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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기(해외)/Nha Trang in Vietnam(베트남 냐짱(나트랑))

냐쨩 살이 10: 냐짱의 혼총 해변(Hon Chong Beach) 지역 예찬

경계넘기 2024. 7. 31. 16:11

 

 

냐짱의 혼총 해변(Hon Chong Beach) 예찬

 

 

내가 냐짱(Nha Trang, 나트랑)에서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은?

혼총 해변(Hon Chong Beach)!

 

관광지로서 냐짱은 크게 두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냐짱 해변(Nha Trang, 나트랑) 지역이다.

 

 

우리가 냐짱하면 생각하는 바로 그 지역이다.

 

냐짱 관광의 가장 중심지다. 냐짱 해변 자체도 무척 긴 해변인데 그 해변을 따라 호텔, 레스토랑, 카페, 클럽 등이 늘어서 있다. 해변 가운데에는 커다란 광장이 있고, 그 광장에서 중심지가 도시 안쪽으로도 깊게 형성되어 있다. 해변을 따라 야자수로 덮인 산책길과 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냐짱 해변 자체가 무척 좋다.

 

냐짱 해변은 베트남에서도 가장 좋은 해변으로 동양의 나폴리’, ‘베트남의 지중해로 불린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봐도 내가 가본 베트남의 해변 중 가장 좋은 것 같다. 해변의 길이가 6km 정도 된다고 하는데 넓고 깨끗한 모래사장이 잘 형성되어 있다. 모래사장을 따라 산책길도 정말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고, 여러 관광 시설들도 잘 정돈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베트남 다낭(Da Nang)의 미케 해변(My Khe Beach)이나 태국 파타야(Pattaya)의 파타야 해변(Pattaya Beach)보다 해변 자체도 더 낫지만 주위 시설도 훨씬 더 깔끔하게 갖춰진 것 같다. 솔직히 다낭이나 파타야는 산만하고, 조금 난개발의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다른 한 곳이 혼총 해변(Hon Chong Beach) 지역이다.

 

 

이 글의 주인공 되시겠다.

 

혼총 해변은 중심지인 냐짱 해변의 북쪽에 위치한 작은 해변이다. 혼총 해변 지역과 냐짱 해변 지역은 바다로 흘러드는 까이강(Cai River)이 갈라놓는다. 냐짱 해변이 북쪽으로 끝나는 지점에 까이강을 건너는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를 건너면 혼총 해변 지역이다. 혼총 해변은 다리를 건너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온다.

 

혼총 해변 지역은 도심 지역인 냐짱 해변 지역에 비하면 작은 마을 같다. 당연히 유흥시설도 많지 않고, 번화하지도 않다. 해변 역시 냐짱 해변만큼 모래사장이 길거나 화려하지도 않다.

 

 

 

내가 냐짱 해변이 아니라 혼총 해변에 머무는 이유는 무얼까?

 

 

첫째, 현지인들의 일상 삶과 함께 할 수 있다.

 

 

혼총 지역은 그냥 베트남 현지인들의 거주지다.

 

현지인들의 거주지에 해안가를 중심으로 호텔, 식당 등의 관광시설이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해안가만 벗어나면 바로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실 해안가에도 아침이나 저녁에 나가면 산책하고, 운동하고, 바다 수영을 즐기는 현지인들이 더 많다. 해안가 카페에도 아침 운동을 마치고 친구들과 한 잔의 커피를 즐기는 현지인들로 가득하다.

 

베트남 청춘들의 문화도 볼 수 있다. 냐짱 대학이 초입에 있어서 주변으로 대학로를 형성한다. 나짱 대학이 제법 규모가 있는 종합대학이라 젊은 대학생들로 넘쳐난다. 곳곳에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등도 있어서 아침에는 교복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로 거리를 메운다.

 

 

 

 

헬스장, 당구장, PC, 카페 등등 현지인들이 즐기는 오락거리도 많다. 그냥 슥 들어가서 현지인들과 같이 즐길 수 있다. 나처럼 헬스장을 끊어서 현지인들과 요가를 배울 수도 있다. 지금은 헬스장 요가반 분들과 친해져서 길에서 만나도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챙겨준다. 여기에 곳곳에 단골도 많이 생겨 나를 알아봐 주시고, 동네 어르신들과도 서도 인사하며 살고 있다. 재래시장과 아침시장도 곳곳에 있다. 이곳에서 저렴하게 먹거리를 구할 수도 있고, 현지 재래시장의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한 달 살기 등의 장기 거주가 단순한 여행이나 유흥의 의미를 넘어서 현지인들과의 교류와 교감에도 의미를 둔다는 점에서 혼총 해변 지역은 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관광지로서의 어느 정도 인프라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차로 10~15분이면 나짱 해변의 중심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냐짱 해변의 중심가에 머문다면 이런 생활을 맛볼 수는 없을 게다. 하지만 단기로 여행을 왔다면 나 역시 모든 볼거리와 놀거리가 집중되어 있는 냐짱 해변에 머물 것이다.

 

 

 

 

둘째, 혼총 해변은 바다와 산, 그리고 언덕의 풍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혼총 해변은 냐짱 해변에 비하면 짧다. 여기에 모래사장은 냐짱 해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모래도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해변의 풍경은 냐짱 해변보다 훨씬 좋다.

 

혼총 해변은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다.

 

해변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서 바라보면 정말 예쁘다. 해안가 좌우로는 내륙에서 길게 연결된 산과 큰 섬이 해안을 감싸고 있고, 해안 가운데 먼 바다로는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보인다. 냐짱 해변과 마찬가지로 해변을 따라 산책길도 잘 조성되어 있다. 해안가를 산책하며 매일 바다를 바라봐도 심심하지 않고, 일출이나 일몰이 질 때면 운치까지 더한다. 사실 망망대해만 보이면 금세 식상해진다.

 

 

 

 

해변의 남쪽 끝에는 작은 언덕이 있다.

 

이 언덕 아래 바닷가로는 커다란 바위들이 작은 절벽을 이루며 바다로 이어진다. 울산에 있는 대왕암의 작은 버전이라고 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다. 이 언덕을 혼총 곶이라 하는데, 혼총 해변의 이름은 바로 이곳에서 나온 듯하다. 언덕 위에 유명한 야외 카페가 있다. 이곳에서 혼총 해안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요가 수업이 없는 일요일에 아침 산책을 하다 이곳에 들려 커피 한 잔 마시며 혼총 해안과 혼총 곶을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해변의 북쪽 끝은 아예 산으로 이어진다.

 

등산로가 있어서 올라갈 수 있는데 해안가 산답게 산 위에서 보는 전망은 압권이다. 산 위에서는 혼총과 나짱 해변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첫째 봉오리 정상에서는 냐짱만(Nha Trang Bay)과 위로 냐푸만(Nha Phu Bay)까지 보인다.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셋째, 물가가 저렴하다.

 

 

베트남은 세계에서도 물가가 가장 저렴한 나라이다.

 

태국보다도 20~30% 저렴한 듯하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태국 파타야에 있으면서 한동안 태국 물가에 적응이 안 되었다. 베트남 물가에 적응해 있다 보니 태국 물가에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태국은 물론이고 라오스와 캄보디아도 베트남보다 물가가 비싸다.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경제가 베트남보다 못하기 때문에 베트남보다 저렴하리라 생각하기 싶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외국인을 위한 여행 인프라가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갈 만한 호텔, 식당, 교통 편 등의 비용이 결코 베트남보다 저렴하지 않다.

 

그런 베트남에서도 냐짱의 물가는 저렴해 보인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베트남의 관광도시 중에서 물가가 저렴한 곳을 꼽으라면 후에(Hue), 달랏(Da Lat) 그리고 이곳 냐짱(Nha Trang)을 꼽을 수 있다. 가장 저렴한 동네는 후에다. 예나 지금이나 정말 물가가 저렴하다. 후에에 있다가 호찌민이나 하노이에 가면 물가가 비싸서 조금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이 달랏이다. 하지만 요즘 한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가면서 물가가 많이 올랐다.

 

냐짱은 올해에 처음 와봤다. 코이카 자원봉사 중에 휴가를 받아서 1월에 이곳에 왔었는데 생각보다 물가가 저렴해서 놀랐다. 달랏과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바닷가 휴양지는 물가가 대체로 비싸다. 다낭이 그렇다. 냐짱이 서양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 다낭보다도 물가가 비쌀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걸 다낭보다도 저렴하다. 다낭도 두 번이나 여행을 했었고, 지난 1월 휴가 중에도 냐짱에서 다낭으로 올라가 여행을 했었으니 바로 비교가 되었다. 가장 중심지인 냐짱 해변 주변에서도 그렇게 비싸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냐짱 해변의 바에서 맥주 한 병에 감자튀김이 10만 동 (5천원)

 

 

그런 냐짱에서도 혼총 해변은 더 저렴하다.

 

중심지인 냐짱 해변보다 10~20%는 저렴해 보인다. 해안가의 분위기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은 냐짱 해변과 비슷하거나 살짝 저렴하다. 하지만 해안가만 살짝 벗어나면 현지인들과 함께 하는 카페, 식당 등이 즐비하다. 이곳은 정말 나짱 해변보다 어디든 20~30%는 저렴하다. 특히 냐짱 대학 주변은 학생들 상대라 정말 저렴하다. 물론 숙박비도 냐짱 해변보다 저렴하다.

 

 

혼총 지역에서 베트남 스테이크 보네(Bo Ne) 세트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렇게 해서 5만 9천동(3천원)

 

 

덕분에 이곳 나쨩 혼총이 베트남의 고향 같다.

 

올해 초까지 거의 1년 동안 코이카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지냈던 베트남 북부의 도시 타이응우옌(Thái Nguyên)보다 이곳에 더 정이 붙었다.

 

내 방에서 바로 혼총 해안의 바다가 보인다. 방에서 바다까지 직선거리로 한 50m 되려나. 파도가 심한 날에는 파도 소리에 잠을 깨기도 한다. 베트남의 다른 곳에서도 좀 살아볼까 싶기도 하지만 이곳 냐짱의 혼총 살이가 여전히 좋은지 아직까지 움직일 생각이 없다. 아마도 여기서 지내다 한국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