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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과 트럼프의 미국

경계넘기 2021. 12. 31. 17:42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과 트럼프의 미국

 

 

□ 제 목 : 돈 룩 업(Don't Look Up)
□ 감 독 : 아담 맥케이(Adam McKay)
□ 주 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
□ 제 작 : 미국, 2021.

 

 

 

영화 돈 록 업(Don't Look Up)’을 보다 빵 터졌다.

 

영화 장르가 코미디이긴 하지만 영화 자체가 웃긴 건 아니다. 영화가 만든 상황이 현실 미국의 어느 때 모습과 너무 닮아서다. 의도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지만 닮아도 너무 닮았다. 의도하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로.

 

 

(출처: 다음영화)

 

그럼, 한 번 대입해보자.

 

 

영화 속 혜성’ -> ‘코로나19’

영화 속 미국 대통령’ ->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영화 속 대통령의 아들이자 비서실장 -> 트럼프의 딸이자 전 수석 보좌관, ‘이방카 트럼프

영화 속 천문학자 ->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자 백악관 수석 의료 고문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영화 속에서 인류를 몰살시킬 수 있는 혜성의 등장은 2019년 말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시기 발생한 코로나19(Covid-19)의 펜데믹 상황과 비슷하다. 6개월 뒷면 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크(제니퍼 로렌스)와 담당 교수이자 천문학자인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경고를 대통령 올리언(메일 스트립)은 가볍게 무시해 주신다.

 

20191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미국 내에서도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과 경고가 있었지만 트럼프는 이를 가볍게 무시해 버린다. 20201, 2월에는 코로나19가 한국 등 주변국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빗발쳤지만 트럼프는 계속 이를 무시하면서 오히려 정치적 음모론으로 몰기까지 했다. 덕분에 코로나19 방어의 적기를 놓친 미국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1위라는 불명예를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출처: 다음영화)

 

20202월 말에 난 미국 LA에 있었다.

 

세계여행 중에 남미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들어온 상태였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입국하는 거라 검역을 좀 거치거나 설명을 할 필요가 있거니 했는데 웬걸 LA 공항 입국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관한 질문이나 검역은 전혀 없었다. LA 시내도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나 염려는 전혀 없어보였다. 당시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미국인은 전혀 보질 못했다.

 

그게 다 트럼프가 뭉개고 있었기 때문인 것은 한국에 돌아와서야 알았다.

 

 

(출처: 네이버영화)

 

영화 속 미국 대통령 올리언은 혜성 충돌의 경고에는 관심이 없다.

 

이해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 자신의 정치적 인기와 선거에만 열심이고, 대중의 관심에만 집착한다. 나중에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묻으려 혜성 이슈를 정치적으로 띄우는 모습을 보인다. 비서실장인 아들은 업무 중에 대통령을 엄마엄마 부르면서 모든 일에 개입하지만 엉뚱한 소리만 내뱉는다.

 

자신의 정치적 인기와 대중의 관심 그리고 돈에 대한 집착은 트럼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보였던 그의 행보는 영화 속 대통령의 행보와 정확히 일치한다. 마지막 비행기 타고 도망치는 장면만 빼고. 트럼프의 첫째 딸로 백악관 수석 보좌관에 있던 이방카 역시 국정에 일일이 개입하며 트럼프 행정부 제 2인자의 모습을 보였지만 백치미만 드러냈다.

 

 

(출처: 네이버영화)
(출처: 네이버영화)

 

영화의 주인공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분한 천문학 교수 랜들 민디 박사는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자 백악관 수석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를 연상시킨다.

 

랜들 민디는 백악관 수석 과학 고문으로 들어가 정책 속에서 이 문제를 나름대로 풀어가려 노력하지만 정치적, 경제적 이권 앞에서 자신은 물론 순수한 과학자들의 의견들이 묵살되자 나중에는 폭발해 버린다.

 

현실의 앤서니 파우치 역시 국가 부설 연구소의 수장이자 백악관 수석 의료 고문으로 초기에는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면서 어떻게든 정책 속에서 코로나19의 대응을 끌어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내 포기하고 코로나19의 위험을 과학적으로 주장하며 트럼프와 각을 이룬다. 트럼프가 잡아먹을 듯 달려들었지만 이미 미국 코로나19 대응의 영웅이 되어버린 그를 제거하기는 어려웠다.

 

 

(출처: 네이버영화)

 

영화가 비판하는 것은 단지 트럼프만이 아니다.

 

오히려 과학적 진실조차도 오락거리로 만드는 대중매체와 사회 분위기, 여기에 정치적 기반에 따라 과학적 진실마저도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미국 사회의 모습을 영화는 더욱 비난하고 있다.

 

그저 고개를 들고 보면(look up) 혜성이 바로 보이는데도 말이다.

 

 

(출처: 다음영화)

 

이런 점에서 돈룩업의 비난과 풍자에서 한국 사회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도 코로나19는 정치적 기반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반응한다. 어느 정권과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서 코로나 정책의 해석과 지지가 달라진다. 코로나 음모론은 물론이고 백신 접종마저도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면서 과학자와 의료진의 과학적 진실은 묻히곤 한다.

 

그저 주변을 둘러보면(look around) 바로 보이는 현상을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래서 웃기도 하고 그래서 씁쓸하기도 하다.

 

 

(출처: Imdb)

 

! 잊을 뻔 했다.

 

영화 속에서 위기를 막을 그럴 듯한 대안을 내놓는 듯하면서 실제로는 잇속만 챙기려는 IT 사업가 피터(마크 라이런스)는 현실의 누구를 의미할까?

 

생각나는 한 사람, 빌 게이츠(Bill Gates) 각이다.

 

 

(출처: Imdb)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