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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태국(Thailand)

D+060, 태국 치앙마이 3-3: 치앙마이의 두 산사(山寺) 2, 왓 프라탓 도이수텝(Wat Phra That Doi Suthep) (201901130)

경계넘기 2021. 5. 28. 11:20

태국 치앙마이 3-2: 치앙마이의 두 산사(山寺) 1, 왓 파랏(Wat Pha Lat)

 

D+060, 태국 치앙마이 3-2: 치앙마이의 두 산사(山寺) 1, 왓 파랏(Wat Pha Lat) (20190113)

치앙마이의 두 산사(山寺) 1, 왓 파랏(Wat Pha Lat) 선셋 투어(sunset)를 갔는데 산사(山寺) 투어다. 맥주 한 잔 하면서 나른한 오후를 즐기고 있는데 숙소 직원이 다가온다. 숙소 프로그램인 선셋(sun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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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의 두 산사(山寺) 2, 왓 프라탓 도이수텝(Wat Phra That Doi Suthep)

 

 

왓 파랏에 잠시 들렸다가 다시 일몰 포인트까지 걷는 줄 알았는데 여기서 다시 썽태우를 탄다. 우리를 태우고 왔던 썽태우는 기다리는 중에 다른 손님을 받은 모양이다. 같이 간 숙소 직원이 다른 썽태우를 섭외하느라 고생을 한다.

 

산 속인 줄 알았는데 옆으로 바로 도로가 나있다.

썽태우를 타고 산을 올라가는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길이다.

 

 

왓 프라탓 도이수텝
Wat Phra That Doi Suthep

 

 

왓 프라탓 도이수텝(Wat Phra That Doi Suthep, 이하 도이수텝) 가는 길 같다는 생각이 들 무렵 썽태우는 도이수텝 입구에 정차한다. 도이수텝은 예전에 왔던 곳. 이곳에서 바라보는 치앙마이 시가지의 모습이 멋있다. 하지만 도이수텝에 온다는 것을 알았다면 굳이 따라나서지는 않았을 터이다.

 

일몰 보러 가자해서 왔는데 사찰 투어를 한다.

도이수텝이 일몰 포인트이기도 하단다.

 

왓 프라탓 도이수텝은 불교 사원이다. 줄여서 도이수텝이라고 많이들 부르는데 사실 태국어로 도이(Doi)을 의미하고, 수텝(Suthep)은 그냥 산 이름이란다. 그러니 도이수텝은 수텝산을 말한다. 왓 프라탓 도이수텝은 수텝산 중턱에 지은 절이다. 앞서 14세기 말 쿠에나 왕이 탄 하얀 코끼리가 쓰러져 죽은 곳에 세웠다는 사찰이 바로 이곳이다.

 

먼저 도이수텝 경내로 들어간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탑과 법당이 화려하다. 

 

 

 

탑이 있는 사원 경내에서 스님들이 탑 돌기를 한다.

 

탑 앞에서 간단한 종교 의식을 치룬 스님들이 돌기 시작하자, 그곳에서 수행하는 듯한 하얀 옷을 입은 수행자들이 따라 돌고, 나중에는 일반 신도들도 따라 돌기 시작한다.

 

 

 

사찰에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숙소 스텝이 알려준 치앙마이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일몰 포인트로 간다. 그곳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구름이 잔뜩 낀 서쪽 하늘은 끝내 일몰을 허락하지 않는다.

 

대신 치앙마이의 멋진 야경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아쉬움을 머금고 뒤를 돌아보니 불이 들어온 도이수텝 황금 불탑의 정경이 압권이다. 금빛의 탑이 조명을 받아 붉게 타오른다. 이게 도이수텝의 진짜 일몰이 아닌가 싶다.

 

 

 

 

다시 경내로 올라온다. 탑돌기가 끝난 탑 주변은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들이 차지한다. 나 역시 어둠이 깔린 경내 한 구석에 앉아서 한동안 물끄러미 불탑을 보고 있다.   부처님의 사리가 봉안된 사리탑이라고 들었는데 대체 부처님의 사리는 얼마나 많이 나온 것일까? 생각을 비우자고 자리 깔고 앉았더니 이런 세속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

 

 

 

불교인은 아니지만 사찰에 갈 때마다 이 시간이 가장 좋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전의 이른 아침이나 사람들이 사라진 직후의 늦은 오후 말이다.

이때 즈음에 고즈넉하고 안온한 산사의 향이 물씬 난다.

 

 

동남아시아의 사찰과 동북아시아의 사찰

 

 

생각해보니 동남아시아에서 산사는 거의 가보질 않았다.

동남아시아에서 유명하다는 사찰은 대부분 민가에 있어서 굳이 산속의 사찰을 찾을 생각을 못했다.

 

흔히 이슬람이나 기독교를 두고 생활밀착형 종교라고 한다.

 

이슬람 사원이나 기독교의 교회나 성당은 항상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마을이나 도시의 중심 또는 광장에 있다. 언제든 사람들이 편하게 들어가서 기도도 드리고 예배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 속에 있는 이슬람 사원이나 교회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이 가기 어려운 곳에 있다면 수도원 정도 생각할 수 있으려나.

 

 

 

불교의 경우는 좀 다르다.

 

대체로 동북아시아에서 사찰은 산 속에 많다.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 있는 사찰이나 암자도 엄청 많다. 설악산에 있는 백담사는 지금도 걸어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봉정암 같은 곳은 거의 설악산 정상 부근까지 등반해야 나온다. 이건 중국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을 제외한 동남아시아의 사찰은 우리와 다르다.

동남아시아에서 불교는 생활밀착형으로 보인다.

 

이곳에서는 많은 사찰들이 이슬람 사원이나 성당, 교회처럼 마을이나 도시 가운데에 있다. 라오스의 루앙프라방(Louang phrabang)은 작은 시가지 안에 수십 개의 사찰이 있다. 태국의 치앙라이나 치앙마이도 도심 곳곳에 사원이 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카페 수만큼 사찰이 있다.

 

 

 

그런데 동남아시아의 불교는 개인적 해탈을 강조하는 소승불교다.

 

소승불교는 사회와 분리된 엄격한 수행을 통해 해탈에 이르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한다. 반면에 동북아시아의 불교는 중생의 구제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하는 대승불교다.

 

교리로만 보면 오히려 동북아시아의 사찰들이 중생의 구제를 위해 사람들이 사는 곳(마을)으로 내려와야 하고, 수행을 통한 개인의 해탈을 강조하는 동남아시아의 사찰들은 사회와 분리되어 산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은 그 반대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 이유를 설명하는 글을 찾을 수 없다.

나만 궁금한 걸까?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