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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몬테네그로(Montenegro)

D+196, 몬테네그로 코토르 1-1: 포드고리차에서 코토르 가는 길 (20190529)

경계넘기 2022. 1. 6. 13:06

 

포드고리차(Podgorica)에서 코토르(Kotor) 가는 길

 

 

포드고리차(Podgorica)에서 코토르(Kotor) 가는 길도 정말 아름답다.

 

때때로 비가 오고 안개도 자욱하게 끼는 길이지만 버스에서 보는 창밖 풍경은 평화롭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길은 딱 강원도 국도를 달리는 기분이다. 산과 산이 이어지고, 때로는 깊은 계곡을 건넌다.

 

 

 

하늘이 낮은 또 다른 세상?

 

이상한 세상에 들어온 기분이다. 마치 천정이 낮은 집에 들어선 것처럼 하늘이 낮은 세상이다. 어둡고 짙은 하늘과 밝고 푸른 대지가 명확히 갈린다. 그 사이 간혹 보이는 빨간 지붕의 집들은 마치 요정이 사는 마을 같다. 참 색다르고 재미있는 풍경이다.

 

 

 

몬테네그로의 옛 수도, 체티네(Cetinje)

 

가는 길 중간에 보이는 한 작은 도시가 무척이나 예쁘다. 아름다운 산에 둘러싸인 작은 도시다. 급히 구글 지도로 확인해보니 도시 이름이 체티네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15세기에 만들어진 도시란다. 1918년 세르비아와 합병하기 전까지 몬테네그로 왕국의 수도였다고. 지금도 대통령 관저는 수도인 포드고리차에 있는 것이 아니고 여기에 있단다. 멀리서 봐도 현대적인 도시 포드고리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옛 도시의 정감이 느껴진다. 나중에 꼭 들려보고 싶다.

 

아무리 옛 수도라고 하더라도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규모는 결코 수도의 그것은 아니다. 보이는 곳은 아마 도시의 초입 정도 일듯 싶고, 저 언덕 또는 구름 너머로 조금 더 큰 규모의 도시가 숨어 있지 않을까 싶다.

 

 

 

해안도시 부드바(Budva)의 풍경 또한 압권이다.

 

산길을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더니 곧 바다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탈리아 반도와 발칸 반도 사이의 바다, 아드리아해(Adriatic Sea). 바다에 감탄하는 사이 곧 눈앞에 해안도시 부드바(Budva)가 펼쳐진다. 그림 같은 바다 풍경을 가진 멋진 해안도시다.

 

포드고리차, 체티네와도 확연히 다른 분위기. 해안도시라 그럴까 뭔가 더 관광 또는 휴양 도시의 자유로운 냄새가 난다. 버스가 시내 안의 버스터미널을 들렸기 때문에 도시 분위기를 대충이나마 느낄 수 있다. 이런 게 로컬버스 타는 맛이기도 하다.

 

 

 

부드바에서 코토르로 가는 길은 아드리아 해안길을 따라 달린다.

 

해안길에 접어드니 칙칙하던 하늘도 구름 사이로 조금씩 햇살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왼편으로 햇살 받은 아드리아해가 반짝인다. 이탈리아와 발칸 사이의 좁은 바다. 이탈리아의 서해이자 발칸의 동해다. 저 바다를 건너면 이탈리아다.

 

그러고 보니 카스피해에서 흑해, 지중해, 에게해, 마르마라해를 거쳐서 지금은 아드리아해와 만난다. 카스피해와 흑해를 빼면 모두 지중해에 포함된 바다. 중국 칭다오(青岛)에서 시작해 서쪽을 향한 여정이 이제 서유럽 발치까지 왔다.

 

 


 

 

포드고리차에서 코토르까지 2시간 30분의 여정.

 

짧은 거리지만 산과 바다를 다 만나볼 수 있는 멋진 길이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Beograd)에서 포드고리차로 넘어오는 길도 좋았지만, 포드고리차에서 이곳 코토르에 오는 길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풍경 구경하다 보니 2시간 30분이 훌쩍 가버렸다. 솔직히 더 달리고 싶다.

 

몬테네그로는 한국의 강원도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수도인 포드고리차가 자리 잡고 작은 평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높은 산과 깊은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고, 한쪽은 바다와 접해 있다. 작지만 정말 다양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다. 지형적으로는 강원도와 비슷하지만 우리와 또 다른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니 감동이다.

 

다음에 온다면 차나 오토바이를 직접 몰고 다녀보고 싶다. 항상 그랬지만 이곳에서는 더욱 자동차나 오토바이 여행객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그나마 낮 기차와 낮 버스를 타고 왔지만 이런 곳을 야간 버스나 밤기차를 타고 다닌다면 그건 죄악이다!

 

 

 

그런데.......,

 

코토르 버스터미널에 내리자마자 또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버스 여정의 아쉬움이 바로 사라질 정도로.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