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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터키(Turky, 튀르키예)

D+147, 터키 괴레메 2-1: 괴레메 야외 박물관 (Gőreme Open Air Museum)(20190410)

경계넘기 2020. 8. 13. 11:42

 

숙소의 조식이 정말 좋다.

 

아니 훌륭하다. 뷔페식인데 야채가 많아서 지금까지 못 먹은 비타민을 보충한다. 이곳은 호스텔이라기보다는 중저가 호텔이다. 호텔에서 약간의 도미토리 방을 운영하는 것. 조식은 기본적으로 개인실 손님을 위한 것을 도미토리 손님도 같이 이용하는 것이니 감사할 따름이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Goreme Open Air Museum)을 간다.

 

괴레메(Gőreme)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볼거리라 할 수 있다. 가는 길에 느껴지는 싱그러운 아침 기운이 좋다. 가는 길마저도 기암괴석이다. 푸른 하늘과 병정같이 서 있는 기암괴석들이 잘 어울린다.  

 

 

 

숙소에서 슬슬 걸어 15~20분 정도니 도착한다. 

 

입장료는 45리라. 오전 10시쯤 되었는데 이미 야외 박물관에는 단체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하다. 딱 단체 관광객 올 시간이긴 하다. 그간 단체 여행객들이 다니지 않는 곳을 주로 다녔더니만 그걸 잊었다. 이 시간 전에 와야 한다는 것을.

 

 

 

야외 박물관은 커다란 기암괴석들에 동굴을 파서 교회를 만든 곳이다. 계곡을 따라 꽤 넓은 공간을 둘러싼 기암괴석들마다 각기 다른 모습들의 교회들이 들어가 있다.

 

 

 

로마 제국 시기에 로마의 기독교 탄압을 피해 이곳에 온 기독교인들이 동굴교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5세기에서 12세기에 걸쳐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동굴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기둥도 프레스코(벽화)도 있다.

 

교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거 공간들도 있다.

 

 

 

이곳의 사람들은 왜 암석에 굴을 파고 살았을까?

 

일단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카파도키아 지방을 덮고 있는 암석이 그렇게 단단하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카파도키아의 특별한 지형을 만든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카파도키아를 덮고 있는 암석은 대체로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응회암으로 일종의 퇴적암이다. 대략 3백만 년 전에 이곳에서 가장 높은 3,917m의 에르지에스 산(Mt Erciyes)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지형이라고 한다. 응회암은 특히 공기에 노출되면 쉽게 깎인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곳 암석의 표면이나 동굴의 벽면을 손으로 문질러보면 쉽게 바스러진다. 부드러운 암석이기 때문에 간단한 도구로도 쉽게 굴을 팔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카파도키아 지방의 기후에 있다.

 

소아시아 그러니까 지금의 터키 아나톨리아(Anatolia) 반도의 중앙 내륙에 위치하고 있는 카파도키아는 전형적인 대륙형 기후로 특히 여름에 무척 덥고 건조하다. 암석에 돌을 파고 들어가면 서늘하고 적당한 습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카파도키아의 덥고 건조한 날씨를 피할 수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이곳에 정착했던 사람들이 암석에 굴을 파서 집을 만들고 교회를 만들었을 것이다. 일정한 지역에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동굴 집과 교회로 이루어진 마을과 도시를 만들었을 것이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도 그런 곳이 아닌가 싶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든 기적 같은 곳이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