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리비우 16

우크라이나의 태권 소녀들......

우크라이나의 태권 소녀들 2019년 초여름, 우크라이나 서부의 도시 리비우(Lviv)에 있었다. 도시의 중심가를 산책하다가 한 공원에서 태권도 시범을 하던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만났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지금, 소총을 들고 전쟁터에 자진해서 나가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보니, 그때 앳된 얼굴로 품새와 발차기를 하던 우크라이나 태권 소녀들이 생각난다. 바라옵건데, 태권도가 그들과 그들의 나라를 지키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from 리비우(Lviv) in 우크라이나(Ukraine)

여행의 순간 2022.02.28

D+232, 우크라이나 리비우 16: 여행 중 머리 자르기(20190704)

여행 중 머리 자르기 아침 먹으로 가는 길에 근처의 이발소에 들렸다. 중심가의 이발소들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르기가 힘들었다. 일단 들려보고 예약을 해야 한다면 예약을 할 생각이다. 이곳에서 서유럽으로 가는 이상 이곳보다 싼 곳은 당분간 없을 것 같아서다. 오전 10시쯤 들어가서 물어보니 1시간 후에 가능하단다. 바로 예약을 했다. 조금 일찍 갔더니 커피를 준다. 젊은 이발사도 친절하고 영어도 잘 한다. 대충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말하긴 했지만 이곳 스타일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 같다. 우크라이나도 수염을 기르는 사람이 꽤 많다. 이발사는 수염이 긴 손님들의 경우 머리 자르는 것 이상으로 수염 다듬는 데도 열과 성을 다한다. 돈을 더 받는지는 모르겠다. 오늘까지 하면 이번 여행에서 네 번째 자르는 ..

D+231, 우크라이나 리비우 15: 리비우의 내 단골집, 오페라하우스(20190703)

리비우의 내 단골집, 오페라하우스 단골 만들기를 좋아한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괜찮은 식당과 카페 하나 있으면 장기체류가 가능하다. 물론 숙소도 맘에 들어야 하지만.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는 타입이라 맘에 드는 곳 하나가 생기면 줄기차게 그곳만 간다. 간혹 외도를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몇 번 가다보면 나를 알아보고, 조금 더 가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나 자리를 알고 미리 챙겨주곤 한다. 단골이 좋은 점이다. 특별히 아르메니아 예레반과 이곳 리비우(Lviv)에서는 오페라하우스를 단골로 만들었다. 예레반은 일주일에 2, 3번 밖에 공연이 없어서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표를 파는 직원이 나를 알아봤다. 내가 가면 인사도 하고 나중에는 내 국적을 묻기도 하면서 고맙다고 했다. 좌석을 고..

D+230, 우크라이나 리비우 14: 빈(Wien)과 리비우(Lviv), 오페라 ‘돈 파스콸레(Don Pasquale)(20190702)

빈(Wien)과 리비우(Lviv), 오페라 ‘돈 파스콸레(Don Pasquale) 지난번 오스트리아 빈에서 본 오페라의 제목을 기억하지 못했다. 오늘 확실히 알았다. 오늘 본 오페라는 이탈리아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체티(Gaetano Donizetti)의 ‘돈 파스콸레(Don Pasquale)’다. 열심히 줄거리도 읽었는데 전에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 오페라 이야기 소재라는 것이 비슷한 것이 많으니 그러려니 했다. 오페라가 시작하고 한참이 지나도 난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 지나니 확실해 졌다. 이 오페라는 내가 지난번 빈에서 본 바로 그 오페라였다. 무대연출이 완전히 다르고, 배우들의 규모도 달라서 처음에 인식을 못했던 것이다. 단 이틀 머무르면서 본 빈의 오페라와 지금 리비우에서 보고 ..

D+228, 우크라이나 리비우 12: 예술의 향연에 빠져들다(20190630)

예술의 향연에 빠져들다 리비우(Lviv)에서 이렇게 예술의 향연에 빠져들 줄은 몰랐다. 오늘 하루 난 세 개의 훌륭한 공연을 봤다. 그것도 장르가 각기 다른 오페라, 발레 그리고 재즈 공연. 한국이었다면 오늘 하루를 위해서 수십만 원을 지불해야했을지도 모른다. 하루에 각기 다른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어디든 ‘처음’이라는 단어가 붙는 곳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예술적으로 아르메니아 예레반(Yerevan)과 이곳 우크라이나의 리비우가 그렇다. 예레반은 처음으로 유럽의 클래식 공연을 맛보게 해주었고, 이곳 우크라이나 리비우는 처음으로 클래식이 주는 성찬에 빠져들게 해주었다. 내 인생에서 예레반이나 리비우 모두 예술로 남을 도시들이다. 아침부터 실시간 뉴스를 보려고 하는데 인터넷 사이트..

D+227, 우크라이나 리비우 11: 뜨거운 유럽에서 벗어난 리비우(Lviv)(20190629)

뜨거운 유럽에서 벗어난 리비우(Lviv) 기사를 보니 유럽 전반이 폭염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서유럽, 특히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은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한다는 보다가 심심치 않다. 인공위성에서 유럽 전역의 지표열을 측정한 사진을 보니 대부분 노랗고 빨갛다. 그렇다면 리비우는? 선선하다. 이른 아침에 반팔 옷과 반팔 바지를 입고 나가면 좀 썰렁하다는 느낌이 든다. 낮에도 그늘에 들어가면 선선한데, 바람이 불면 그늘에서 추위를 느낀다. 햇볕을 가리려고 입은 긴팔 남방이 덥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도 있다. 숙소는 약하게 에어컨을 틀기는 하는데 새벽에는 추워서 계속 잠을 설칠 정도다. 유럽에 있으면서 유럽의 더위를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제대로 피서를 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의 폭염에서 비켜 있는 우크라이나 리..

D+226, 우크라이나 리비우 10: 재즈 페스티벌(20190628)

리비우의 재즈 페스티벌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어제부터 거리음악의 질이 높아진다고 했더니 오늘부터 리비우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었다. 의회 광장 주변에 무대를 설치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재즈 페스티벌을 하는 줄 몰랐다. 날씨도 좋고 해서 카페에서 글이나 쓸까하고 나섰다가 의회 건물 옆 광장에서 들려오는 장중한 음악 소리에 끌려갔다가 알았다. 무대에서 밴드가 리허설을 하고 있었는데 음악이 좋다. 리허설만으로도 사람들이 환호를 할 정도로 잘한다. 피아노, 관현, 금속 그리고 전자기타에 드럼까지 혼합된 밴드다. 노래는 랩까지 하는 보기 드문 장르의 음악이다. 의회 건물 앞 작은 무대에서도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확실히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다. 노래도 훌륭하고 연주도 좋다. 오늘 이발소에서 머리를 ..

D+225, 우크라이나 리비우 9: 나에겐 리비우(Lviv)가 음악의 도시다(20190627)

나에겐 리비우(Lviv)가 음악의 도시다 리비우에서 만난 두 번째 한국인 여행객을 보냈다. 리비우에 채 열흘도 안 되었는데 그새 만난 두 명의 한국인 여행객을 보낸 것. 두 번이 되니 남은 자의 외로움이 살짝 나오려 한다. 이젠 나도 떠날 것을 생각해야 하나. 버스정류장까지 배웅을 해주었다. 떠나는 모습을 보니 더욱 허전해진다. 이 친구는 아프리카 종단의 전초지인 이집트로 가는 길이다.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루트를 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아프리카에 간다면 그 친구가 간 길을 내가 따라 가게 된다. 두 명을 보내니 아쉬움과 허전함이 좀 남았으나 이내 잊혀진다. 그 이유는 바로 리비우가 나에겐 준 공연들 때문이다. 오늘은 오페라하우스에서 드디어 발레 공연을 보는 날이다. 내 경우 오페라보다는 발레가 훨..

D+224, 우크라이나 리비우 8: 한 명을 보내니 한 명이 다시 오고(20190626)

한 명을 보내니 한 명이 다시 오고 한 한국인 여행객이 인사를 하면서 같이 아침을 하자고 한다. 오전에 난 호스텔 공용 공간에서 글을 쓰고 있었고, 이 친구는 부엌에서 삼겹살을 굽고 있었다. 여행하면서는 웬만하면 사양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같이 식사를 한다. 사실 이 친구는 같은 방 그것도 내 옆 침대에 있는 친구다. 같이 체크인 했던 한국인 여행객을 보내고 그 다음날인가 온 친구다. 이 친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혼자 있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해 보이는 지라 그냥 말을 걸지 않았을 뿐이다. 나도 혼자만의 휴식이 필요할 때였고. 오늘 아침 갑자기 먼저 말을 걸면서 식사를 하자고 한다. 반찬은 소금을 살짝 뿌린 삼겹살에 전자레인지로 한 설익은 밥이지만 내 것까지 해준 친구의 마음이 ..

D+223, 우크라이나 리비우 7: 여행은 선택의 연속, 우유부단이 길을 막는다(20190625)

여행은 선택의 연속, 우유부단이 길을 막는다 여행은 선택의 쉼 없는 연속이다. 어디를 갈지, 언제 갈지, 어떻게 갈지에서 어디서 잘지, 어디서 먹을지, 무엇을 먹을지 등등. 크든 작든 끝없는 결정의 과정이다. 선택의 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결정은 더 어려워진다. 리비우(Lviv)에 있는 지금 내가 그렇다. 어디를 가야할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다. 아니, 고민을 하고 있다기보다는 그냥 결정을 미루고만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으로 보인다. 이런 걸 우유부단이라 하지. 리비우에 오기 전까지는 여행루트가 단순했다. 여기서 좀 쉬다가 프랑크푸르트로 바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선택의 폭이라면 그저 언제, 어떻게 갈 것인가 정도. 버스를 타고 폴란드의 바르샤바와 독일의 베를린을 거쳐서 갈 것인지, 비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