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건설노동 4

노가다 이야기 21: 눈 오는 날의 출근, 설중(雪中) 출근(20221206)

눈 오는 날의 출근 설중(雪中) 출근이라! 어두운 새벽 출근길 자전거 페달을 밟고 달리는데 뺨에 무언가가 날라 온다. 이 차가운 기운은....... ‘눈’이다. 어두워서 제대로 확인은 못하지만 눈이 내리고 있음이 틀림없다. 가로등이 밝혀진 길을 지나니 하얀 눈이 거리를 덮고 있음이 확연히 들어난다. 아직은 싸락눈. 하지만 점점 굵어지면서 금세 옷과 모자를 하얗게 덮는다. 동이 트니 눈은 더욱 굵어진다. M15가 가까워지니 거리가 밝아진다. 완연히 내리는 눈발이 보인다. 눈발은 점점 굵어진다. 이제 완연한 함박눈이다. 짬짬이 신호를 기다리는 중에 옷을 털어보지만 이내 눈이 다시 옷을 덮는다. 바람이 없어 가볍게 내리 앉는 눈이지만 자전거를 달리니 눈은 내 얼굴을 때린다. 눈이 안경을 덮기도 하지만 자전거 ..

노가다 이야기 16: 노가다는 출근이 반이다(20221021)

노가다는 출근이 반이다. 노가다는 출근이 반이라더니....... 정말 그렇다. 일단 출근만 하면 어찌되었든 하루가 간다! 아침마다 머릿속은 전쟁이다. 오늘 하루만 제칠까? 날씨가 쌀쌀해지다보니 더해진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오기가 죽기보다 싫다. 하지만 오늘 하루 제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루 쉬면 더 쉬고 싶고, 그러다 보면 다시 못 나갈 것 같다. 노가다에서 출근이 반이라고 하는 이유가 무얼까? 어느 직장이든 출근하기 싫은 것은 마찬가지일 터다. 그럼에도 특별히 노가다에서 출근이 반이라고 하는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몸으로 직접 겪어 보니 알 것 같다. 첫째는 육체노동이 주된 일이다 보니 아무래도 몸이 고되다. 유도원의 경우에도 하루 종일 걷고 서 있어야 하니 많이 피곤하다. 내..

노가다 이야기 10: 작업복에도 패션이 있다 (20220527)

작업복에도 패션이 있다! 노가다라고 하면 막노동을 연상했다. 더러운 작업복을 입고 무식하게 힘만 쓰는 그런 일들. 그런 사람들. 그런데 웬걸! 사람들이 멋있다. 그들이 입는 작업복도. 작업복에도 패션이 있다. 기본적으로 착용하는 안전 용구들이 있다. 마치 군대에서 군복에 헬멧, 방탄조끼, 탄띠, 고무링, 전투화를 착용하듯이 건설일도 안전모, 조끼, 안전벨트, 각반, 안전화를 착용한다. 여기에 각각의 공정에 맞는 작업 도구들을 안전벨트에 착용한다. 마치 군인들이 소총, 수류탄 등의 개인화기를 착용하는 것처럼. 이게 멋있다. 이런 안정 장비들과 작업 도구들을 지급하고 착용한다는 사실에서 예전 드라마에서 보는 막노동꾼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뭔가 전문가다운 냄새가 풍긴다. 막 자대에 배치 받은 어설픈 이등병이 전..

노가다 이야기 6: 노가다(건설 노동)의 꽃, 공수제 (20220523-2)

노가다(건설 노동)의 꽃, 공수제 오전에 신규자 안전교육을 받으면 근로계약서를 쓴다. 이제야 진짜 일을 하게 되는 거다. 근로계약서에 나오는 포괄 임금제는 익숙하지가 않다. 건설 일용직은 주로 포괄 임금제를 사용한다. 기본급,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연차수당이 모두 포함된 임금이라는데 대충 일당에 모든 게 다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다. 월 단위 계약인 일용직 건설 노동은 퇴직금도 없다. 중요한 것은 일당의 금액. 내가 받을 일당은 14만 원. 근로계약서에서 확인한 것은 이 금액이다. 다른 조건은 뭐 제대로 읽지도 않았다. 나만 쓰는 근로계약서도 아니고. 주간 8시간 근무에 14만 원이니 시급으로 따지면 1.75만 원이다. 꽤 좋다. 2002년 올해 최저임금이 9,160원이니 최저 임금의 거의 두 배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