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일주 여행 440

D+217, 우크라니아 리비우 1: 리비우(Lviv) 가는 길, 오지 않는 버스(20190619)

리비우(Lviv) 가는 길, 오지 않는 버스 폴란드 크라쿠프(Krakow)의 버스터미널은 화려한 쇼핑몰과 함께 무척이나 현대적이었다. 하지만 그 외형과는 달리 시스템적으로 무언가 부족했다. 처음 이곳에 도착하고서 버스 시간표나 노선을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일정표나 노선표도 없었고, 인포메이션 창구가 있지만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디고 물어볼 만한 곳은 전혀 없었다. 유럽에서 버스는 주로 플릭스(Flix) 버스를 이용했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플릭스가 예약하기도 편하고 무엇보다도 자체 플랫폼이나 터미널을 가지고 있어서 어디든 플릭스 마크가 있는 곳에서 편하게 타고 내리거나 확인이 필요하면 물어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플릭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D+128, 조지아 카즈베기 1: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Kazbegi)로(20190322)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Kazbegi)로 카즈베기(Kazbegi). 지금까지 4개월간의 여행 중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다. 마을을 높은 설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산들이 마을에서 멀지도 않다. 바로 내가 서 있는 마을 바로 앞과 뒤에 펼쳐져 있다. 카즈베기 오는 길도 풍광이 좋았다. 오전 열시에 티빌리시 중심의 루스타벨리(Rustaveli) 역에서 카즈베기를 같이 갈 한국인 친구를 만나서 디두베(Didube)(Didube) 역으로 이동, 그곳 버스터미널에서 카즈베기행 버스에 탑승했다. 요금은 10라리. 택시의 유혹이 많았지만 그냥 버스로 직진. 사람이 다 차길 기다린 미니버스는 11시쯤 카즈베기를 향해 출발한다. 시내를 벗어나자 곧 황량한 산들과 그 사이사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확..

D+127 조지아 므츠헤타 1: 므츠헤타(Mtskheta) 츠바리 수도원(Jvari Monastery) 위에 서서(20190321)

므츠헤타(Mtskheta) 츠바리 수도원(Jvari Monastery) 위에 서서 한국인 여행자와 트빌리시 근교의 므츠헤타(Mtskheta)에 가기로 했다. 어제 아르메니아의 예레반(Yerevan)에서 올라온 관계로 조금 늦잠을 자고 싶다고 해서 느지막한 12시에 만나기로. 므츠헤타는 트빌리시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도미토리 방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좋다.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이 맑고 쾌청하다. 이런 날 침대에서 뒹굴기는 쉽지 않다. 12시에 만나기로 했지만 먼저 나가서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있기로 한다. 10시 반 숙소를 나서서 만나기로 약속한 루스타벨리(Rustaveli) 역 근처에 있는 커피스타(Coffeesta)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지나다니다가 가끔 ..

D+126, 조지아 트빌리시 6: 한 친구를 예레반으로 보냈더니 다른 친구가 예레반에서 왔다(20190320)

한 친구를 예레반(Yerevan)으로 보냈더니 다른 친구가 예레반에서 왔다 오늘도 길을 나서본다. 뚜렷이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날씨도 나쁘지 않고, 그냥 거리를 걷는다. 트빌리시의 메인 도로인 루스타벨리(Rustaveli) 거리를 걷다가 안경점 하나를 발견한다. 내 선글라스 나사 하나가 빠져서 꽤 오랫동안 사용을 못하고 있다. 수선을 부탁하러 문을 열고 들어간다. 꽤 고급스런 안경점이다.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사정을 말하고 수선을 부탁하니 마침 기술자가 있다고 확인해 보겠다고 한다. 조금 있으니 말끔히 수리된 내 선글라스를 가지고 나온다. 수선비를 물어보니 그냥 가란다. 코카서스 국가들답다. 거리에 있는 한 카페에 들어간다. 오다가다 인테리어가 예쁜 현지 카페라 들어가 보고 싶었던 카페다...

D+125, 조지아 트빌리시 5: 트빌리시에서 흥미를 잃다(20190319)

트빌리시에서 흥미를 잃다 숙소 호스트가 어제 내 방에 들어와서 한 말이 있다. “트빌리시 오기 전에 어디에 있었나요?”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넘어 왔습니다. 생각지 않게 아르메니아도 이것저것 볼 게 많더라고요” “그렇죠. 근데...... 조지아는 아르메니아보다 뭐든 훨씬 더 풍부(rich)합니다” 조지아가 문화든 예술든 역사든 아르메니아보다 조금 더 풍부하다는 말은 사실로 보인다. 트빌리시에 오래 있지는 않았지만 많은 면에서, 조지아가 앞섰다기보다는, 호스트의 표현대로 보다 풍부하고 다양한 것 같다. 트빌리시만 하더라도 훨씬 더 사람도 많고, 규모도 크고 다양하다. 그만큼 여행자에게 볼거리도 더 많다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 트빌리시에 대해서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

D+124, 조지아 트빌리시 4: 루스타벨리(Rustaveli) 거리의 풍경(20190318)

루스타벨리(Rustaveli) 거리의 풍경 날씨가 흐리고 무척이나 쌀쌀하다. 간간이 비도 내리고. 어제 나가지 않고 숙소에서 개겼는데 오늘도 숙소밖에 나가기가 싫다. 그래도 연 이틀 숙소에 박혀 있을 수는 없다. 이게 도미토리 숙소의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사람을 피곤하게도 만들지만 부지런하게도 만드는 곳. 아침 커피를 하라는 카톡이 숙소의 한국인 여행자분에게서 왔다. 어제 점심, 저녁을 얻어먹었는데 이렇게 오늘 아침 커피까지 얻어마신다. 이분은 커피 내리는 도구도 가지고 다니셔서 직접 커피를 내려 드신다. 덕분에 나도 내린 커피를 마신다. 커피와 함께 간단한 빵과 샐러드도 만들어 놓았다. 물론 내 것까지. 덕분에 어제, 오늘 감사히 먹는다. 오늘도 아침을 먹으면서 수다 삼매경에 빠신다. 이 여성분의..

D+123, 조지아 트빌리시 3: 도미토리 숙소의 조건(20190317)

도미토리 숙소의 조건 숙소를 옮긴다. 지금 있는 숙소가 나쁜 것은 아니다. 시설이나 직원 친절도, 그리고 위치 등은 바꾼 숙소보다 훨씬 좋다. 아니, 압도적으로 좋다. 다만 두 가지 점에서 숙소를 옮기기로 했다. 하나는 가격이 좀 비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용공간이 너무 협소하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공용공간의 협소다. 2주 가까이 지냈던 아르메니아 예레반의 숙소도 가격이 싼 숙소는 아니었다. 하지만 널찍한 공용공간과 도미토리 방이 좋았다. 답답하지도 않고 숙소에서 무언가 다른 일을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반면에 트빌리시의 첫 숙소는 너무 좁은 방과 공용공간 때문에 숙소에서는 잠 자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기가 어려웠다. 답답하기도 하고, 마치 시설 좋은 닭장 같다고나 할까. 그..

D+122, 조지아 티빌리시 2: 올드시티와 나리칼라 요새 그리고 조지아 오페라(20190316)

올드시티(old city)와 나리칼라 요새(Narikala Fortress) 그리고 조지아 오페라 10시가 넘어서 숙소를 나서는데 뭔가 허전하다. 예레반에서 한동안 조식이 나오는 숙소에 있었던지라 아침을 안 먹고 길을 나서니 허전한 게다. 길을 내려오는데 숙소 근처에 작은 샌드위치집이 보인다. 현지인들이 사먹고 있다. 샌드위치 하나 사서 입에 물고 내려온다. 빳빳한 바게트 빵에 햄과 야채를 넣어서 만든 전형적인 샌드위치인데 맛은 나쁘지 않다. 일단 유심을 사기로 한다. 어제 물어보니 가격이 나쁘지 않다. 숙소 직원이 알려준 브랜드인 Geocell에 들어가서 2기가 7라리에 샀다. 1라리가 원화로 450원 정도 하니까 3천원 조금 넘는 돈이다. 이것은 데이타 비용만 포함하는데 여기에 통신을 원하면 5라리 ..

D+121, 조지아 트빌리시 1: 예레반(Yerevan)에서 다시 트빌리시(Tbilisi)로 (20190315)

예레반(Yerevan)에서 다시 트빌리시(Tbilisi)로 드디어 예레반을 떠나서 트빌리시로 가는 날이다. 한 보름 정도 지낸 예레반에 많이 정이 들었나 보다.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짐을 대충 싸고 아침을 먹고 있는데 어제 온 한국인 여행객이 나온다. 같이 여행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패트릭이 나오더니 커피 한 잔 하겠느냐며 묻는다. 고맙다고 했더니, “너 진짜 시간 괜찮은 거야!”하고 되묻는다. 이놈이 왜 이러나 하고 다시 시계을 들여다보니 9시 반이 훌쩍 넘었다. 터미널에서 10시 반 버스이니 늦어도 9시 반에는 나갔어야 했다. 서둘러 내가 먹은 식기들을 씻으려 하니 한국인 여행객이나 패트릭이나 그냥 놔두고 어서 준비하고 가란다. 고맙다. 짐을 메고 같이 지낸 숙소 친구들과 작별인..

D+000, 세계여행 준비: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기(201811)

세계여행. 거창해 보이긴 하지만 내게는 그냥 시간제한이 없는 여행이다. 가는 곳도 제한이 없다. 사실 아무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돈이 제한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돈과 시간의 싸움이다. 돈과 시간에 여유가 다 있는 사람이라면 신의 축복을 받은 사람이다. 여행을 떠날 때에도 이 두 가지가 항상 걸림돌이다.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다. 두 가지가 다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다보면 평생 못가기 쉽다. 많은 사람들이 정년퇴직을 한 후에 세계여행이든 긴 여행이든 떠날 거라고 다짐한다. 그때면 시간과 돈에 모두 여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둘 중에 하나라도 있다면 그냥 떠나야 한다. 여행은 그게 진리다. 다 갖춰진 사람이 거의 없듯이 다 갖춰서 떠나는 여행자도 거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