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成都)를 걷다, 쿠싱로우지에(奎星楼街)와 콴자이샹즈(宽窄巷子) 새벽녘에 눈이 떠졌지만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아침 9시쯤 일어난다. 계속 뒹구는 것도 성격에 맞지는 않다. 장기간 여행이라고 하지만 한 군데 머무는 여행이 아니다. 여행 자체는 길지만 머무는 곳에서의 시간은 지극히 짧다. 청두(成都)의 시간 역시 길지 않다. 여유를 갖는다는 것과 허비한다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는데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준비를 하고 나서려는데 어제 빨래해서 도미토리 방에 걸어둔 바지가 보이지 않는다. 아침 일찍 떠난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같이 걸려 있던 다른 빨래들도 없어진 것을 보면 떠난 사람들이 내 것까지 챙겨갔나 보다. 모르고 가져갔을 수도 있고, 알고 가져갔을 수도 있고. 허탈함이 밀려온다. 이제 겨우 여행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