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Hanoi)에서는 하노이 맥주(Hanoi Beer)를 노곤함이 나를 침대에 붙잡지만 또한 허기진 배가 나를 밖으로 내친다. 하루 종일 먹은 게 없다. 쌀국수나 반미(Banh Mi)가 눈에 아른거리고, 하노이 맥주(Hanoi Beer)도 당긴다. 무사히 하노이에 온 걸 자축도 해야 하지 않을까. 오후 늦게 숙소를 나선다. 숙소 문을 나서자마자 역시 하노이는 하노이다. 바다 속 물고기 떼와 같은 오토바이의 물결이 끝없이 이어진다. 톡 쏘는 매연과 함께. 처음 하노이에 왔을 때 끊이지 않는 오토바이 행렬 속에서 도저히 길 건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길 한 번 건너려고 몇 번이나 몸을 움찔움찔 해야 했는지. 몸은 나가는데 발은 땅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길 건너는 현지인들 속에 껴서야 겨우 길을 건너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