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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077, 말레이시아 페낭 5-2: 페낭의 골목길 산책 2 – 숨은 그림 찾기, 페낭의 거리 미술(Street Art)

경계넘기 2021. 7. 9. 14:24

 

페낭의 골목길 산책 2 숨은 그림 찾기, 페낭의 거리 미술(Street Art)

 

 

페낭(Penang)의 골목길 산책에는 또 하나의 매력이 있다.

골목길 곳곳에 숨은 그림 찾기다.

 

페낭의 조지타운(Gorge Town)은 벽화 도시이기도 하다. 구시가지 골목길 곳곳이 거리 예술(Street Art)을 위한 공간이다. 골목골목 독특하고, 예쁘고, 해학적인 벽화 또는 그라피티(graffiti)가 많아서 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페낭을 유명하게 만든 대표적인 벽화들이 있다.

 

이들 벽화들은 구시가지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구글 지도에도 나오니 이곳들을 연결해 찾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구시가지 골목길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다. 아니면 나처럼 그냥 정처 없이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것도 마치 건빵 먹다가 별사탕을 먹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유명 벽화가 있는 근처까지만 갔다면 벽화를 찾는 일은 쉽다.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만 가면 된다. 벽화를 구경하는 사람들인데 벽화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서 길게 줄을 선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런 곳은 가장 우선해서 일찍 가는 게 좋다. 유명 벽화가 있는 골목길 주변에는 다른 벽화들도 많이 있어서 이들을 중심으로 구시가지 곳곳에 벽화 거리가 형성된다.

 

 

자전거 타는 아이들(Kids on bicycle)

 

 

 

이들 중 가장 대표적인 벽화가 자전거 타는 아이들(Kids on bicycle)’이다.

 

페낭의 유명한 벽화들은 실제 사물과 벽면의 그림을 절묘하게 결합해서 그린 작품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자전거 타는 아이들. 조지타운의 가장 유명한 거리들 중 하나인 아르메니안 거리(Armenian Street)에 있다.

 

오래된 실제 자전거를 세우고 자전거 위의 아이들의 모습은 벽면에 그림으로 그렸다. 2차원과 3차원이 잘 조화되어 입체감과 생동감이 살아난다. 회화적 아름다움은 물론이다. 특히 얼룩진 회색빛의 담벼락이 훌륭한 배경이 된다. 일종의 트릭 아트(trick art).

 

 

 

이 벽화 옆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으면 생동감 나는 트릭 아트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자전거를 타려고 펄쩍 뛰거나 매달려 가는 모습이라든지. 덕분에 가장 줄이 긴 벽화다. 사람 없는 벽화를 찍기가 쉽지 않다.

 

 

 

이 작품은 어니스트 자카레빅(Ernest Zacharevic)이라는 리투아니아 출신의 유명한 거리 예술가가 2012년 조지타운 축제(George Town festival) 때 그렸다고 한다. 조지타운을 벽화도시로 만든 일등 공신이라고 한다. 이런 벽화를 그린 화가에게도 저작권료라도 가는지 궁금해진다.

 

 

오토바이 탄 소년(Boy on Motorbike)

 

 

 

그가 그린 또 다른 작품 하나가 있다.

 

아르메니아 거리 한 블록 위에 있는 오토바이 탄 소년(Boy on Motorbike)’이다. 이 벽화 역시 일종의 트릭 아트로 실물 오토아이를 놓고 그 위 벽면에 소년을 그려서 놓았다. 오랜 세월이 깃든 문과 담장이 훌륭한 배경이 되는 그림이다.

 

 

 

같은 골목 담장에도 이소룡을 그림 벽화와 공룡을 끌고 가는 아이의 벽화도 있으니 함께 감상하면 좋을 게다. 유모가 깃든 작품들이다.

 

 

 

 

그네 타는 남매(Brother and Sister on a Swing)

 

 

 

어니스트 자카레빅 스타일의 또 다른 유명한 벽화가 있다.

 

그네 타는 남매(Brother and Sister on a Swing)’가 그것인데 농아인 현지인 예술가 Louis Gan이 그렸다고 한다. 실제 그네를 설치하고 그네를 타는 어린 남매는 벽면에 그린 그림이다. 두 아이의 즐거운 표정이 생생하게 표현되었다.

 

벽화의 위치는 부두 창고를 문화 공간으로 바꾼 제티 35(35@Jetty, 潮人居) 뒷골목 입구 옆에 있다. 벽화를 구경하고 제티 35도 둘러보면 좋을 게다.

 

 

 

근처에 포장마차의 할머니와 아이들을 그린 그림도 있는데 얼룩진 회색빛 벽면에 그려서 컬러 수묵화의 느낌이 난다. 따뜻한 정서도 느껴지고.

 

 

 

이들 몇몇 유명한 벽화들은 티셔츠나 우편엽서, 컵 등의 도안으로 그려져 페낭 곳곳의 기념품 가게에서 팔리고 있다.

 

페낭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적 상징이다. 잘 그린 몇몇 벽화들이 도시의 품격도 높이고, 도시의 경제 활동도 활성화시킨다. 개발 한다고 무조건 싹 다 부셔버리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잘 보여준다.

 

 

 

독특한 양식의 벽화들도 많이 본다.

 

검은 철선을 이용해서 만든 그림이다. 철선을 이용해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 벽면에 부착한 것인데 다소 해학적이고 유머러스한 그림이 많다.

 

 

 

대형 벽화도 있다.

 

2, 3층 높이의 넓은 벽면에 그린 벽화다. 매우 큰 그림이라 조금 떨어져서 봐야할 정도로 웅장하다. 다양한 방식의 벽화가 있는데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노 젓는 뱃사공그림이다. 터번을 두른 노인의 모습이 인도인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좁은 골목에 큰 벽화가 있는 경우에는 카메라에 잘 담기지도 않는다.

 

 

 

건물이나 골목 한 귀퉁이에 살짝 포인트를 주거나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서 건물과 골목을 특색 있게 만드는 벽화도 있다. 이런 작은 거리 미술 하나가 칙칙한 골목을 유쾌하게 만들고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물론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린 전형적인 그라피티들도 많다. 폐허가 된 듯한 황량하고 무서운 골목을 기분 좋고 유쾌하게 만드는 그라피티도 있다.

 

 

 

골목길을 산책하다 우연히 만나든,

목적을 가지고 찾아다니든,

곳곳에서 만나는 벽화가 숨은 그림 찾기와 같은 재미를 더한다.

 

그래서 페낭의 골목길 산책은 또 다른 미술관 산책이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