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이집트(Egypt)

D+283, 이집트 다합 4: 다합(Dahab)의 일상 (20190824)

경계넘기 2023. 6. 27. 23:50

 

다합(Dahab)의 일상

 

 

다합(Dahab)에 온 지도 열흘이 훌쩍 넘었다.

 

정확히 열흘 전 첫 프리다이빙 수업을 받고 나서 아직까지 프리다이빙 수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퀄라이징이 전혀 되지 않아서 일단 이퀄라이징 연습을 하고 있다. 이퀄라이징이 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의 수업이 의미가 없다. 어느 정도 이퀄라이징 연습이 된 다음에 다음 단계의 수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대신 수영 강습을 받고 있다.

 

며칠 전에 다합 여행자 카톡방에서 수영 강습 광고가 나왔다. 한국인 배낭여행자인데 예전에 한국에서 수영 강습을 했었다고 한다. 다합이 한국인 천지인지라 가격이 싸지 않다. 나처럼 다합에서 수영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수영을 배우면서 쉬엄쉬엄 프라다이빙 강사가 준 동영상을 보면서 이퀄라이징 연습도 한다.

 

 

 

, 숙소도 옮겼다.

 

이집트 다합에서는 한 달 정도 지낼 예정이다. 프리다이빙과 수영 강습도 받지만 어차피 여름 성수기를 이곳에서 보내려고 한다. 한 달 정도 지내려면 아무래도 도미토리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묵고 있는 도미토리 숙소를 연기하려고 해도 예약이 다 차서 더 있을 수도 없었다. 며칠 전 같은 도미토리에 묵었던 혜정이라는 친구가 먼저 방을 얻어 나갔다가 같이 쉐어하던 친구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방이 나온다고 연락을 주었다. 방이 2개인 일반 주택이었다.

 

덕분에 지금은 평온한 다합에서의 일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해변을 산책한다.

 

음악도 들으면서. 이때가 그나마 거닐어도 괜찮은 때다. 아침 햇살도 강렬하긴 마찬가지지만 요즘 다합에는 바람이 불어서 걸으면 시원하다. 저녁에 밀려왔던 습도도 아침에는 사라지고 없다.

 

수영 연습을 하기 전에는 이렇게 걷다가 맘에 드는 카페가 보이면 커피 한 잔 하곤 했다. 때론 아침 식사를 하기도 하고. 이른 아침이라 손님이 없어서 마치 내가 카페 전체를 전세 낸 기분이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조용한 파란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평온하고 좋을 수가 없다.

 

 

 

요즘은 수영을 연습하느라 산책하는 도중에는 카페를 들리지는 않는다.

 

수영 연습을 하는 해변 카페에서 겸사겸사 아침을 하기 때문이다. 카페 선베드에서 아침과 커피 한 잔을 하면서 수영 연습을 오전 내내 한다. 때론 오후에 걸쳐서. 바다에서 나와서 젖은 채로 선베드에 누우면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잠이 절로 오기도 하는데. 음악도 들으면서 그렇게 누워있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빨리 간다.

 

 

 

하지만 오후에 들어서면 바다에도 카페에도 사람이 많아진다. 내가 주로 애용하는 카페에는 특히나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좀 불편해진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한, 두 명 만나는 한국인은 반갑지만 이렇게 매일 떼로 만나면 글쎄다.

 

오후 한, 두 시쯤에는 맥주를 사들고 집으로 향한다.

 

항상 맥주 2캔 정도를 산다. 집에 들어가면 우선 샤워를 하고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맥주를 마신다. 수영이 전신 운동이기는 한가 보다. 반나절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오면 온몸이 노곤해진다. 맥주의 취기와 함께. 그러면 잠시 낮잠을 즐긴다. 이렇게 하면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이 된다. , 그렇게 열심히 사는 것도 아닌데 시간은 참 빨리도 간다.

 

 

 

오늘은 오후 2시에 수영 강습이 있다.

 

수영 연습하던 제이스 카페 앞바다에서 강습을 받는 카페로 자리를 옮긴다. 오전 내내 연습하고 다시 강습을 하려니 힘이 든다.

 

오늘은 또 이 집의 원래 호스트였던 친구들이 한국에 들어가는 날이다.

 

저녁을 먹자고 카톡이 날라 왔다. 일본 식당을 갔는데 해가 뉘역뉘역 지는 이 시간에는 습도가 올라와서 낮보다 더 더운 것 같다. 그래도 낮에는 그늘에 들어가면 버틸 만 하다. 집으로 돌아와서 이 친구들을 보낸다. 여행 중에 같이 하던 사람을 한국으로 보내면 기분이 싱숭생숭해진다. 2, 3일 정도 밖에 보진 않았지만 그 사이 정이 들었나 보다.

 

오늘부터 나와 혜정이만이 이 집에서 산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