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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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조지아(Georgia) 24

D+144, 조지아 바투미 13: 흑해(Black Sea)와의 작별(20190407)

흑해(Black Sea)와의 작별 이번 주는 날이 좋다. 햇살이 좋은 날이면 흑해는 그 햇살을 받아서 더욱 푸르다. 왜 이름을 흑해라 지어서 사람들에게 흑해 물빛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을 주었을까! 동쪽에서 서쪽으로 햇살 비스듬히 비취는 아침에는 흑해의 빛깔이 푸르다 못해 파랗게 빛난다. 그 파아란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내 눈도 맑아진다. 맑아지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맑아진다. 눈이 선명해진다. 오늘은 아침 햇살이 더 좋다. 바다도 더욱 파랗고. 그런 모습만 보고 있어도 너무 행복하다.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다. 아제르바이잔의 바쿠(Baku)도 아르메니아의 예레반(Yerevan)도 떠날 때 발걸음이 무거웠다. 조지아에서는 흥미가 조금 떨어졌다 생각했는데 흑해가 다시 떠나는 발걸음을 잡는다. 그냥..

D+143, 조지아 바투미 12: 바투미(Batumi) 시가지 산책 그리고 붉은 와인과 함께 하는 흑해의 일몰(20190406)

바투미(Batumi) 시가지 산책 그리고 붉은 와인과 함께 하는 흑해의 일몰 월요일에 바투미(Batumi)를 떠나 터키로 넘어간다.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시내를 둘러보기로 한다. 오후 늦게 숙소를 나선다. 이번에는 해안 길이 아니라 아예 숙소 뒤쪽의 중심 도로로 해서 시내를 구경하면서 걸어간다. 겸사겸사 국경 마을 Sarpi에 가는 시내버스와 정류소도 확인하고, 유로 인출이 가능한 은행도 찾아볼 요량이다. 바투미에서 터키로 가는 국경마을이 Sarpi다. 여기서 시내버스를 타고 30분 정도만 가면 나온다. 블로그들에 의하면 16번, 17번 버스와 88번 마슐루카. 즉 미니버스가 Sarpi에 간다고 한다. 정류장에 가면 버스 노선표들이 있다. 숙소 바로 앞 정류소에 17번 버스가 서긴 하는데 17번 버스 ..

D+142, 조지아 바투미 11: 평화로운 길 위의 동물들(20190405)

평화로운 길 위의 동물들 외국을 여행하다 보면 우리나라와 다른 점들을 많이 본다.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만, 그 중에 하나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이 길 위의 동물들을 대하는 자세다. 우리나라는 길 위의 동물들에게 온정적이지 않다. 때론 잔인하다고 할 정도로.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개들은 거의 죽기 직전이거나 그 전에 개장수에게 잡혀 간다. 길 위의 고양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동네마다 길 위의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을 둘러싸고 주민들 간의 갈등이 심하다. 논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길 위의 고양이에게 온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길 위의 동물들을 잔인하게 학대하거나 그렇게 죽은 동물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신문지상에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길 위의 동물들은 결코 사람..

D+141, 조지아 바투미 10: 코카서스(Caucasus)의 와인 이야기(20190404)

코카서스(Caucasus, 캅카스)의 와인 이야기 흐리고 비도 내린다. 산책을 하러 나갔다가 비가 내리는 바람에 다시 들어온다. 엘리베이터 요금만 날렸다. 이 레지던스 건물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요금을 낸다. 체크인할 때 방 카드와 엘리베이터 카드를 따로 주길래 그냥 방과 엘리베이터 카드를 따로 사용하나보다고만 생각했다. 호텔 등에서는 보안을 위해서 엘리베이터에 방 카드를 대야만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은 보안을 위해서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요금을 내기 위해서 사용한다. 카드에 돈을 충전하고 한번 사용할 때마다 0.2라리씩 나간다. 우리 돈으로는 백 원 조금 안 되는 돈이다. 어느 날 내 카드로 아무리 찍어도 작동이 안 되었다. 가끔 내 카드를 가지고 씨름하고 있으..

D+140, 조지아 바투미 9: 예스러움과 현대적임이 공존하는 바투미(Batumi) 시가지 산책(20190403)

예스러움과 현대적임이 공존하는 바투미(Batumi) 시가지 산책 바투미(Batumi) 시가지를 둘러보러 나간다. 바투미에 온 것이 지난 달 26일이니 9일 만에 처음으로 바투미 시내를 보러가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숙소 앞 흑해 해변만을 거닐어서 바투미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첫날 숙소 걸어오면서 본 게 전부다. 아점을 먹고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숙소를 나선다. 해변으로 나가서 시내 쪽으로 걷는다. 몽돌해변을 걷는다. 많이 걸었던 길. 남쪽 하늘은 맑은데 북쪽 하늘에는 짙은 먹구름으로 잔뜩 덮여 있다. 사진을 찍어 보면 같은 하늘 다른 날처럼 보인다. 부디 이 산책이 끝날 때까지 참아주길 빈다. 한참을 걸어가니 바투미의 상징적인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디자인을 살린 현대적 건물들이다. 바쿠와 많이 닮..

D+139, 조지아 바투미 8: 비 내리는 흑해(Black Sea)(20190402)

비 내리는 흑해(Black Sea)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비도 바람도 거세다. 잔잔하던 흑해도 오늘만은 거센 포효를 한다. 내 방에서까지 파도치는 소리가 난다. 이제 좀 이름에 걸맞는 바다 같다. 답답한 도미토리에 있었다면 축축하고 칙칙한 날일 수 있는데 넓은 발코니 창으로 비오는 흑해와 바투미(Batumi)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운치다. 아침부터 따뜻한 커피 한 잔 들고 발코니로 향한다. 발코니에도 비가 들이쳐 나갈 수는 없고 발코니로 나가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파도치는 흑해와 비오는 바쿠미를 바라본다. 비바람 거센 하루지만 따뜻한 방 안에 있는 여행자에게는 나름 멋있는 날이다. 밖을 나갈 수 없으니 오늘은 하루 종일 글을 쓴다. 때론 한 잔의 커피와 한 잔의 와인이 친구과 된다. 방..

D+138, 조지아 바투미 7: 쉬었다 가기 좋은 바투미(Batumi)(20190401)

쉬었다 가기 좋은 바투미(Batumi) 이곳에서 일주일 더 있기로 했다. 일주일 방값으로 240라리를 지불했다. 순간 목돈이 훅 나가긴 하지만 이것이 훨씬 절약하는 길이다. 방에 요리할 수 있는 장비며 도구가 다 있어서 음식도 해먹을 수 있고. 더욱이 발코니에서 보이는 전망이 너무도 좋아서 이 보다 더 좋은 카페가 있을 수 없다. 덕분에 바투미(Batumi)에서는 레스토랑도 카페도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그만큼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바투미는 비수기라면 가난한 배낭여행자도 쉬어가기 좋은 곳 같다. 방값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바닷가 전망 좋은 곳에 숙소가 많아서 바다를 보면서 심신을 쉬기도 좋다. 바다만 있는 것도 아니다. 바다 반대편으로는 높은 설산들이 펼쳐져 있다. 앞에는 동해바다요 뒤로는 설악산이 ..

D+137, 조지아 바투미 6: 밀린 여행기를 다 정리했다(20190331)

오늘로서 밀린 여행기를 다 정리했다. 이동하게 되면 또 밀리겠지만. 그래도 뿌듯하다. 일주일 정도 더 머물기로 했다. 호스트에게 연락은 해두었는데 직원을 보내겠다고 해놓고서는 하루 종일 감감무소식이다. 전화가 없어서 1층 리셉션의 전화를 부탁해서 사용해야 하니 많이 불편하다. 리셉션이 있는 호텔이나 호스텔과 달리 아파트는 이게 좀 불편하다. 오늘에야 알았는데 이곳은 엘리베이터 이용할 때 돈을 내야한다. 엘리베이터 카드가 작동이 잘 안 되어서 리셉션에 물어보니 충전을 해야 한단다. 한번 타는데 0.2리라씩 나간다. 돈 백 원이니 적은 돈은 아니다. by 경계넘기.

D+136, 조지아 바투미 5: 나의 작업실(20190330)

나의 작업실 오늘도 일몰이 기가 막힌다. 바다 아래로 떨이지는 태양이 너무도 선명히 보인다. 이렇게 깨끗하게 떨어지는 것은 일출을 포함해서 이곳에 와서 처음이다. 흔히 이런 일출이나 일몰을 보기 위해서는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농담 삼아 말하곤 하는데 여기서는 날만 맑으면 기본이다. 구름에 가리는 것이 없으니 바다로 가라앉는 일몰의 태양도 바로 보기가 힘들다. 바투미(Batumi)의 이곳 숙소는 아주 훌륭한 작업실이다. 발코니로 바다가 훤히 보이고, 나가면 해변이 바로다. 경치 좋다는 카페도 이런 풍경을 갖기가 싶지 않다. 날씨만 춥지 않다면 발코니에 의자를 내어 놓고 책을 보거나 글을 쓰고 싶다. 숙소에서 음식을 해먹을 수 있으니 그것도 좋다. 커피나 차는 물론이도 음식도 해먹을 수 있으니 끼니 때..

D+135, 조지아 바투미 4: 한없는 게으름(20190329)

한없는 게으름 날씨도 구질구질하고, 숙소에서 게으름을 피운다. 도미토리가 아니라 개인방이 생기면 무언가를 더 열심히 할 것 같지만 오히려 한없이 게을러 진다. 도미토리에서 못했던 게으름을 이곳에서 다 하는 것이다. 늦잠, 낮잠도 자고 방에서 이어폰 없이 음악도 영화도 드라마도 원 없이 본다. 방에서 멍 때린다고 해야 하나. 그러다 보면 시간이 훌쩍 훌쩍 지나간다. 밀린 기록들도 정리하고, 앞으로 일정에 대한 자료도 찾아보고 해야 하는데 만사가 귀찮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지만 그냥 이렇게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한동안 지내고 싶은 생각뿐이다. 이게 꼭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도미토리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가졌던 긴장을 풀려는 것일 수도 있다. 또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