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콩(Mekong) 강변 산책
문명을 일으켰던 강들은 왜 이리 탁할까?
황하가 그렇고 이곳 메콩강도 그렇다. 이집트의 나일강(Nile River) 그리고 이라크의 티그리스강(Tigri River)과 유프라테스강(Euphrates River)은 아직 못 봤지만 궁금하다. 이번 여행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강변 식당에서 나와서 동네 한 바퀴를 한다.
숙소가 유적지 중심에 있어서 시끄럽지 않고 고즈넉해서 좋다. 여행자거리라고 할 수 있는 조마 베이커리 뒤편은 조금 시끄럽고 부산스럽다면 유적지인 이곳은 거리도 예쁘고 조용하고 고즈넉하다.
겨울 건기의 메콩강(Mekong River)은 여름 우기보다 확실히 잔잔하다.
수위가 낮아 강변도 많이 드러난다.
탁한 강물도 조금은 더 엷어진 듯하다.
우기의 메콩강은 붉은 황하의 색깔과 너무도 비슷했다.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한 메콩강은 중국 윈난성을 가로 질러 미얀마와 중국, 태국과 라오스의 국경을 이루다가 라오스 내륙으로 꺾어 들어와 이곳에 이른다. 동남아 국가들의 젖줄 메콩강이 건기의 잔잔한 물살 속에서도 빠르게 흐른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서일 게다.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가다 남칸강(Nam Khan River)으로 접어든다.
남칸강은 메콩강의 작은 지류.
전체 도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루앙프라방은 두 강, 메콩강과 남칸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있다. 우리로 치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경기도 양수리에 해당한다. 양수리에서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새로운 이름 한강이 되지만, 이곳에서는 메콩강과 남칸강이 만나서 남칸강은 그 이름을 잃는다.

메콩강과 남칸강이 만나는 합수머리 강변에 고급 레스토랑 겸 카페가 있다.
예전에 이곳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곤 했다. 이번에는 성수기라 그런지 사람이 많다. 비수기에는 식사 때 외에는 한산해서 맥주 한 병 시켜놓고 죽치고 있기 좋았다.

지금은 레스토랑 밑으로 남칸강을 건너는 대나무 다리(Bamboo Bridge)가 놓여 있다.
3년 전 여름에는 보지 못했다. 아마도 강물 수위가 올라가는 우기에는 없앴다가 건기에만 만들어 놓나 보다.

원래 남칸강의 명물 대나무 다리는 이곳이 아니고 조금 더 올라가는 곳에 있다. 여름 우기에 왔을 때 찾다가 못 찾은 다리인데 이번에는 그곳에도 있다. 역시 건기에만 놓나 보다.
두 다리 모두 입장료를 받고 있다. 다리 건너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돈까지 내가며 다리를 건너고 싶지는 않다. 강 위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남칸강변을 따라 걷는 길은 예쁘다.
반대쪽 메콩강변이 식당이나 카페, 상점들로 북적인다면 이쪽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강변길로 난 앙증맞고 고풍스런 건물들과 그 건물들 사이로 난 골목들이 예쁜 곳이다.





남칸강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강변마을 안쪽에 유토피아라는 카페가 나온다.
초기 서양 애들에게 유명세를 타다 요즘은 너나없이 가는 곳이다. 남칸강이 바라보이는 곳에 테라스를 만들어 죽치고 있기 좋게 만들어져 있다. 다시 가보니 내부 인테리어가 좀 바뀌었지만 여전히 사람은 많다.



맥주 한 잔 할까 하다가 그냥 돌아선다.
좀 전에 발견한 나의 아지트가 훨씬 풍경도 좋고 조용하다.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간다.
남칸강을 지나 메콩강으로,
그 탁한 흐름 속으로.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