는 길에 Vernissage Market이 있기 때문에 거쳐 갔는데 아직도 문을 열지 않은 상가들이 제법 있었다. 아마 오후에 들어서야 제대로 시장이 여나 보다. 현지인들보다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기념품 코너들이 많았다. 수작업으로 만든 것 같은 체스판이 많았는데 가격이 아주 비쌌다.
길을 건너서 G.U.M Market 쪽으로 가는데 한 성당 건물이 보인다.
제법 커 보이는 성당이다.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다. 안에 들어가 보니 안도 시원하게 넓다. 아르메니아의 성당은 안이나 밖이나 화려하지 않고 심플하다. 나중에 숙소에 있는 여행책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을 보니 2001년에 완공한 성당이란다. 이름은 Surp Grigor Lusavorich Cathedral 이다. 아르메니아는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세계 최초의 국가다. 서기 300년의 일이다. 이 성당은 국교 인정 1700년을 기념하는 성당이라고 한다.
G.U.M Market은 일반적인 재래시장은 아니다.
그냥 현대화된 재래시장으로 건물 안에 있다. 1층에는 야채나 과일, 특히 말린 과일, 육류 등을 주로 팔았고, 2층에는 의류와 신발 등을 파는데 2층은 거의 망해가는 분위기다. 전통적인 재래시장의 개념도 아니고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그냥 대충 훑어보는 것으로 끝냈다. 과일은 겨울이라 그런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다.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는 정도. 말린 과일을 많이 판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G.U.M Market 옆에도 쇼핑몰이 있다.
화려하지 않은 작은 쇼핑몰. 이곳에 본 아르메니아 전통의상과 웨딩드레스가 인상적이다. 화사하고 아름답다. 아르메니아는 전통의상들이 더 예뻐 보인다.
맞은편에 있는 까르푸 구경하고 옆에 있는 쇼핑몰을 구경했다. 쇼핑몰은 마치 동대문 평화시장 같다. 규모도 생각만큼 크지 않다. 패션은 내가 봐도 좀 뒤쳐진다. 우리네 시골 장터에서나 볼 수 있는 디자인의 옷들이 많다. 대체적으로 어두운 색깔의 옷들이 많다. 가격은 그리 싸 보이지 않는다. 시내 중심가에, 제법 특색 있는 건물인지라 괜찮은 쇼핑몰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어제 본 외곽에 있는 쇼핑몰이 오히려 더 규모도 있고, 현대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아르메니아의 소비가 활발한 것 같지는 않다.
재래시장이든, 쇼핑몰이든, 까르푸든 평일 낮 시간임을 감안해도 너무 한산하다. 심지어 이곳이 예레반이 중심가임에도. 반면에 카페나 레스토랑은 꽤 괜찮은 곳이 많다. 인테리어나 서비스 등이 결코 여타 국가에 뒤지지 않는다. 물론 가격대도 떨어지지 않는다.
비도 계속 오고해서 간단히 저녁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정말이지 코카서스의 겨울은 조루증 환자 같다. 내 방에 독일인 처자가 한 명 왔는데 슬로바키아 친구인 패트릭과 함께 이야기하다 보니 독일의 4월 날씨가 이렇게 변덕이 심하다고 한다.
흠, 4월 독일은 피해야겠군.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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