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Chiang Mai) 구시가지 산책
새로운 곳은 새로워서 좋고.
익숙한 곳은 익숙해서 좋다.
치앙라이(Chiang Rai)가 새로운 곳이었다면 치앙마이(Chiang Mai)는 익숙한 곳이다.
아침에 편하게 길을 나선다.
구시가지를 둘러싸는 성곽 길을 걸어볼 생각이다.
치앙마이 관광의 중심 구시가지는 옛 성곽과 해자로 둘러싸여 있다.
치앙마이는 1296년 태국의 고대 왕국 중의 하나인 란나 왕국(Lan Na Kingdom)의 수도로 세워졌다. 란나 왕국의 첫 수도는 치앙라이였으며 바로 뒤이어 치앙마이로 이주했다.
치앙마이가 태국어로 신도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치앙라이에서 치앙마이로 천도하면서 만든 계획도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치앙마이의 구시가지는 계획도시답게 정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고 내부의 도로는 대체로 바둑판 모양이다. 정사각형으로 구시가지를 감싸는 성곽을 다시 해자가 둘러싸고 있다.
어제 버스터미널에서 오면서 툭툭에서 내린 타패 게이트(Tha Phae Gate)는 구시가지의 중심으로 성의 동문에 해당한다. 동문에서 시작하는 중심도로 Rachadamnoen가 구시가지를 남북으로 나눈다. Rachadamnoen 거리가 끝나는 무렵에 치앙마이의 가장 중요한 사원인 왓 프라싱(Wat Phra Singh)이 나온다. 왓 프라싱 바로 뒤로 서문인 수안독 게이트(Suan Dok Gate)가 있다. Rachadamnoen 거리가 중심거리이자 여행자 거리로 여기에에 호텔, 레스토랑, 바, 여행사 등이 밀집해 있고, 일요일 저녁에는 일요시장(Sunday Market)이 열린다.
7백 년 전에 만들어진 성곽이 온전히 남아있을 리는 없다. 군데군데 성문을 중심으로 성곽과 해자가 남아 있을 뿐이고, 그나마도 최근에 복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숙소가 성 외곽 북동쪽에 있으니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성벽을 둘러싸고 도로가 나 있고, 인도도 잘 정비되어 있어서 걷기에 나쁘지 않다. 해자는 일종의 호수처럼 구심을 둘러싸고 있어서 좋은 산책길을 제동한다. 다만 중간 중간 도로로 끊어지는 것이 아쉽다.
오전이지만 벌써부터 태양은 따갑다. 햇빛 속으로 들어가면 목덜미가 따끔거린다. 그늘이 없는 해자 길 걷기를 포기하고 그늘이 지는 일반 길로 옮긴다.
성곽을 반 바퀴 정도 돌아서 서문인 수안독 게이트에 도착했다.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해서 식사를 할 요량으로 수안독 게이트를 통해 성 안으로 들어온다.
골목길에서 한 로컬 식당을 발견했다.
메뉴판 사진으로 보이는 팟타이(Pad thai)가 먹음직스럽다. 팟타이는 태국의 볶음국수. 베트남에 쌀국수가 있다면 태국은 팟타이다. 가격도 40밧으로 나쁘지 않다. 태국에 와서 처음으로 먹는 팟타이다. 나름 깔끔하고 맛도 나쁘지 않다. 태국도 양이 적다. 두 그릇 시키기는 뭐해서 하나를 시켜서 먹긴 하는데 먹고 나도 항상 뭔가 허전하다.
아침 식사 시간을 넘긴 식당은 한가하다. 내 뒤를 따라서 중국인 처자 2명이 들어와서 내 앞에 앉는다. 아무리 봐도 중국인 처자들의 패션 스타일은 매우 한국스럽다. 좀 떨어져서 보면 중국 처자들인지 한국 처자들인지 구분이 안 간다.
치앙마이 구시가지 골목길
이제는 구시가지의 남쪽 골목길을 걷는다.
지난번 치앙마이에 왔을 때 숙소는 구시가지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북쪽 지역을 주로 다녔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든 골목길은 항상 반갑고 정겹다. 루앙프라방 구시가지의 골목길보다는 덜 깔끔하지만 오히려 생활의 때가 끼여 있어서 더 정겹다. 역시 골목길은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남쪽에 예쁜 골목과 집들이 많다. 갈색의 나무집이 이곳의 전통가옥인가 보다. 덥고 습한 곳이라 2층 가옥의 경우 1층은 창고 등의 용도로, 2층이 주된 생활공간으로 보인다.
일부러 찾아다니는 면도 있지만 골목길이 여기저기 복잡하게 나 있다. 열대국가의 골목길답게 울창한 수풀에 둘러싸인 듯하다. 담장을 훌쩍 넘은 야자수들이 여기가 열대임을 여실히 알려준다.
팡콘 커피(Pangkhon Coffee)
걷다 보니 남쪽 케이트 근처에 팡콘(Pangkhon)이라는 커피점이 보인다. 도이창(Doi Chaang) 커피처럼 태국의 유명한 커피 브랜드 중의 하나란다. 여기도 도이창 카페처럼 자체 브랜드의 원두를 팔고 있다.
한국 여행객들도 많이 찾아오나 보다.
창문에 한글로 "매일 새벽 최상급 원두를 정성껏 로스팅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카페는 도이창 카페처럼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예쁘게 꾸며져 있다. 무엇보다도 에어컨이 빵빵해서 맘에 든다. 더운 열대지방의 산책길에 오하시스 같은 곳이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커피 맛은 잘 모르지만 살짝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치앙마이 마사지 숍
예전에 자주 갔던 마사지 숍도 가본다.
가게는 그대로인데 주인은 바뀌었다. 지금 있는 여주인에게 물어보니 바뀐 지 꽤 되었단다. 그냥 나오기가 뭐해서 그 여주인에게 마사지를 받는데 잘 한다. 시간당 200밧이다.
이곳은 골목 안에 있는 작은 마사지 숍. 예전에 묵었던 숙소 사장에게 물어서 찾아왔던 곳이다. 그때도 동남아 여행을 2달 정도 했는데 그 첫 도시가 이곳 치앙마이였다. 첫 도시에서는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서 쉬엄쉬엄 현지 적응을 하면서 항상 몸을 풀어준다. 일종의 워밍업인 셈인데, 중국이나 태국과 같이 마사지가 유명한 곳에서는 마사지도 열심히 받는다. 그때도 마사지를 매일 받았었다. 때론 오전, 오후 두 번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덕분에 사장과 많이 친해졌었다. 다시 보면 무척이나 반가웠을 터인데 아쉽다.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마사지 숍은 시설은 좋지만 가격은 비싸면서도 오히려 마사지 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체 관광객이 많이 가는 곳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현지인들이 가는 곳이 시설은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이나 실력이 월등이 낫다.
관광객들도 많이 가면서 실력도 괜찮은 곳이 있다. 다만 일찍 가거나 예약을 필히 해야 한다. 바로 여자 교도소 마사지센터(Women's Massage Center By Ex-Prisoner)이다. 여자 교도소에서 직업 교육으로 마사지를 배운 여성들이 하는 곳이다. 교도소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 시설도 깔끔하고 열심히 해준다.
어제 숙소 직원이 북문 쪽에 나이트 식당가를 추천했었다.
저녁에 산책 겸 그곳을 가본다.
한참을 걸어가니 도로변에 먹자거리가 나온다. 그런데 생각만큼 크지도 않고 먹을거리도 다양하지도 않다. 그나마 숙소에서 가깝다면 자주 오겠지만 거리가 있는지라 다시 올 것 같지는 않다.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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