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아제르바이잔 17

D+141, 조지아 바투미 10: 코카서스(Caucasus)의 와인 이야기(20190404)

코카서스(Caucasus, 캅카스)의 와인 이야기 흐리고 비도 내린다. 산책을 하러 나갔다가 비가 내리는 바람에 다시 들어온다. 엘리베이터 요금만 날렸다. 이 레지던스 건물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요금을 낸다. 체크인할 때 방 카드와 엘리베이터 카드를 따로 주길래 그냥 방과 엘리베이터 카드를 따로 사용하나보다고만 생각했다. 호텔 등에서는 보안을 위해서 엘리베이터에 방 카드를 대야만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은 보안을 위해서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요금을 내기 위해서 사용한다. 카드에 돈을 충전하고 한번 사용할 때마다 0.2라리씩 나간다. 우리 돈으로는 백 원 조금 안 되는 돈이다. 어느 날 내 카드로 아무리 찍어도 작동이 안 되었다. 가끔 내 카드를 가지고 씨름하고 있으..

캅카스(코카서스)의 비극 1: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끝나지 않는 비극,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Nagorno-Karabakh War)

추적추적 비가 오는 2월의 어느 날, 난 아제르바이잔(Azerbaijan)의 수도 바쿠(Baku)의 한 공동묘지를 걷고 있었다. 바쿠의 랜드마크 건물로 세 개의 불꽃을 형상화한 불꽃 타워(Flame Towers)를 찾아 가는 길이었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나지마한 언덕 위에 있는 곳이라 걸어서 갔었다. 공원을 하나 지나서 올라서니 잘 정리된, 꽤 큰 규모의 공동묘지가 나왔다. 도심, 그것도 바쿠 최고의 랜드마크가 있는 곳에 웬 공동묘지인가 싶었다. 비석이 줄지어 서 있는 무덤가로 다가가 보니 비석에는 죽은 이의 얼굴이 새겨져 있고, 그가 살았던 연대가 기록되어 있었다. 태어난 시기는 조금씩 달라도 대부분 죽은 연도는 비슷했다. 1990년에서 1992년 사이였다. 무의식적으로 내 입에서 새어 나온 소리가 ..

D+105, 아르메니아 예레반 1: 아제르바이잔에서 조지아 거쳐 아르메니아로(20190227)

아제르바이잔(Azerbaijan)에서 조지아(Georgia) 거쳐 아르메니아(Armenia)로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Baku)에서 야간 국제열차를 타고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Tbilisi)로 가는 길이다. 문 달린 2등 칸, 4인실 객실에 단 두 명뿐이라 편하게 가나 했더니만 옆자리 친구의 코고는 소리에 밤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객실이 좁은 방이라 울려서 더욱 시끄럽다. 쉬지 않고 코를 골아 대는 이 친구 점점 나의 인내심을 바닥으로 몰고 간다. 새벽 4시쯤 일어나 화장실 가는 길에 아예 세면까지 해버렸다. 국제열차 객실 안에서 출입국 심사를 모두 받는다 아침 7시에 역무원들이 문을 두드리면서 사람들을 깨우고 다닌다. 국경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조금 있다가 영어를 하시는 분이 오시더니 곧..

D+104, 아제르바이잔 바쿠 14: 바쿠(Baku)를 떠나는 날, 아제르바이잔 역사의 비극적인 날이기도(20190226)

바쿠를 떠나는 날, 아제르바이잔 역사의 비극적인 날이기도 오전 11시 반쯤 느지막이 체크아웃을 했다. 바쿠(Baku)를 떠나 조지아(Georgia) 트빌리시(Tbilisi)로 가는 기차는 저녁 8시 40분이다. 시간이 무척 많이 남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비가 후줄근하게 내리고, 새벽에도 안개가 자욱하더니만 아침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햇빛이 쨍쨍하다. 감사한 날이지. 오늘도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이었으면 내 기분도 조금 우울했을 텐데. 무거운 배낭을 메었지만 날씨가 화창해서 그런지 발걸음은 가볍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올드 시티(Old City)에서 내린다. 분수 광장의 자주 가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기차역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마지막으로 올드시티의 성도 보고 싶..

D+103, 아제르바이잔 바쿠 13: 바쿠(Baku)의 대중교통 순례(20190225)

바쿠(Baku)의 대중교통 순례 어제 숙소를 옮겼는데 옮긴 숙소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도미토리 생활에 지쳐서 잠깐이나마 개인실에서 쉬고 싶어서 옮긴 숙소였는데 이게 바쿠를 떠나게 만든다. 어차피 아제르바이잔에서 외국인이 15일 이상을 거주하려면 거주지를 등록해야 한다. 어제 숙소 사장이 그러는데 이걸 안하면 벌금이 400마나트라고 한다. 내일 아제르바이잔을 떠나 아르메니아로 가기로 한다. 떠나기로 했으니 바로 기차표를 끊는다. 아제르바이잔도 몇 도시 돌고 싶지만 그냥 바쿠만 보기로 한다. 이동시 거주지 등록도 애매하고. 도시들을 거쳐서 간다면 버스를 이용하겠지만 바로 조지아(Georgia) 트빌리스(Tbilisi)로 갈 것이기에 기차가 좋아 보인다. 바쿠에서 트빌리시까지 국제열차가 있다. 요금도 비..

D+102, 아제르바이잔 바쿠 12: 바쿠(Baku)의 소소한 거리 풍경(20190224)

바쿠(Baku)의 소소한 거리 풍경 한가롭게 거리를 거닐다 보는 소소한 거리 풍경이야 말로 어쩌면 여행의 가장 살아 있는 볼거리일지도 모른다. 현지인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외외로 여행에 여유와 여백이 있어야 보이는 것들이 많다. 여유와 여백이 없는 여행자들은 쉽게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보인다 하더라도 간과하기 쉽다. 왜냐고? 여유 없는 여행자들에게는 가야만 하고, 봐야만 할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쉼없이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멈춰 서야 보인다. 그런 곳들에 과거와 현재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들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한달 살기를 하면 좀 보일려나? 시간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지만. by 경계넘기.

D+101, 아제르바이잔 바쿠 11: 바쿠(Baku)의 숨은 그림 찾기(20190223)

바쿠(Baku)의 숨은 그림 찾기 바쿠에는 곳곳에 동상들이 참 많다. 일단, 구(舊)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답게 소련의 영향을 받아서 역사적 영웅들의 동상들이 많다. 공원이나 웅장한 건물들 앞에는 동상들이 하나씩 있게 마련이다. 그곳과 관련이 있는 동상들 같아 보이는데 얽힌 이야기는 알지 못한다. 그것이 끝은 아니다. 도시 곳곳에 그곳의 특징을 담은 재미있는 동상들도 많이 있다. 거리에도, 공원에도, 해안가에도. 바쿠 시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동상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바쿠에서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기분이다. 외국여행이든 국내여행이든 벽화를 찾아다니는 경우는 무척 많지만, 바쿠처럼 동상을 찾아다녀야 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일부러 동상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아니, 불가..

D+100, 아제르바이잔 바쿠 10: 바쿠(Baku)에서의 일상(20190222)

바쿠(Baku)에서의 일상 이번 여행을 시작한 지 백일 째 되는 날. 백일 상을 받아도 시원치 않을 턴데 아침부터 같은 방에 있는 스리랑카 친구들이 너무 시끄럽다. 전화에, 대화에 망할 놈의 녀석들은 넓은 공용 공간도 있는데 꼭 방에서 이런다. 거실이나 부엌 등의 공용공간에서는 오히려 조용조용 행동한다. 도미토리 숙소에서는 개념 없는 친구 한, 두 명 있으면 여러 사람 불편해진다. 화창한 날이다. 바쿠에서는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이렇게 화창한 날은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숙소를 나서자마자 스리랑카 친구들에 대한 생각은 싹 사라진다. 바쿠에서 대충 가볼 만한 곳은 다 가봤다. 흔히들 말하는 의무방어전이 모두 끝난 셈. 이제는 그저 내가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면 된다. 날씨가 좋으니 ..

D+099, 아제르바이잔 바쿠 9: 바쿠를 그냥 걷다, 중심가 벗어나기(20190221)

바쿠(Baku)를 그냥 걷다, 중심가 벗어나기 어디 따로 갈 곳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바쿠 시내를 돌아다녀보기로 한다. 중심가가 아니라 그냥 시내 주변을 정처 없이 걷는다.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서민들이 사는 동네가 나온다. 골목길에는 오래된 아파트들이 나온다. 우리와 같은 대단위 아파트들은 아니지만 낡은 단독 아파트들이 꼭 옛날의 시민 아파트를 보는 것 같다. 조명이 화려한 중심가의 멋들어진 건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운치가 있다. 사람 살아가는 곳 같아서 더 정감이 간다.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재래식 시장이 나온다. 시장이 작은 줄 알았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진다. 초입에는 마치 청계천 공구거리처럼 공구상들과 전기상들이 모여 있더니만 더 들어가니 과일과 야채 그리고 정육을 파는 일반 재..

D+098, 아제르바이잔 바쿠 8: 카스피 해의 해안 공원길 산책과 카펫 박물관(20190220)

카스피 해(Caspian Sea) 해안 공원길 산책과 카펫 박물관 해안가 공원길을 걸어서 베니스 가든(Venice Garden)과 카펫 박물관을 둘러볼 생각이다. 햇살이 반짝이는 날이라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바람이 쌀쌀해서 조금 춥긴 하지만. 해안가로 내려가는 도심 길의 풍경도 운치 있지만, 해안가 공원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바쿠 도심과 카스피 (Caspian Sea) 의 모습 역시 눈부시게 아름답다. 베니스 가든은 그냥 실소가 나온다. 아주 작은 테마 파크 정도로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카펫 박물관은 가볼만 하다. 우선 건물 자체가 카펫을 말아 놓은 모습인데 그것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같다. 아제르바이잔은 건물 하나에도 꽤나 심열을 기울이는 것 같다. 안에도 다양한 카펫들이 진열되어 있다. 카펫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