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태국(Thailand)

D+060, 태국 치앙마이 3-4: 치앙마이 대학, 님만해민 그리고 일요 야시장 (20190113)

경계넘기 2021. 5. 29. 10:49

 

 

치앙마이 대학, 님만해민 그리고 일요 야시장

 

 

어둠이 짙게 깔릴 무렵 왓 프라탓 도이수텝(Wat Phra That Doi Suthep)을 나선다.

 

올 때와는 달리 썽태우가 치앙마이 대학 안으로 들어간다.

길이 막히는 시간이라 대학을 통과해서 우회해 가려는 것이란다.

 

 

치앙마이 대학(Chiang Mai University)과
님만해민(Nimmanhaemin)

 

 

덕분에 치앙마이 대학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갑다.

방학인 줄 알았는데 아직 학기 중인가 보다.

교정 이곳저곳에 학생들이 많다.

 

 

 

정치행정학부 건물 앞에 화려한 공연 같은 것을 하고 있기에 물어보니 미스대학 선발대회를 하는 것이란다. 옛날 옛적 한국 대학들에서도 봄 축제 기간에 대학 퀸(Queen) 선발대회를 했다고 하던데 그걸 하나 보다. 내려서 보고 싶은데 썽태우는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다.

 

정치행정학부 건물을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건물 앞에 있는 거리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기 때문이다. 나 역시 대학 전공이 정치학이어서 괜히 반가운 기분이 들었던 곳이다.

 

 

 

치앙마이 대학은 1964년에 설립된 국립대학이다.

태국 북부, 아니, 태국에서 수도권 지역 외에 세워진 최초의 대학이란다.

 

예전에 자전거를 타고 치앙마이 대학 이곳저곳을 둘러봤었다. 치앙마이 대학은 제법 넓은 교정에 나름의 여유와 낭만을 가지고 있다. 교정 대부분이 평지고 곳곳에 잔디와 숲이 있어서 답답한 서울의 대학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학교 건물이나 체육 시설 등을 보면 시설이 잘 갖춰진 명문대라는 인상을 받는다.

 

 

 

! 치앙마이 대학을 개별적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정문에서 방문을 신청하면 가이드와 함께 코끼리 차를 타고 대학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내 경우는 사전에 이를 몰랐고, 대학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자전거를 타고 당당하게 들어가서 수위 분들이 직원이나 학생으로 알았나 보다. 후문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학교를 둘러보던 중에 방문객을 안내하던 가이드가 나에게 알려주었다. 어떻게 내가 방문자인줄 알았냐니까 내 자전거 앞에 붙어 있는 큼지막한 상호를 가리킨다. 돌아보니 빌린 자전거라 자전거 앞 바구니에 가게 상호가 붙어 있다.

 

 


 

 

치앙마이 대학에 왔다면 님만해민(Nimmanhaemin)도 가볼만 하다.

보통은 치앙마이 대학보다는 님만해민을 더 많이 와보겠다.

 

대학과 님만해민은 이웃한다. 대학 동문으로 나오면 바로 님만해민과 연결된다. 대학 옆에 있으니 신촌이나 대학로 같은 분위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님만해민은 신사동 가로수길 같은 카페 거리에 더 가깝다.

 

이국적인 아니, 서구적인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이 골목마다 즐비하다. 새로 개발된 곳인데 치앙마이에서 현대적이고 서구적인 카페 거리를 보고 싶다면 이곳에 오면 된다. 근처에 큰 쇼핑몰도 있어서 분위기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시간을 보내고 쇼핑도 하면 좋다.

 

 

 

다만 그만큼 물가도 만만치 않다.

 

 

선데이 나이트 마켓
sunday night market

 

 

숙소에 내리자마자 바로 타패 게이트(Tha Phae Gate)로 향한다.

선데이 나이트 마켓(sunday night market), 즉 일요 야시장 때문이다.

 

야시장은 타패 게이트에서 시작해서 왓 프라싱(Wat Phra Singh) 사원까지 이어지는 중심 거리 Rachadamnoen에서 열린다. 중심 거리뿐만 아니라 사이사이 연결되는 거리들까지 야시장이 펼쳐진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한산하던 Rachadamnoen 도로가 지금은 입구에서부터 인산인해다. 

 

 

 

지금까지 봐온 야시장들 중에서는 이곳 치앙마이(Chiang Mai) 야시장이 가장 규모가 크고 기억도 많이 남는다. 루앙프라방(Louang phrabang)의 야시장도 인상적이지만 규모에 있어서만은 치앙마이와 비교할 수 없다.

 

좁지 않은 길임에도 한발 한발 나아가기가 쉽지 않다. 야시장은 3년 전보다도 더 커졌다. 동서는 물론이고 남북으로도 길어지고 넓어졌다. 사이사이 골목길까지 파고 들어가 있다.

 

 

 

중심 거리에서는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지만 연결되는 각각의 거리에는 주제가 있는 거리도 있다. 그림 거리, 먹자 거리, 마사지 거리 등등.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수공예품 중심으로 유명한데 그 명성 그대로 야시장에 나오면 예쁜 수공예품들이 정말 많다.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나마저도 내 방을 꾸미거나 선물로 주고 싶은 것들이 눈에 보이니 여자들은 오죽하랴.

 

거리의 화가들이나 타투이스트들도 보이고.

 

 

사원 마당에서도 장사판이 벌어진다. 메인 길 좌우로 있는 사원들마다 좌판이 깔리고 그 안에서 물건도 팔고 음식도 팔고 마사지도 한다. 사찰 안에서의 상업 행위가 우리의 상식으로는 좀 어색한 모습이지만 사찰이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거리의 상인들에게 잠시 장소를 내주는 것이니 이 또한 자비고 불심이다. 자릿세를 받지 않는다면 말이다.

 

 

 

어찌나 커졌는지 도저히 다 둘러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넓기도 넓지만 사람이 많아서 도대체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성수기는 성수기인가 보다. 그나마 건기라 덥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뭐하나 편히 둘러볼 수 없도록 밀어붙이는 인파 속에 이내 지쳐버린다. 야시장이라는 게 사람 구경이긴 한데 많아도 너~~무 많다.

 

 

 

중간에 방향을 돌려서 돌아와 버린다.

 

사실 관광지의 시장은 그렇게 흥미가 나지 않는다.

관광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곳이기에 규모만 다를 뿐 대충 다 비슷하다.

 

시장은 역시 로컬 시장으로 가야 그 맛이 제대로 난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