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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조지아(Georgia)

D+124, 조지아 트빌리시 4: 루스타벨리(Rustaveli) 거리의 풍경(20190318)

경계넘기 2019. 4. 6. 05:22

 

 

루스타벨리(Rustaveli) 거리의 풍경

 

 

날씨가 흐리고 무척이나 쌀쌀하다.

 

간간이 비도 내리고. 어제 나가지 않고 숙소에서 개겼는데 오늘도 숙소밖에 나가기가 싫다. 그래도 연 이틀 숙소에 박혀 있을 수는 없다. 이게 도미토리 숙소의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사람을 피곤하게도 만들지만 부지런하게도 만드는 곳.

 

아침 커피를 하라는 카톡이 숙소의 한국인 여행자분에게서 왔다.

 

어제 점심, 저녁을 얻어먹었는데 이렇게 오늘 아침 커피까지 얻어마신다. 이분은 커피 내리는 도구도 가지고 다니셔서 직접 커피를 내려 드신다. 덕분에 나도 내린 커피를 마신다. 커피와 함께 간단한 빵과 샐러드도 만들어 놓았다. 물론 내 것까지. 덕분에 어제, 오늘 감사히 먹는다. 오늘도 아침을 먹으면서 수다 삼매경에 빠신다. 이 여성분의 수다는 장난이 아니다. 한 번 말을 시작하면 쉼이 없다. 오랜 기간 한국 사람을 못 만난 이유도 있을 것이다.

 

 

 

계속 이야기를 하다가는 오늘도 못 나갈 것 같아서 엉덩이를 든다. 그러면서 오늘 나가지 않냐고 물으니 날씨가 너무 쌀쌀하고 나빠서 숙소에 그냥 있을 거라 한다. 방에 와서 대충 준비를 하고 숙소를 나서려고 하는데 나도 마땅히 가고 싶은 곳이 없다. 그리고 어제, 오늘 계속 얻어먹기만 한 것도 좀 그렇고 해서 근처 카페나 가서 차나 하자고 카톡을 날렸다. 내가 사겠다고. 좋단다.

 

숙소 근처의 카페에서 한 두어 시간 수다를 떨다가, 출출해지니 점심 겸 저녁으로 근처 식당으로 가서 저녁 먹으면서 또 수다를 이어간다 어제, 오늘 연이틀 수다를 떨다 보니 힘들어진다. 주로 듣기만 했는데도 그렇다. 이 분은 아직도 여력이 많이 남은 것으로 봐서 확실히 수다는 남자가 여자를 당할 수가 없어 보인다. 그래도 예레반에서 슬로바키아 친구 패트릭에게 당했던 영어 수다의 고문보다는 훨씬 낫다.

 

 


 

 

수다로만 글을 끝내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매일 왔다 갔다 하는 트빌리시의 중심 거리, 루스타벨리(Rustaveli) 거리의 풍경을 띄어본다. 루스타벨리( 1172~1216)는 조지아의 옛 시인으로 조지아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이 사람의 이름을 딴 거리가 트빌리시 말고도 곳곳에 있다고 한다.

 

루스타벨리 거리는 트빌리시의 중심인 자유 광장(Liberty Square)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뻗어서 대략 트빌리시 콘서트홀(Tbilisi Concert Hall)에서 끝나는 큰 도로이다. 걸어서 30~40분이면 끝나는 짧은 도로지만 트빌리시에서 가장 붐비고 번화한 거리로, 이 사이에 트빌리시의 가장 중요한 볼거리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자유광장(Liberty Square)

 

일단 자유광장에서 루스타벨리 거리로 접어들면 그 초입에 트빌리시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쇼핑몰인 갤러리아 트빌리시(Galleria Tbilisi)부터 조지아 국립박물관(Georgian National Museum), 조지아 의사당(Parliament of Georgia), 조지아 미술관(Georgian Museum of Fine Arts), 성당(Kashueti St. George Church), 조지아 예술관(Art Museum of Georgia), 트빌리시 오페라 & 발레 극장(Opera and Ballet Theatre of Tbilisi) 등이 연이어 이어진다.

 

 

트빌리시 시 의사당(Tbilisi City Assembly)
자유광장에서 루스타벨리 길로 접어드는 초입. 시티투어 버스도 이곳에서 출발.
조지아 의사당(Parliament of Georgia)
조지아 국립박물관(Georgia National Museum)
Kashueti St. George Church
트빌리시 오페라 & 발레 극장(Opera and Ballet Theatre of Tbilisi)

 

갤러리아 쇼핑몰 건물만 빼고 모두 옛 건물들이다.

 

도로 양 편으로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유럽식 석조건물들이 마치 병풍을 치듯 펼쳐져 있다. 걷다 보면 이곳이 유럽의 한 복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곳곳에 멋진 카페들과 레스토랑들도 있다.

 

거리를 걸으며 멋과 맛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냥 걷기만 해도 운치가 있고 기분 좋아지는 길이다. 트빌리시에 온다면 의도하던 그렇지 않든 간에 이 길은 자주 거닐게 될 것이다.

 

 

 

이 길의 시작인 자유광장에서 올드시티도 시작한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