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짱(Nha Trang)에서의 아침 일상
새벽 5시 30분 전에 해안 산책에 나선다.
베트남의 바다는 동해라 해가 일찍 뜬다. 조금만 늦어도 일출의 햇살이 뜨거워져서 산책이 어렵다. 가장 좋을 때가 해가 뜨기 바로 직전이다. 요즘은 새벽 6시만 조금 넘어도 마치 정오의 햇살 같이 따갑다.
참! 커피 사는 걸 잊지 않는다.
해안 산책 가기 전에 숙소 근처의 카페에 들려서 커피 한 잔을 사서 텀블러에 담는다. 텀블러를 내밀면 카페 여사장님이 텀블러 가득 얼음을 담아서 커피를 넣어주신다. 베트남인들은 원체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인지라 이 새벽에도 카페를 많이들 연다. 식당들도 대부분 문을 열고 아침 장사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래서 베트남에서는 ‘새벽’이라는 단어가 어색하다.
커피 마시며 일출의 해안길을 산책한다.
일출이 막 뜨기 시작할 무렵 해안길을 걸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바다 위로 시뻘건 해가 뜨는 걸 보면서 걷는다. 여기에 바람이라도 시원하게 불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해변길은 이미 북적인다. 춤을 추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나처럼 산책하는 사람 등 아침을 일찍 여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해변 모래사장에도 햇살을 바로 받으며 운동을 하는 사람, 요가를 하는 사람,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잡기는 사람들도 있다. 일출의 해는 너무도 빠르다. 해가 오르나 싶으면 어느새 햇살이 강렬해진다.
이미 바다에는 수영을 하는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베트남 사람들은 햇살을 피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바다에서 수영을 즐긴다. 한낮에 바다에 나와 있는 사람은 열에 아홉은 서양 사람들이고, 그 중 한 명 정도가 한국인이나 중국인 관광객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절대 낮에 수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벽 6시가 넘어 햇살이 강해지기 시작하면 수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해변을 끝까지 걸으면 이번에는 코코넛을 산다.
혼총(Hon Chong) 해안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쭉 걸으면 40분 정도 걸린다. 돌아올 때쯤이면 햇살이 이미 강렬해진다. 바로 헬스장으로 향한다. 헬스장 가기 직전 골목 어귀에 과일 파는 행상 아주머니가 있다. 이곳에서 코코넛을 산다. 여기도 단골인지라 커피를 다 마신 텀블러를 내밀면 알아서 코코넛에 구멍을 내서 코코넛 물을 담아 주신다. 카페에서 담아준 얼음이 남아 있어서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코코넛 물을 마시면 시원하다.
헬스장에서 요가와 헬스를 한다.
요가는 7시에 시작한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날에는 요가를 하기 전에 유산소 운동을 조금 한다. 7시부터 8시까지 요가 수업을 받고, 다시 30분 정도 헬스를 한다. 이때는 근력 운동을 주로 한다. 이때쯤이면 헬스장 안에 에어컨을 틀어 놓기 때문에 요가하면서 흘린 땀을 헬스하면서 식힌다.
베트남식 스테이크로 아침을 먹는다.
운동을 마치면 숙소 가는 길에 있는 카페 겸 식당에서 아침을 한다. 헬스장만큼이나 거의 매일 가는 곳이다. 이곳에서 아침으로 베트남식 스테이크인 ‘보네(Bo Ne)’를 먹는다. 아이스커피나 생과일주스, 샐러드와 빵 그리고 소고기와 계란프라이로 구성된 식단이 아침으로 딱이다. 커피 보네 세트는 5만 9천 동, 생과일주스 보네 세트는 6만 5천 동이다. 우리 돈으로 각 3천 원, 3천 5백 원 꼴이다. 참, 여기 커피는 에스프레소 기계로 내려서 주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가능하다.
숙소 오는 길에 커피나 코코넛을 산다.
숙소 오는 길에 새벽에 갔던 카페에서 커피 또는 중간에 있는 과일행상에서 코코넛을 사서 숙소로 돌아온다. 이렇게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까지 마치면 거의 오전 10시가 된다. 이때부터 사온 시원한 커피나 코코넛을 마시며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
요가와 함께 하는 냐짱에서의 나의 아침 일상이다.
건강해지는 아침 일상이다.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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