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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이집트(Egypt)

D+271, 이집트 다합 1 : 드디어 다합(Dahab) (20190812)

경계넘기 2023. 6. 20. 21:26

 

 

드디어 다합(Dahab)

 

 

새벽 140분에 이집트 샴엘 쉐이크(Sharm El Sheikh) 공항에 도착했다.

 

아직 다합은 아니다. 다합은 이곳에서 택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더 가야 한다. 이곳에서 다합으로 가는 방법은 택시가 거의 유일하다. 다른 대중교통 편으로는 이곳에서 샴엘 시내로 나가서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이 택시뿐이다. 당연히 바가지가 심하다고 한다.

 

다합에는 다이빙에 미치다라는 카카오 단톡방이 있다.

 

다합에 있거나 다합에 가려는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다. 이 단톡방에서 택시 쉐어를 많이들 구한다. 혼자 들어가면 비싸니까 한 사람이 택시를 예약하고 동승할 사람을 모으는 식이다. 다행히 며칠 전에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일행이 동승자를 구하고 있어서 같이 가기로 했다.

 

비행기에 내리면서 보니 한국인 남자분이 보인다.

 

이름을 물어보니 맞다. 택시 한번 동승하는 거지만 새로운 나라의 첫 관문에서 동행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우리 말고도 2명이 더 있어서 모두 4명이 택시를 타고 갈 예정인데 한 명이 1시간 뒤에 오는 비행기로 오기 때문에 조금 기다리기로 한다. 샴엘 공항에서 다합 들어가는 예약 택시가 450파운드이니 한 사람 당 110파운드면 다합에 들어갈 수 있다.

 

ATM에서 돈이 나오지 않는다.

 

어차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천천히 입국 수속을 밟는다. 먼저 비자 파는 창구 옆에 있는 ATM에서 돈을 인출하려는데 돈은 나오지 않고 카드만 나온다. 이집트에서는 간혹 통장에서는 인출되었다고 하는데 ATM에서는 돈이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여행 블로그에서 읽었다. 걱정이 아니 될 수 없다. 직원을 찾아 확인을 하려 했으나 ATM을 관리하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 돈을 날리나 걱정을 했는데 나중에 와서 통장을 확인하니 다행히 돈은 인출되지 않았다. 옆에 ATM이 하나 더 있어서 시도하니 돈이 나온다. 일단 3천 파운드를 인출했다.

 

이집트 도착비자는 달러나 유로로만 받는다.

 

비자 가격은 25달러다. 기간은 한 달. 창구에서 25달러를 주면 비자 스티커를 준다. 입국 심사는 금방 끝났다. 내 경우에는 짐 검사가 금방 끝났는데, 같이 택시를 동승하기로 한 다른 일행 둘은 검역관이 일일이 캐리어를 열어 확인한다. 짐 검사 하느라 줄을 서 있는데 우리 앞에도 한 한국인 여성여행객이 있다. 우리랑 같은 택시를 타는 것은 아니고 아침에 친구가 이곳 공항으로 마중 나온다고 했단다.

 

입국 심사를 끝내고 유심을 산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 바로 앞에 유심 파는 가게가 있다. 보다 폰과 오렌지 폰이 있는데 다합에는 보다 폰 가게만 있다고 해서 보다 폰을 산다. 혹시 문제가 생기거나 충전을 더 할 때를 대비해서다. 참고로 유심은 다합보다 공항이 훨씬 싸다고 모두들 공항에서 사가지고 오라고 한다.

 

유심까지 사고 나서 우리 한국인 일행들은 다른 한국인 한 분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침 택시를 같이 타기로 한 한 분이 비행기로 온 분이 아니라 다합에서 비자 연장을 위해 이곳에 온 사람이었다. 이미 한 달 정도 다합에 있다고 하는데 그분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해 주었다. 일종의 사전 설명회라고나 할까.

 

 

 

마지막 한 분이 나와서 새벽 345분에 택시를 타고 다합으로 이동한다.

 

택시의 어두운 창밖으로 황량한 산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늘을 쳐다보니 불빛이 없어서 별이 많이 보인다. 간만에 보는 별들이다. 한참을 가다보니 점차 별빛이 약해지는 것을 느낀다. 눈을 돌려보니 저 너머에 동이 트는 것이 보인다. 다합에 도착할 무렵에는 완전히 동이 텄다. 다합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455. 한 시간 10분 정도 걸렸다. 겨우 그 시간에 깜깜했다가 동이 텄다. 그래도 훤하니 숙소 찾기는 수월하다. 더욱이 다합에 있었던 친구가 내릴 곳을 일일이 잘 알려주어서 바로 예약했던 숙소 앞에 내린다.

 

공항에서 유심을 끼우니 숙소로부터 카톡이 왔다.

 

2번 침대를 사용하면 되니 일단 자고 아침 9시 이후에 체크인을 하자는 내용이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내 침대가 비어 있다. 모두를 자고 있으니 씻는 것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나 역시 바로 잠을 청한다. 이스탄불에서 비행기 놓칠 뻔한 것만 빼면 무난히 다합에 도착했다.

 

오전에 일어나서 룸메이트들과 인사를 하고, 체크인을 한다. 하루 숙박비는 80파운드. 현재 1파운드가 75원이니 6천원이다. 싸다. 방도 깔끔하고. 부엌이 없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프리다이빙 강습도 끊는다.

 

일단 1단계를 끊어 본다. 1단계는 하루 교육으로 이론과 간단한 실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은 싸지 않아서 75유로. 하루 3시간 정도의 교육에 10만원 돈이다. 원래는 1, 2단계를 같이 하려 했으나 프리다이빙에는 도수가 들어간 물안경이 없다고 해서 일단 1단계만 해 보기로. 눈도 잘 안 보이는데 프리다이빙을 할 수는 없지 않는가!

 

20살 룸메이트와 아점을 먹으러 나간다.

 

친구가 다합 중심가를 안내해 준다. 20분 정도 걸었는데도 온몸이 땀이다. 너무 덥다. 어제 자면서 모기를 걱정했는데 안 물렸다고 하니 이 친구 말이 너무 더워서 지금 모기가 없단다. 생각해 보니 모기도 너무 더우면 사라져서 동남아도 오히려 여름에 다니면 모기 걱정을 덜었다. 듣던 중 반가운 말이다.

 

 

 

다합의 첫인상은 좀 부산스럽다.

 

해변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다 차지하고 있어서 해변이 대부분 가려져 있다. 제대로 난개발. 20분 정도의 걸음으로는 다합 해변의 자연적인 멋을 볼 수가 없다. 식사는 숙소 근처의 중국집. 탕수육 밥을 먹었는데 85파운드에 나쁘지 않은 맛이다. 자주 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숙소로 오면서 맥주 2캔 사들고 와서 마신다. 맥주는 대략 2천 원 안팎이다. 확실히 유럽보다는 비싸다. 맥주를 덜 마셔야 하는데 더운 나라인지라 쉽지가 않을 것 같다.

 

 

 

저녁에는 새로 온 룸메이트 대영씨와 나간다.

 

같은 중국집. 이번에는 볶음밥을 먹는다. 이번에도 맥주 사들고 들어온다. 다합은 저녁에 습도가 올라오는 것 같다. 오히려 더 더운 느낌. 더우니까 에어컨이 있는 숙소가 제일 좋다.

 

 

 

숙소는 한국인 프리다이빙 강사가 강습소와 같이 운영하는 도미토리 숙소다.

 

숙박하는 사람은 모두 한국인들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인 것 같다. 한국인 전용숙소에서 숙박하는 것 말이다. 한국인들만 있어서 편한 것도 있고, 또 불편한 것도 있고 그렇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편한 것이 더 많은 듯.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