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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59, 터키 페티예 3-2: 욀루데니즈(Ölüdeniz) 가는 지중해 트레킹(20190422)

경계넘기 2020. 8. 24. 16:33

 

 

욀루데니즈(Ölüdeniz) 가는 지중해 트레킹

 

 

욀루데니즈(Ölüdeniz)으로 가는 트레킹을 시작한다.

 

폐허의 마을, 카야쾨이(Kayakőy)를 둘러보고 트레킹을 시작한다. 페티예에서 15km 정도 떨어져 있는 욀루데니즈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 특히나 바닷물의 색깔이 매력적이라고. 보투 투어나 패러글라이딩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욀루데니즈로 가는 트레킹 길은 교회를 지나 마을을 가로질러야 나온다. 마을에서 트레킹 길로 들어서는 초입이 복잡해서 헤맸다.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길이 여러 갈래로 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를 몇 번 하고 나서야 길을 찾았다.

 

 

 

초입이 헷갈려서 그렇지 대체적으로 트레킹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5~10m 단위로 돌에 표시가 되어 있어서 길 찾기도 쉽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몇 군데 화살표가 이상하게 표시되어서 길을 헤맨다. 

 

 

 

마을을 벗어나서 한 동안은 계속 오르막길이다.

 

그러다 고개 하나를 넘으니 눈앞에 갑자기 파란 지중해 바다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바다를 따라 가는 트래킹 길이라고 생각을 못해선지 더 기분이 좋다. 일단 바다가 나오자 길은 해안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져서 곳곳에서 페티예의 아름다운 바다를 실컷 볼 수 있다. 전망 좋은 곳에서는 바위에 걸터앉아 멍 때리기도 수없이 하면서 천천히 길을 걷는다.

 

페티예의 지중해 해안선은, 우리의 남해안을 많이 닮은, 해안이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으로 보인다.  마치 거제나 남해의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다. 소나무가 많아서 더욱 그렇다. 걷는 내내 솔 내음이 가득해서 아무 생각 없이 걷다보면 터키의 지중해 해안이 아니라 거제도 해안 길을 걷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사실 안탈리아(Antalya)에서 페티예로 이어지는 해안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래킹 코스라고 한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뿐만 아니라 기원전부터 이곳에 고대 도시를 형성했던 리키아(Lycia)인들의 유적지들이 곳곳에 있어서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거대한 산모퉁이를 돌자 숨져진 욀루데니즈 해변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진다. 이래서 욀루데니즈, 욀루데니즈 하나보다. 산에서 내려다보면 욀루데니즈의 해안이 바로 보이는데 바다의 해안선이 말발굽을 닮았다. 육지로 길게 들어온 만 그리고 그 만 초입에 길게 난 블루라군이 바다 가운데를 가로질러 있는 모양새다. 바닷물 또한 선명하게 파래서 더 없이 예쁘다.

 

 

 

바다가 바로 보이는 곳에서 앉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본다.

 

뜨거운 햇살에도 아랑곳 않고. 그때 갑자기 바닷가로 날아드는 무언가가 눈에 보인다. 패러글라이더다. 눈길로 그들을 따라 가보니 욀루데니즈 해안을 품고 있는 높은 산의 정상 바로 아래 부근에서 쉼 없이 날아오르고 있다.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하는 곳인가 보다. 이곳 패러글라이딩의 안내문에 의하면 1900여 미터에서 시작한다고 하니 저 산이 거의 2천 미터가 되는 셈이다. 오후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하는 모양이다. 점점 더 많은 패러글라이더가 하늘을 수놓고 있다. 산 정상 부근에서 시작한 패러글라이더는 욀루데니즈 해변의 하늘을 돌다가 해변에 착륙한다. 하늘에서 보면 욀루데니즈 해변 더 예쁘긴 하겠지만 나 역시 산 위에서 보고 있다.

 

 

 

거기서 조금 내려가면 바로 해안으로 떨어진다.

 

카파도키아에서도 경험한 사실이지만 가는 길에서 본 풍경이 더 아름다워서 막상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다지 감흥이 크지 않다. 하지만 바다의 물빛만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욀루데니지 해변에 도착하니 그냥 해수욕장이다.

 

트래킹하면서 굽이굽이 굽어봤던 그 욀루데니지의 바다가 훨씬 더 아름답다. 욀루데니지 해변은 모래와 몽돌이 반반 섞였다. 몽돌은 손톱 크기의 작은 돌이어서 누워있으니 편하고 좋다. 하지만 오후 햇살이 너무 강렬해서 오래 누워있기가 어렵다. 더욱이 패러글라이더가 내 머리 위로 떨어질 것만 같다.

 

 

 

잠시 해변 자갈밭에 누워 바다를 느끼다가 해변 바로 옆에 있는 정류장에서 페티예 가는 버스에 탄다. 수영을 하거나 다른 물놀이를 하지 않는 이상 바다는 심심하다. 햇살 피할 곳도 없고.

 

오전에 탄 버스는 욀루데니지 해변까지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 버스는 해변에서 출발한다. 이곳이 종점으로 보이는데 갈 때 보니 카야쾨이를 거치지 않고 바로 페티예 시내로 들어간다. 페티에에서 이곳에 올 때는 이 점을 확인하고 타야할 것 같다. 욀루데니지 마을 중심에서 해변까지도 꽤 들어가야 하는 거리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