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건설 근로 4

노가다 이야기 18: 건설 현장의 여성들(20221027)

건설 현장의 여성들 어느 때부터 원톱(one top)이 보이지 않는다. 원톱, 탑 오브 탑(top of top). 하이닉스 M15 최고의 미녀가 보이질 않는다. 나와 같은 유도원 일을 하던 처자였다.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M15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어딜 내놔도 손색없는 미모의 친구였다. 우리 팀이 M15 전반을 휘젓고 다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자신할 수 있다. 젊은 팀원들 모두 인정하는 바다. 그 친구가 유도원 일을 나보다 먼저 시작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빠지는 일 없이 나오던 친구였는데 9월인가 10월인가부터 보이지 않았다. 우리 팀이 M15 이곳저곳을 다니는 반면에 그 친구는 5층에서만 일을 했었다. 우리가 자주 옮겨 다녀서 못 본 줄 알았는데 그만 둔 모양이다. 숱한 남정네들의 가슴이 휑하..

노가다 이야기 17: 가장 출근하기 싫은 날은?...... 우중(雨中) 출근( 20221025)

가장 출근하기 싫은 날은?...... 우중(雨中) 출근 오늘 아침도 무척이나 쌀쌀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불어오는 찬바람이 옷 속으로 파고든다. 장갑을 낀 손가락도 시리다. 10월에 초겨울 날씨라니. 해마저 짧아져 아침길이 어두운 새벽길 같다. 땀을 내기 위해서 자전거 페달을 더 힘차게 밟는다. 이런 날은 방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하고 싶다. 음악을 들으면서. 아니다. 이불 속에서 늘어지게 늦잠을 즐기고 싶다. 노가다가 출근이 반이라면 가장 출근하기 싫은 날은 언제일까?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부동의 1위가 있다. 비 오는 날의 출근 즉, 우중(雨中) 출근이다. 5개월 가까이 이 일을 하면서 겨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을 거쳤다. 지금까지의 경험만으로도 우중 출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태풍 치..

노가다 이야기 13: 드디어 무더운 여름을 넘겼다! (20220925)

무더운 여름을 넘겼다! 이제는 완연한 가을이 온 것 같다. 아침저녁 날씨가 선선하다. 하이닉스에 출근하는 자전거길이 선선하다 못해 제법 찬기가 든다. 드디어 무더운 여름을 무사히 넘겼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무더운 7월과 8월은 만근까지 했다. 노가다를 시작하면서 가장 걱정되었던 점이 덥고 습한 여름을 과연 넘길 수 있을까였다. 여름을 무척 싫어한다. 그것도 습한 한국의 여름은 더욱.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이다. 덕분에 여름에는 습진 등의 피부 트러블도 많이 생긴다. 습하지만 않다면 더운 날씨는 그럭저럭 버틴다. 비록 햇볕 아래에서는 뜨겁지만 그늘만 들어가도 시원해지기 때문이다. 노가다를 시작할 때 가장 고민했던 것 중 하나도 여름이었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시작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버텨보기로 했다..

노가다 이야기 12: 노가다(건설 노동)에서의 안전이란? (20220707)

노가다(건설 노동)에서의 안전 이야기 한국에 배낭여행이 확산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여성 여행가가 있다. 한비야가 그녀다. 그녀가 쓴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이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 배낭여행이 급속히 늘었다. 한비야가 여성이라 그런지 여자 배낭여행자들도 무척이나 많이 늘었다. 나 역시 그녀의 책을 읽었다.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무척이나 불편한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을 하나 꼽는다면 남미에서 히치하이킹을 했다는 대목이다. 먼저 이야기하지만 이거 진짜 위험하다. 남성도 위험하지만 특히 여성 혼자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다. 다를 알겠지만 삼성전자가 새벽에 조깅을 하는 여성을 배경으로 영국에서 광고를 냈다가 영국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