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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이야기 24: 특성 셋, 시민사회의 의사 결정은 상향식(bottom-up)이어야 한다 (20230510-6)

경계넘기 2024. 5. 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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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셋, 시민사회의 의사 결정은 상향식(bottom-up)이어야 한다

 

 

중학교 팀의 공무원 출신 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눈다.

 

쌤이 대학 팀 프로젝트에 대한 나름의 계획을 갖고 계시지 않나요?”

대충 가지고는 있지요

그럼 그냥 쌤이 끌고 가시죠. 그게 낫지 않을까요? 그게 가장 효과적일 것 같은데요.”

“........”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는 조직 운영이 상향식(bottom-up)이어야 한다.

 

 

 

자원봉사 활동을 포함하는 시민사회, 즉 제3섹터(the 3rd Sector)는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와 운영 체계가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상향식(bottom-up)이어야 한다. 반면에 성과, 즉 효율성을 강조하는 제1섹터(공공부문 또는 정부영역)과 제2섹터(민간부문 또는 기업영역)에서는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하향식(top-down) 방식이 일반적인 경우가 많다.

 

시민사회에서 상향식 방식이 중요한 이유는 시민사회가 구성원들의 순수한 열정과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또는 ngo로 대표되는 시민사회는 구성원 하나하나의 생각과 의지를 이끌어내고 그걸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능력이 가장 필요하다. 그래야만 구성원들의 뜨거운 열정과 자발적인 참여를 제대로 이끌어내고 지속시킬 수 있다.

 

어떤 시민사회 조직에서 누군가 혹은 소수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그들의 지시나 명령에 따라서 일을 해야 한다면 그런 조직에서 어느 구성원이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을까? 정부 영역(1섹터)이나 기업 영역(2섹터)이라면 구성원들에게 권력(직위)과 돈(급여)를 통해서 이를 상쇄해주지만 자발적인 참여와 순수한 의도로 모인 집단에서는 이와 같은 요인이 없다. 따라서 의사결정이 하향식으로 이뤄지는 시민사회 조직에서는 반드시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열정과 순수성이 클수록 갈등도 더 크게 일어난다.

 

실례로 오랜 역사를 가진 많은 시민단체들이 사라지거나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들 중 대표적인 것이 조직 자체가 관료화되면서 하향식, 즉 권위주의 방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유기동물 구호단체 카라(KARA)’의 사태도 특정인에 의한 독단적 의사결정과 운영이 내부 갈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도 당연히 상향식이어야 한다.

 

우리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도 대표적인 시민사회 영역의 조직이다. 봉사활동 자체가 순수한 목적과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시민사회의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다. 따라서 이곳에서의 의사결정이나 운영도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누군가에 의해 주도되는 경우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봉사단원들의 순수한 열정과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는 없다.

 

상향식이어야 하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단기적인 일이라고 한다면 누군가가 계획을 짜고 하향식으로 업무를 분담시켜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효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일이라면 필연적으로 한계에 부딪친다. 임의로 할당된 업무들이 구성원 개인의 의지나 능력에 제대로 부합될 리 없기 때문이다. 일을 할수록 부담감은 커지고, 구성원 개인의 책임 의식은 약해진다.

 

 

 

 

우리 프로젝트 대학 팀은 더욱 상향식을 필요가 있다.

 

앞서 공무원 출신 쌤과의 이야기에서처럼 경험이 없는 단원들이 많기 때문에 경험 있는 누군가에 의해 주도적으로(하향식으로) 운영되는 게 맞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일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불만과 갈등이 더 커진다. 경험자는 하향식으로 업무가 주어지더라도 사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에서 업무를 조율한다. 아울러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불만이나 스트레스도 덜하다. 반면에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업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처음에야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에 부치고, 책임져야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우리는 해외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앞으로 10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활동을 해야 한다. 고립된 공간에서의 10개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마치 군대처럼 고립된 공간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불만과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우리 팀의 경우는 더욱 단원 스스로가 자신의 일을 만들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일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어려운 일에 부딪치더라도 자신이 만들고 결정한 일이기에 최대한 회피하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할 수 있다. 힘에 부치더라도 최소한 남 탓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원 간의 갈등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 더욱이 이럴 때 다른 단원 쌤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팀워크는 더욱 단단해진다.

 

 

 

 

사실 모든 영역에서 상향식이 하향식보다 우월하다.

 

 

 

상향식 방식에 대해 조금 부연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여기까지만 설명을 하면 상향식 방식이 마치 시민사회에서만 통용되는 방식으로만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향식 방식이 진정한 민주적 방식이다(1섹터).

 

사실 하향식은 권위주의적 방식에 가깝다. 독재나 권위주의 체제일수록 모든 결정은 권력을 독점한 하나 또는 소수의 정점에서 내려온다. 따라서 결정과 전파가 엄청 빠르고 그만큼 효율적으로 보인다. 반면에 민주적 방식인 상향식 방식은 엄청 느리고 그만큼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적 방식이 국민의 의사를 가장 잘 반영하는 과정이다. 이의 대표적인 모습이 국민이 선출한 대표, 즉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하는 의정활동이다.

 

선도적 기업은 상향식 방식으로 운영한다(2섹터).

 

기업도 후발 주자들이나 하향식 방식을 취하지 선도 기업들은 결코 하향식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후발 주자들은 선발 주자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가면 된다. 좌우 볼 것 없이 앞선 주자를 죽자 살자 쫓아가는 게 최선일 수 있다. 이런 경우 상향식 방식이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 반면에 선도 기업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번득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기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 창의적이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창의성은 구성원 개개인의 의견과 생각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는 조직에서 나온다. 선도 기업이 상향식 방식을 취하는 이유다.

 

 

 

 

교육적으로도 상향식 방식이 중요하다.

 

코이카 자원봉사 활동은 명목적으로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당연히 수혜국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참여한 봉사단원들의 교육적 의미다. 해외봉사에 참여하는 봉사단원, 특히 젊은 친구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ODA나 해외봉사 등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파견국가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다. 수혜국의 효과만을 높이기 위해 국가가 돈을 들여 자원봉사자들을 해외에 파견하는 것이 아니란 의미다.

 

배우려면 제대로 배워야 한다.

 

시민사회 활동으로서 봉사활동을 한다면 시민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상향식부터 제대로 배우고 익혀야 한다. 상향식은 해외봉사에서 특히 중요하다. 그 이유는 상향식 방식에서는 현지 수혜자들도 자연스럽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커뮤니티 사업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하향식에서는 현지 수혜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틈이 없다.

 

우리 단원들 역시 상향식 방식을 통해서 해외봉사에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 단원들 간 서로 토의하고 협의하고 때론 치열하게 논의하는 과정 모두가 중요한 교육이고 경험이다. 그 과정이 때론 힘들고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우리 팀에는 20~30대의 젊은 단원들이 있다.

이들에게 이 귀한 교육의 기회를 뺏을 수는 없다.

 

다음 글에 이어서.......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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