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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이야기 22: 특성 하나, 커뮤니티는 일반 봉사와 접근 방법이 확연히 다르다 (20230510-4)

경계넘기 2024. 5. 23. 22:07

 

Koica 이야기 21: 우리의 상황이 그렇게 녹녹치가 않다......, 나의 포지셔닝

 

Koica 이야기 21: 우리의 상황이 그렇게 녹녹치가 않다......, 나의 포지셔닝 (20230510-3)

우리의 상황이 그렇게 녹녹치가 않다  이전 글에서 용감한(?) 기획서의 탄생 과정을 읊었다.  기획서의 책임을 다른 단원 쌤들의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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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커뮤니티는 일반 봉사와 접근 방법이 확연히 다르다

 

 

중학교 팀의 공무원 출신 쌤과 프로젝트 관련 이야기를 한다.

 

대학 팀은 아직 프로그램 기획이 안 나왔나보죠?”

그렇죠. 거의 다시 만들어야 하니까

뭘 그렇게 어렵게 해요. 우리는 교안 작업 중인데

그러게요......”

 

중학교 팀과 초등학교 팀은 교육 사업만 있다.

 

중학교나 초등학교는 기후환경의 경각심을 높이는 교육이 주된 사업이다. 여기에 성과 지표로 잡혀 있는 말하기 대회나 그림 대회 등의 이벤트성 사업을 살짝 집어넣으면 된다. 그러니 밑그림, 즉 기획 작업 없이 바로 교안 작업과 같은 세부내용으로 들어가면 된다.

 

대학 팀에는 교육 외에 커뮤니티 사업이 있다.

 

코이카, 직접적으로는 PMC가 부여한 대학 팀의 성과 지표에는 교육과 함께 커뮤니티 사업이 있다. 대학 내에 기후환경 관련 지역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이다. , , 고에 파견된 팀들에는 커뮤니티 사업이 없다.

 

 

 

 

커뮤니티 사업은 일반 자원봉사 사업과 기본 성격이 완연히 다르다.

 

 

 

일반 자원봉사 사업은 봉사자가 주체’, 수혜자가 객체가 되는 활동이다.

 

교육, 홍보, 캠페인 등등, 이런 일반적인 자원봉사 사업은 일반적으로 봉사자가 주체가 되고, 수혜자가 객체가 되는 활동들이다. 수혜자는 기본적으로 수혜를 받는, 즉 수동적인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 능동적으로 참여하더라도 단편적인 활동에 국한된다. 따라서 봉사자는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수행하면 된다.

 

반면에 커뮤니티 사업은 커뮤니티 구성원이 주체가 되는 활동이다.

 

커뮤니티는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주체가 돼서 활동을 하는 조직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커뮤니티 사업은 수혜자인 구성원을 또 다른 봉사자’, 즉 커뮤니티의 주체로 만드는 작업이다. 커뮤니티 활동에서 우리 단원들은 주체가 아니라 동료또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 교육과 홍보 활동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커뮤니티 활동이라면 우리 단원들이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구성원들 스스로가 다른 대상자들에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지 커뮤니티를 만든다면서 외부 사람들이 주체적 역할을 한다면 그건 결코 현지 커뮤니티라고 할 수 없다.

 

 

 

 

커뮤니티 사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위한 교육과 멘토링 프로그램

 

커뮤니티란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련 지식과 경험이 없다면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서는 열정적인 구성원을 모집함은 물론이고. 이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 위한 교육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아울러 아무리 교육이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커뮤니티 활동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단원들의 지속적인 지원과 멘토링 체계까지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커뮤니티의 활동 프로그램

 

커뮤니티 사업에는 구성원들이 주체가 되어 함께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 프로그램들이 주가 되어야 한다. 우리 단원들이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들-앞서 언급한 교육, 멘토링 등-은 실질적인 커뮤니티 활동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보조적인 활동에 불과하다. 실질적인 커뮤니티 활동은 구성원들이 주체가 돼서 하는 활동들이다. 이런 활동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커뮤니티 사업이라고 할 수 없을 뿐더러 커뮤니티가 구축되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셋째. 외부의 지원체계

 

대학 내 커뮤니티라면 무엇보다도 대학의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 기자재 등의 유형의 지원뿐만 아니라 교육, 홍보, 표창, 지지 등 무형의 지원 역시 필요하다. 커뮤니티가 궁극적으로 대학을 넘어 지역 사회로의 확장을 목적으로 한다면 지역기관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외부 지원체계는 구성원들에 앞서 우리 단원들이 어느 정도 마련해주어야 한다.

 

 

 

 

커뮤니티 사업은 봉사나 시민사회 활동에서 가장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사업이다.

 

 

시민사회 활동의 종합사업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 프로젝트 봉사단에서 가장 프로젝트다운 사업이 바로 커뮤니티 사업이다. 그만큼 체계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커뮤니티 구성원의 모집부터 조직화, 교육, 외부지원 체계 그리고 구체적인 활동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프로젝트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아주 구체적이진 못하더라도 전체를 아우르는 대략적인 밑그림이라도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이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우리가 구체화시켜야 할 기획서 작업이라는 것이 바로 이 커뮤니티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아울러 커뮤니티 사업이 종합사업인 만큼 다른 활동들, 즉 교육, 홍보, 한국어교육 등도 커뮤니티 사업을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즉 커뮤니티 사업이 우리 팀의 가장 상위의 사업으로 다른 사업들을 포괄해야 한다.

 

처음 우리 대학 팀은 교육 4명에 커뮤니티 1명이었다. 하노이 대학에서 현지어 교육을 받을 때부터 내가 우리 대학 팀을 커뮤니티교육 팀이라고 불렀다. 달랑 1명인 커뮤니티 담당 막내 쌤의 기를 살려주는 의미도 있지만 역시 커뮤니티 사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코이카 기후변화 프로젝트 봉사단자체가 하나의 커뮤니티 사업이다.

 

우리 프로젝트 봉사단 자체가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업 사례다. ‘코이카 기후변화 프로젝트 해외봉사단이 곧 해외봉사 커뮤니티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과정들이 바로 커뮤니티 구축 과정이다. 즉 열정적이고 유능한 커뮤니티 구성원, 즉 봉사단원을 선발하고, 이들을 교육하고, 활동을 위한 외부지원 체계(코이카 현지 사무소, PMC, 현지기관 등)을 마련해서 우리 봉사단원들이 주도적으로 타이응우옌 현지에서 기후변화 자원봉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모든 체계와 프로그램들이 바로 커뮤니티 사업인 셈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우리들이 주체가 되어서 타이응우옌에서 해야 할 활동 프로그램들을 스스로 기획하고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프로젝트 봉사단에서 PMC의 역할이 바로 현지 커뮤니티 사업에서 우리 대학 팀의 역할이다.

 

코이카가 PMC에 위탁한 일을 달리 표현한다면 바로 프로젝트 봉사단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PMC는 코이카로부터 봉사단원을 선발하고, 교육하고, 지원체계, 봉사단원 활동 프로그램 등의 일들을 위탁 받은 조직이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우리 PMC가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관계로 지금 우리 단원들이 맨땅에 헤딩 하느라 고생을 하고 있다. 커뮤니티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계획이 없다보니 봉사단원 선발이나 교육도 주먹구구에 땜질식이어서 현지에서 실질적인 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이곳에서의 멘토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즉 우리가 지역 커뮤니티를 구축하면서 커뮤니티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계획이 없이, 즉 제대로 된 밑그림 없이 이 사업을 추진한다면 이는 지금 우리 PMC가 하는 잘못을 똑같이 되풀이 하는 것이 된다.

 

 

 

 

굳이 이렇게 거창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다. 지금 우리 상황에서는 거창하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거창하지 않다고 해서 기본 방향이나 포석이 달라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 오너나 구멍가게 사장이나 규모가 다를 뿐 기본적인 일은 비슷하다. 직원이 대신하더라도 하나에서 열까지 자신이 최종 책임을 져야 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는다. 반면에 제 아무리 날고 기는 대기업 임원이라 하더라도 월급쟁이는 월급쟁이다. 자신의 업무에만 제한적인 책임을 지며, 최악의 경우 자기의 월급만 포기하면 된다. 즉 작게 한다고 해서 커뮤니티 사업을 다른 일반봉사 사업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다음 글에 이어서......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