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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페루(Peru)

D+372, 페루 아레키파 1: 칠레 아리카(Arica)에서 페루 아레키파(Arequipa)로(20191121)

경계넘기 2020. 1. 9. 09:32

 

볼리비아의 우유니(Uyuni)에서 23일 투어로 어제 오후 아타카마(Atacama)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칼라마(Calama)로 이동해서, 칼라마에서 다시 저녁 1015분 버스를 타고 오늘 아침 650분에 칠레의 국경도시 아리카(Arica)에 도착했다. 우유니에서부터 생각하면 장장 34일에 걸친 여정이다.

 

버스는 만원이어서 좀 불편하기는 했지만 우유니 투어로 피곤해서인지 잠을 좀 잔 것 같다.

 

아리카 터미널에 페루의 국경도시 타크나(Tacna)로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밖으로 나가서 옆 터미널로 가라고 한다. 건너가서 터미널 직원에게 타크나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말이 안 통해서 그런지 직접 안내를 해준다. 일단 창구 같은 곳에 가서 터미널 사용료 350 페소를 내라고 하고 다음에는 입구 쪽까지 길게 서 있는 줄의 맨 끝을 가리키며 이 줄이 타크나 가는 줄이란다.

 

줄을 서서 보니 마치 셔틀 버스처럼 대기하던 버스에 사람이 차면 다음 버스가 바로 바로 승객들을 태우고 있었다. 페루로 넘어가는 사람이 이렇게 많나 보다. 줄이 길었지만 금방 나도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에서 승무원이 여권을 한 번 걷어 갔다가 다시 돌려주면서 버스비도 걷었다. 2천 페소.

 

30분쯤 달려가니 칠레와 페루 출입국관리소가 나왔다. 이곳 출입국 관리소에는 칠레와 페루의 출입국 창구가 마주보고 있어서 먼저 칠레 창구에서 출국 도장을 받고 바로 뒤돌아서 페루 창구에서 입국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칠레와 마찬가지로 페루도 짐을 모두 내려서 일일이 검사를 하는 바람에 조금 시간이 걸렸다.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한 30~40분 더 달려서 타크나 터미널에 도착했다. 아침 730분에 아리카를 출발해서 오전 930, 페루 시각으로는 오전 730분에 도착했으니 딱 2시간 걸린 셈이다. 하지만 출입국 심사에 걸린 시간을 제외하면 버스가 달린 시간은 대략 1시간 조금 넘게 걸린 것 같다.

 

아리카에서 타크나까지는 아타카마 사막이 계속 연결되고 있었다. 아리카 쪽에서는 모래사막이 해변에서부터 펼쳐지다가 타크나에 가까워지면서부터는 전형적인 황량한 사막이 나타났다. 타크나는 전형적인 오하시스 도시로 보이지만 꽤 규모가 있어 보였다.

 

 

 

도착한 타크나 터미널은 국제터미널이었다. 이곳에서 가지고 있는 칠레 페소를 모두 환전하면서 아레키파(Arequipa)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이곳도 바로 옆 터미널로 가면 된다고 한다. 어느 블로그에서 차를 타고 갔다고 해서 좀 걱정을 했는데 국제터미널을 나서니 바로 길 건너에 터미널이 있었다.

 

터미널 안에는 페루 전국으로 가는 다양한 버스 회사들이 있었다. 몇 군데 물어보니 아침 8시 바로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다. 가격도 저렴해서 20. 거의 출발 시각이어서 정신없이 터미널 수수료를 내고 바로 승강장에 가서 버스에 탑승했다. 타크나에 도착한지 30분 만에 다시 아레키파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 끝없는 버스의 연속이다.

 

길에서 시간을 많이 버릴까봐 걱정을 했는데 칠레의 아리카에서 페루의 아레키파까지 바로 바로 연결편이 있어서 마치 지하철을 갈아타듯이 편하게 버스를 탔다.

 

버스는 널널해서 좋았는데 문제는 저렴해서 그런지 에어컨이 나오질 않았다. 햇빛이 짱짱한 날이라 차 안이 더웠다.

 

아레키파 가는 길은 더욱 황량한 사막이 펼쳐져 있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산들이 연이어 있었다. 이것도 아타카마 사막의 연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풍경은 아레키파까지 연결되었다.

 

 

 

아레키파에 가까워지면서 황량한 산 사이의 계곡으로 강이 흐르면서 긴 오아시스 녹지가 이어졌다. 그 녹지가 결국 아레키파로 이어지고 있었다.

 

 

 

아레키파를 가는 중간에 짐 검사를 하는 곳도 있어서 모든 짐을 내려서 검사를 받았고, 신분증 검사하는 곳도 있었다.

 

아침 8시에 출발한 버스는 오후 2시에 아레키파 터미널에 도착했다. 6시간 걸린 셈.

 

아레키파는 꽤 규모가 있는 도시였다. 터미널에서도 센트럴이 꽤 멀었다. 아레키파에서는 숙소도 정하지 않았고, 페루 돈도 없었다. 페루 National BankMultired라는 ATM이 수수료가 없다고 해서 찾아보았지만 터미널 근처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터미널 근방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와이파이가 되는 식당이나 카페도 없었다.

 

일단 센트럴로 가야 할 것 같아서 주변 상인들에게 손짓 발짓으로 물어서 겨우 버스 타는 곳을 알았다. 요금도 1솔이란다. 센트로(centro)를 외쳐서 간다고 하는 버스를 올라탔다.

 

센트로에 도착해서 Multired를 찾아서 페루 페소를 확보하고, 유심을 사서 장착하니 이제야 여유가 생긴다.

 

 

 

눈에 보이는 중국집에 들어가서 오늘 첫 끼를 해결하는데 과히 나쁜 맛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많이 피곤해서 그런지 멀미를 할 것 같았다. 오늘 하루 종일 먹은 것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덕분에 간만에 음식을 남겨 봤다.

 

숙소를 빨리 잡아야 할 것 같아서 밥을 먹으면서 이곳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방을 하나 잡았다. 아레키파의 숙소가 비싸질 않아서 개인실로 잡았다. 지난 34일 동안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하고 이동만 한 관계로 좀 편하게 쉬고 싶었다.

 

간만의 강행군. 숙소에서 샤워하고 침대에 누우니 이제야 기운이 나는 것 같다. 그리고 그제야 이번 여행의 32번째 국가인 페루에 온 실감이 났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