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최고봉이 ‘멍 때리기’라고 하던가. 그게 사실이라면 한국 사람들은 가장 여행 수준이 낮은 사람들 중의 하나일 것이다. 여행 중에 무언가를 안하고 시간을 보내면 무언가에 불안하다 못해 마치 죄를 짓는 듯한 기분마저 드는 사람들이 우리네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 틀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나 보다. 오늘도 오전부터 비가 내리는 터라 딱히 야외 일정을 잡을 수도 없고, 이곳에서 4일을 더 연장한 터라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지 아무 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그저 침대에서 밖의 비오는 모습을 보면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오늘 따라 이놈의 숙소는 와이파이마저 하루 종일 불통이다. 정말 할 것이 없는 하루. 강제 멍 때리기에 들어가지만 무언가 불안하고 불편하다. 어차피 터지지도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