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레메(Göreme)의 흔한 트레킹 코스, 비둘기 계곡(Pigeon Valley)
성채에서 보니 우치히사르 마을 아래 계곡으로 길이 보였다.
괴레메 파노라마에서도 그 계곡 길을 봤었다. 계산이 선다. 계곡으로 내려가 그 길을 따라가면 괴레메가 나올 것 같다는. 같은 길로 되돌아가는 것은 재미가 없다. 우치히사르 마을을 구경하면서 계곡 아래로 내려간다. 계곡에 내려서니 길이 있다. 이정표도 있는 제대로 된 트레킹 길이다. 거기서부터 계곡 길을 따라 걸어가는 데 발 닿은 곳마다 절경이다.
잠시 평이했던 계곡은 이내 깊은 협곡을 이루면서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주변을 둘러친다.
그 사이로 화사하게 핀 봄꽃들과 푸르른 초목이 길을 다채롭게 꾸며 준다. 계곡인가 싶으면 어느새 절벽 위고 커다란 암석 위다. 사람들도 거의 없는 아름답고 고즈적한 길이지만, 때론 압도적인 자연의 풍광 속에 소름이 돋기도 한다. 가져온 커피는 이미 다 마셨다. 중간 중간 아름다운 풍광 속에 한 잔의 커피나 한 캔의 맥주가 생각난다. 이런 길을 걸을 줄 미처 생각하지 못했으니 준비 못한 내 잘못은 아니다.
괴레메의 모든 길은 다시 오고 싶다.
아니 매일 걷고 싶어진다.
커피나 맥주 또는 와인과 함께.
경치를 구경하며 걸으니 힘든지도 모른다.
도로를 따라 갈 때에는 멀게 느꼈는데 금세 괴레메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서 좀 헤매기는 했지만 쉬엄쉬엄 계곡 길을 따라 왔다. 대략 3~4km 정도의 길인 것 같다. 계곡을 나와서 입구 쪽의 이정표를 보니 이곳 계곡 이름이 비둘기 계곡(Pogeon Valley)이다. 블로그나 여행책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이름인데 레드 벨리 이상으로 아름다운 계곡이다. 참고로 이 계곡에는 씩씩한 남근(男根)을 닮은 바위가 유독 많다. 양기가 많은 계곡일까! 어쩌면 괴레메 전체가 양기가 많은 곳일지도 모른다.
괴레메의 흔한 트레킹 길 풍경이다.
올라갈 때는 괴레메 파노라마를 따라, 내려올 때는 비둘기 계곡을 따라 아름다운 절경을 보면서 걸었더니 힘은 들지만 뿌듯하다. 에페스(EFES) 맥주와 케밥의 일종인 되네르(döner)를 사가지고 숙소도 돌아온다.
괴레메에 와서 확실히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매일 산길과 들길을 걸으니 도시를 걸을 때와는 완연히 다른 느낌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다녀서 덜 피곤하고 덜 아프고, 그리고 상쾌하고 눈도 맑아진 기분이다. 조지아 바투미(Batumi)에서는 바다와 함께한 정적인 여행이었다면 괴레메에서는 산과 들판을 걷는 동적인 여행을 하고 있다.
by 경계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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