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의 꿈, 보헤미안의 삶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보다 자유로운 미래를 그린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흑해 6

D+144, 조지아 바투미 13: 흑해(Black Sea)와의 작별(20190407)

흑해(Black Sea)와의 작별 이번 주는 날이 좋다. 햇살이 좋은 날이면 흑해는 그 햇살을 받아서 더욱 푸르다. 왜 이름을 흑해라 지어서 사람들에게 흑해 물빛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을 주었을까! 동쪽에서 서쪽으로 햇살 비스듬히 비취는 아침에는 흑해의 빛깔이 푸르다 못해 파랗게 빛난다. 그 파아란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내 눈도 맑아진다. 맑아지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맑아진다. 눈이 선명해진다. 오늘은 아침 햇살이 더 좋다. 바다도 더욱 파랗고. 그런 모습만 보고 있어도 너무 행복하다.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다. 아제르바이잔의 바쿠(Baku)도 아르메니아의 예레반(Yerevan)도 떠날 때 발걸음이 무거웠다. 조지아에서는 흥미가 조금 떨어졌다 생각했는데 흑해가 다시 떠나는 발걸음을 잡는다. 그냥..

D+139, 조지아 바투미 8: 비 내리는 흑해(Black Sea)(20190402)

비 내리는 흑해(Black Sea)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비도 바람도 거세다. 잔잔하던 흑해도 오늘만은 거센 포효를 한다. 내 방에서까지 파도치는 소리가 난다. 이제 좀 이름에 걸맞는 바다 같다. 답답한 도미토리에 있었다면 축축하고 칙칙한 날일 수 있는데 넓은 발코니 창으로 비오는 흑해와 바투미(Batumi)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운치다. 아침부터 따뜻한 커피 한 잔 들고 발코니로 향한다. 발코니에도 비가 들이쳐 나갈 수는 없고 발코니로 나가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파도치는 흑해와 비오는 바쿠미를 바라본다. 비바람 거센 하루지만 따뜻한 방 안에 있는 여행자에게는 나름 멋있는 날이다. 밖을 나갈 수 없으니 오늘은 하루 종일 글을 쓴다. 때론 한 잔의 커피와 한 잔의 와인이 친구과 된다. 방..

D+135, 조지아 바투미 4: 한없는 게으름(20190329)

한없는 게으름 날씨도 구질구질하고, 숙소에서 게으름을 피운다. 도미토리가 아니라 개인방이 생기면 무언가를 더 열심히 할 것 같지만 오히려 한없이 게을러 진다. 도미토리에서 못했던 게으름을 이곳에서 다 하는 것이다. 늦잠, 낮잠도 자고 방에서 이어폰 없이 음악도 영화도 드라마도 원 없이 본다. 방에서 멍 때린다고 해야 하나. 그러다 보면 시간이 훌쩍 훌쩍 지나간다. 밀린 기록들도 정리하고, 앞으로 일정에 대한 자료도 찾아보고 해야 하는데 만사가 귀찮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지만 그냥 이렇게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한동안 지내고 싶은 생각뿐이다. 이게 꼭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도미토리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가졌던 긴장을 풀려는 것일 수도 있다. 또 어..

D+134, 조지아 바투미 3: 이름 따라 가는 흑해(Black Sea)의 운명(20190328)

이름 따라 가는 흑해(Black Sea)의 운명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하루 종일 내린다. 이번 주 거의 매일 비라고 하더니만 이제 시작인가 보다. 그래도 전망 좋고 따뜻한 방에서 흑해에 내리는 비를 보고 있으니 운치가 있다. 흑해(Black Sea)란 이름은 바다 색깔이 검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곳에 안개가 많이 끼고, 물살이 거세서 배들이 많이 난파되기 때문에 부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죽음 또는 공포의 바다라는 의미다. 하지만 비오는 흑해의 바다도 잔잔하기만 하다. 몽돌해변에 몰아치는 파도는 어제보다는 다소 거칠어졌지만 조금만 눈을 들어 먼 바다를 바라보면 잔잔하기 그지없다. 흑해의 어디가 안개가 많이 끼고 물살이 거친 것일까? 흑해의 자연조건이 거친 것일까? 아니면 흑해를 둘러싼 인간의 역사가 거..

D+133, 조지아 바투미 2: 푸른 흑해(Black Sea)를 걷다(20190327)

파란 흑해(Black Sea)를 걷다 바투미(Batumi)는 아제르바이잔( Azerbaijan)의 바쿠(Baku)와 많이 비슷하다. 반듯하게 잘 정리된 도시 구조하며 옛 건물들 사이로 세련되고 현대적인 빌딩들도 그렇다. 내가 있는 이곳은 바투미 해안가에 있는 아파트인데 특히 이곳은 부산 해운대가 생각난다. 바닷가 해변을 따라 길게 도로가 나 있고 해안가 쪽에는 바다를 따라 산책로와 공원이 길게 나 있다. 반대편에는 호텔, 레지던스,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해운대와 같이 개발된 해변의 모습이다. 점심 좀 지나서 바로 보이는 흑해 해변으로 나간다. 19층 발코니에서 볼 때는 모래 해변인 줄 알았는데 가보니 해변 전부가 돌로 이루어진 몽돌해변이다. 도로와 몽돌 사이에 잠깐 모래사장이 있는 곳이 있는데 모래가..

D+132, 조지아 바투미 1: 흑해(Black Sea)의 일몰(20190326)

흑해(Black Sea)의 일몰 아침부터 똥개 훈련이다. 핸드폰을 두고 온 줄 알고 지하철역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숙소에 왔다. 숙소에 와서 확인해보니 가방 깊숙한 곳에 잘 있다. 숙소는 한참 비탈길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비까지 오는 후줄근한 날, 이른 아침부터 운동 제대로 했다. 그래도 숙소에 놓고 온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가방에 챙겼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 오늘로서 디두베(Didube)역은 세 번째다. 바투미(Batumi) 가는 버스가 이곳에서도 출발하기 때문이다. 중앙역에서 탈까 하다가 그냥 익숙한 곳으로 왔다. 역으로 나가니 역시나 삐끼들이 잡는다. 바투미로 간다고 하니 버스 있는 데로 안내한다. 바투미라고 쓰여 있는 미니버스. 그런데 아무래도 정식 버스가 아닌 것 같다. 바로 돌아선다.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