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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015, 중국 시안 3: 중국 내륙의 소비 시장..., 백화점 아이쇼핑(20181129 )

경계넘기 2020. 11. 30. 10:42

 

 

중국 내륙의 소비 시장..., 백화점 아이쇼핑

 

 

베이징(北京)의 왕푸징(王府井)이나 상하이(上海)의 난징루(南京路)는 쇼핑거리로 유명한 곳. 두 곳 다 한국으로 치자면 명동에 해당하는 곳이다. 한국에서 명동은 관광객들이나 가는 한물 간 쇼핑지인 반면에 이곳은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 거리엔 중국 경제와 시장의 고속 성장에 따라 유명한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입점해 있다.

 

시안(西安)도 중국의 대표적인 도시이긴 하지만 베이징, 상하이, 항조우(杭州) 등 동부의 거대 도시들에 비해서는 경제 성장이 좀 늦어진 곳이다. 그러니 시안에서는 중국의 평균적인 소비 시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의 소비문화를 보기 위해서는 백화점에 가보는 것이 좋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나 상품들을 보면 대충 소비 수준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숙소에서 가까운 종루(鐘樓) 옆에 있는 한 백화점으로 들어간다. 구시가지의 백화점이다. 지방도시이긴 하지만 하나의 성()의 성도(省都)인지라 백화점의 규모는 크고, 내부 인테리어도 나쁘지 않다. 입점한 브랜드들을 보면 대충 중간 수준의 생활형 백화점으로 보인다.

 

입점한 브랜들 중에 한국 브랜드들을 살펴본다.

 

의류에서는 스포츠 의류인 코오롱이 구석이기는 하지만 입점해 있다. 베이직(Basic)도 있다. 이랜드 브랜드로 중국에서 한때 잘 나가던 브랜드다. 한국 브랜드들이 가장 많이 입점해 있는 곳은 역시 화장품 코너. 라네즈, 헤라, 설화수, , IOPE, 마몽드 등이 있다. 서구 브랜드들과 아시아 브랜드들의 매장이 나뉘어서 있다. 아무래도 서구 브랜드들이 메이저 일 터인데 설화수는 아시아 브랜드들이 있는 곳이 아니라 서구 브랜드들 사이에 매장이 있다. 매장의 위치로만 본다면 설화수가 중국 내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 중에서 가장 브랜드 평판이 높아 보인다.

 

 

 

미군의 미사일 방어체제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이후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출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들었다.

 

백화점 매장은 기본적인 계약 기간이 있기 때문에 행사 매장이 아닌 이상 수시로 입점과 철수를 할 수는 없을게다. 그래서 브랜드들이 계속 입점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장품 코너에서 자국을 제외한 다른 한 국가의 브랜드가 5개씩이나 입점해있다면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화장품과 의류 매장을 제외하면 입점한 한국 브랜드들이 보이지 않는다. 사드 이후 한국 기업들의 중국 철수가 러시를 이룬다고 하니 한국 브랜드들이 더 늘어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 기업들도 많이 성장했지만 이래저래 정부를 등에 진 중국의 텃세 탓에 외국 기업들이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

 

남문 밖으로 나간다.

성 밖의 신시가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남문 바로 앞의 대로를 따라 양쪽으로 3개의 백화점이 있다.

 

 

 

구시가지에서 들렸던 백화점은 역시나 중급의 생활형 백화점. 신시가지에 있는 세 곳의 백화점은 모두 고급 백화점으로 보인다. 규모도 크지만 오픈한 지 얼마 되어 보이진 않는다.

 

시안 남문을 등지고 오른쪽에 왕푸징 백화점(王府井百貨)이 있는데 입점 브랜드로만 보면 중급 백화점이다. 그런데 매장의 인테리어가 매우 독특하다. 브랜드별이 아니라 층별로 독특한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백화점의 일반적인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층 전체를 하나의 전시관처럼 디스플레이하고 있다. 특색 있어서 사진을 좀 찍다가 제지를 당했다.

 

 

 

중국 백화점과 쇼핑몰은 기본적으로 넓다.

 

국토가 넓어서 그런지 매장도 넓고 시원시원하다. 더구나 자투리 공간이라도 활용하고자 매대를 설치하는 한국과 달리 자질구레한 매대나 상품 전시는 자제하는 것 같다. 맘에 든다.

 

맞은편에 시안SKP(西安SKP)와 쉬찌진화(世紀金花, Century Jinwa Plaza)라는 쇼핑몰이 있다.

 

고급 브랜드들이 많이 입점해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이 함께 있는 복합 쇼핑몰 개념이다. 매장 인테리어나 입점한 브랜드들이 꾀나 고급스럽다. 여행자 복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내가 위축된다. 화장실도 훌륭해서 거의 5성급 호텔급이다.

 

 

 

쉬찌진화 플라자 외벽에는 최근 중국인 비하로 문제가 된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나의 커다란 광고판이 걸려 있다. 한국 신문들에도 실릴 정도로 중국 내에서 비난도 많고, 많은 중국 연예인들조차 보이콧에 열심인 브랜드인데 이곳에는 대문짝만한 광고판을 걸어놓고 있다.

 

좀 의아하다. 중앙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그런가. 매장 철수야 당장 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외벽에 붙어 있는 옥외 광고판은 바로 철수할 수 있을 터인데 시안에서는 잠잠한가 보다.

 

 

 

구시가지의 백화점에서는 여러 개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데 이곳 고급 백화점에는 아모레의 설화수만 입점해 있다. 한 곳에서는 설화수와 함께 LG생활건강의 숨(su:m)도 입점해 있다. 확실히 설화수가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것 같다.

 

그런데 중국 백화점과 쇼핑몰을 돌아보고 항상 느끼는 것은 베이징이든 시안이든 손님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고급 백화점일수록 더욱 그런데 늦은 오후임에도 거의 사람이 없다. 그나마 1층 화장품 코너에는 사람들이 좀 있어도 상층으로 올라가면 손님 보기가 힘들다. 손님보다 직원들이 더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직원들은 서로들 잡담하느라 여념이 없다. 도저히 수익이 날 것 같지가 않다. 명품관은 고객 수에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절대수가 적다는 것은 좀 의아한 일이다. 상당 부분 거품이 아닐까 싶은 이유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