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소서, 이들처럼 from 터키 괴레메(Göreme)
이른 아침에 일어났다.
밖이 소란하기에 창밖을 보니 열기구가 떠 있다. 분명 하늘은 흐린데 바람이 없나 보다. 6시 조금 지난 시각. 지금 막 뜨기 시작했을 게다. 서둘러 옷을 차려입고 일몰 포인트로 달려간다. 쉬엄쉬엄 한가하게 갈 때는 가까운 것 같은데 급하게 가려니 멀기도 멀고 힘도 든다.
언덕에 올라서니 하늘 저편으로 수많은 열기구들이 괴레메(Göreme)의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떠 있다. 괴레메를 떠나는 날 열기구가 나는 모습을 제대로 본다. 그냥 보내기가 아쉬웠나 보다. 언덕 위에서 보는 모습도 이렇게 좋은데 타고 있는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
언덕 위에서 터키 현지인으로 보이는 한쌍의 신부와 신랑이 열기구를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고 있다.
간혹 중국인 커플들이 이곳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것은 봤지만 현지인은 처음이다. 날도 제대로 잡았다. 하늘의 축복이다. 그간 날이 좋지 않아서 다들 허탕을 쳤는데. 그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웨딩드레스와 제비양복을 갖춰 입은 예비 신랑신부의 미소와 그 뒤로 날리는 열기구의 모습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특히, 신부의 하얀 드레스가 카파도키아의 노랗고 빨간 토질의 색깔과 너무도 잘 어울린다. 각양각색의 애드벌룬의 색깔과도. 마치 그들을 축복하기 위해 날리는 풍선 같다.
마주 보고 있는 신부와 신랑의 수줍고 환한 미소를 보고 있으려니 저들처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소서. 이들처럼.
from 터키 괴레메
이렇게 쓰고 이들의 사진을 담은 한 통의 엽서를 날린다. 카톡으로...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괴레메를 떠나는 마지막 날.
좋은 선물을 받고 간다.
벌룬도 감사한데 아름다운 신랑신부의 환한 미소까지.
저녁 11시 버스를 탔다.
네브세히르(Nevşehir) 지나갈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 내리는 카파도키아를 뒤로 하고 이제 터키 남쪽, 지중해안의 한 도시인 안탈리아(Antalya)로 간다.
by 경계넘기.
'세계 일주 여행 > 터키(Turky, 튀르키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D+155, 터키 안탈리아 2: 지중해의 파란 바다와 푸른 하늘(20190418) (0) | 2020.08.20 |
---|---|
D+154, 터키 안탈리아 1: 안탈리아의 지중해와 올드시티(20190417) (0) | 2020.08.20 |
D+152, 터키 괴레메 7: 붉게 물든 로즈 밸리(Rose Valley)(20190415) (0) | 2020.08.19 |
D+151, 터키 괴레메 6: 도자기의 도시, 아바노스(Avanos)(20190414) (0) | 2020.08.19 |
D+150, 터키 괴레메 5: 그린 투어-데린쿠유, 셀리메 수도원, 으흘라라 계곡(20190413) (0) | 2020.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