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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조지아(Georgia)

D+126, 조지아 트빌리시 6: 한 친구를 예레반으로 보냈더니 다른 친구가 예레반에서 왔다(20190320)

경계넘기 2019. 4. 7. 15:44

 

 

한 친구를 예레반(Yerevan)으로 보냈더니 다른 친구가 예레반에서 왔다

 

 

오늘도 길을 나서본다.

뚜렷이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날씨도 나쁘지 않고, 그냥 거리를 걷는다.

 

트빌리시의 메인 도로인 루스타벨리(Rustaveli) 거리를 걷다가 안경점 하나를 발견한다.

 

내 선글라스 나사 하나가 빠져서 꽤 오랫동안 사용을 못하고 있다. 수선을 부탁하러 문을 열고 들어간다. 꽤 고급스런 안경점이다.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사정을 말하고 수선을 부탁하니 마침 기술자가 있다고 확인해 보겠다고 한다. 조금 있으니 말끔히 수리된 내 선글라스를 가지고 나온다. 수선비를 물어보니 그냥 가란다. 코카서스 국가들답다.

 

거리에 있는 한 카페에 들어간다.

 

오다가다 인테리어가 예쁜 현지 카페라 들어가 보고 싶었던 카페다. 이곳은 항상 노트북을 펴내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었다. 창가에 자리를 펴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나도 글 작업을 한다.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이 너무 좋다. 창가 야외 테이블에도 사람들이 앉아서 커피나 포도주를 마시고 있다. 유럽의 어느 정오의 풍경이다. 그냥 이런 일상이 좋다. 바쁜 여행자가 아니라 이런 일상의 여행자이고 싶다.

 

 

 

자유 광장 바로 옆에 현대적인 갤러리아 쇼핑몰이 있다.

 

한 번 들어가 본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를 포함한 코카서스 3국 중에서는 가장 세련된 쇼핑몰이다. 옷가게 구경을 하다 셔츠 하나를 산다. 세일해서 39라리. 마침 여름 햇살을 막아줄 긴팔 셔츠가 필요했던 터라 그냥 질렀다. 앞으로 유럽에 가면 깔끔한 난방 하나는 필요할 것도 같고.

 

평화의 다리라는 곳도 가본다.

 

별거는 없다. 다리 건너 라이크 공원(Rike Park)도 별거 없기는 마찬가지. 멋있게 생긴 건물이 궁금해서 직접 앞에까지 가봤는데 내부 공사 중인지 사용 중인 건물은 아니다. 도대체 뭐에 쓰이는 건물인지. 그 건물 위로 대통령 궁(Presidential Palace)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저 건물이 대통령 궁을 사수하는 거대한 대포같다.

 

 

평화의 다리
평화의 다리에서 바라 본 쿠라 강(Kura River)

 

새로운 것을 보러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수록 더욱 귀찮아진다. 걷기도 귀찮아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에서 빵과 맥주로 저녁을 때우고 있는데 예레반(Yerevan) 숙소에서 잠깐 만난 한국인 여자 여행객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방금 트빌리시 숙소에 도착했단다. 트빌리시에서도 전에 내가 묵었던 숙소로 갔다. 좁아서 옮겼던 곳. 그 친구도 좁아서 답답하단다.

 

어제 한 분을 예레반으로 보냈더니 예레반에서 다른 분이 왔다.

 

예레반에서는 내가 떠나기 전날 오신 분이라 거의 이야기를 못했던 터라 커피나 한 잔 하자고 카톡을 날렸다. 좋다는 답신이 오긴 했는데 숙소가 아니라 꽤 먼 카페에 있단다. 그새 도착해서 짐 풀고 나갔나 보다. 그 친구 숙소가 내 숙소에서 멀지 않아서 보자고 한 것인데...... 그놈의 카페를 구글에서 찾아보니 버스를 타고 가서도 한참을 걸어야 한다. 겨우 들어왔는데.....

 

오늘도 한국 여행객을 만나서 카페를 옮기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예레반 숙소에 있는 슬로바키아 페트릭과 일본인 카타의 이야기도 듣고. 친구들의 소식을 전해 들으니 새삼 반갑다.

 

한국인을 못 만날 때는 몇 달이고 못 만나기도 하고, 이렇게 또 연이어 만나기도 한다. 다른 여행객과 이야기를 했더니 무료했던 트빌리시 생활에 활기가 돈다. 일행이 있어 같이 걸으니 트빌리시의 거리가 더 재미있기도 하고.

 

내일 이 친구가 트빌리시 근교의 므츠헤타(Mtskheta)에 간다고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만사가 귀찮을 때는 이렇게 동료가 가는 곳에 이끌려 다녀도 나쁘지는 않다. , 이 친구는 조지아를 좀 여행하다가 아르메니아에 들어간 친구라 이쪽 여행 정보를 잘 알고 있다. 좀 묻어 다녀야겠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