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내 남미여행의 중간 기착지는 이곳 산티아고에서 가장 가까운 아르헨티나의 도시, 멘도사(Mendoza)였다. 물가 저렴하고, 날씨 좋고, 특히 와인이 좋은 곳. 그랬는데, 산티아고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쩌면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될 수 있는, 작금의 정치적 상황이 나를 급하게 이곳으로 불렀다. 같이 여행하던 친구도 산티아고로 간다고 하고. 산티아고에 오긴 왔지만 이곳에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다. 역사적 현장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험한 곳에 오래 머물 수도 없었고, 개인적으로 대도시의 번잡함을 싫어할 뿐만 아니라 현재 남미에서 칠레의 물가가 가장 비싸기도 했다. 그랬는데, 같이 여행하던 친구도 먼저 보내고 이틀을 연장하더니만 오늘 이틀을 또 연장했다. 산티아고가 좋다기보다는 무언가 지금 내 여행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