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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페루(Peru)

D+374, 페루 아레키파 3: 아레키파(Arequipa)를 떠나서 쿠스코(Cuzco)로(20191123)

경계넘기 2020. 1. 9. 10:38

 

이틀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아레키파(Arequipa)에서 쿠스코(Cuzco)로 향한다. 아레키파 역시도 도시의 정겨움이 묻어나는 곳이라 며칠 쉬어가기 좋은 곳. 하지만 많은 여행객들이 공통적으로 쿠스코를 더 좋다고 하니 쿠스코에 좀 더 시간을 할애하기로 한다.

 

쿠스코는 남미 여행의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 마추픽추(Machu Picchu)가 있는 곳이자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곳. 잉카의 고대 문명과 스페인 지배 시기의 서구 문명이 공존하는 곳이다. 충분히 장기 체류할 가치가 있는 곳임은 분명하다.

 

아레키파에서 쿠스코 가는 길이 아름답다며 꼭 낮 버스를 타고 우측 창가 자리에 앉으라고 우유니 23일을 같이 했던 한국인 여행자들이 말을 해주었다. 그런데 눈 씻고 찾아봐도 오전에 출발하는 버스는 없었다. 모두 저녁에 출발하는 버스다. 대체 그 친구들은 어떻게 경치를 볼 수 있었던 것일까!

 

저녁 버스라 시간이 남는다. 체크아웃을 하고 시내를 정처 없이 걸어 다녔다.

주변의 골목길들도 예뻤다. 사람 냄새 나는 길들도 많이 보였다.

 

 

 

하얀 도시라 해서 하얀색 건물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노란색, 주황색, 파란색 등의 칠을 한 건물들도 하얀색 건물들과 배색을 잘 이루면서 도시를 더욱 다채롭게 하고 있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성당 건물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름을 찾아보고 싶으나 귀찮다. 솔직이 성당 건물인지도 확신할 수는 없다.

 

 

 

중심지에서는 건물들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아레키파를 병풍 치듯 둘러싸고 있는 설산들도 멀리 보이고, 아레키파 중심지를 감아 도는 강도 보였다. 아쉬운 점은 사진으로는 설산이 희미하다.

 

 

 

한낮의 더위를 시키면서 시간을 죽치기에는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만큼 좋은 곳도 없다. 중심가 한 가운데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그런데 당연히 될 줄 알았던 와이파이가 되질 않는다.

 

혼자일 때의 가장 아쉬운 점이 화장실이 급할 때이다. 두어 시간 정도 있으니 오줌을 참을 수가 없다. 화장실은 스타벅스 밖에 있어서 물건을 놔두고 잠시 다녀올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스타벅스를 나섰다. 아직도 시간은 많이 남았는데.

 

나선 김에 숙소에 가서 짐을 챙겨서 천천히 걸어서 버스터미널까지 같다. 올 때는 와이파이도 안 되고 지도만으로는 거리를 짐작하기 어려워서 버스를 타긴 했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중심지에서 터미널까지 3.5km. 이 거리면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족할 거리.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걸어가 본다. 마지막 아레키파의 거리를 음미하면서.

 

한 시간 정도 걸어서 오후 5시 반에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 회사마다 쿠스코 가는 버스는 있지만 대충 시간대가 모두 저녁 8시 안팎. 몇 군데 물어보다가 회사도 괜찮으면서 가격도 그럭저럭 비싸지 않은 곳을 선택했다. 버스 편은 많아서 굳이 예약하지 않아도 되니 좋다.

 

버스터미널에서 3시간 정도 벋치기를 해야 하는데 터미널 안에 마땅히 들어갈 만한 카페나 식당 같은 곳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벤치가 있으니 나쁘진 않다.

 

페루의 버스회사는 좀 다른 것이 있다. 마치 공항처럼 짐을 부치는 창구가 따로 있고, 버스 회사마다 버스를 기다리는 라운지가 있었다. 30분 전에 오픈을 해서 그곳에서 기다릴 수 있었다.

 

버스 옆자리에 사람이 없기를 바랬는데 덩치 있는 한 친구가 탄다. 까마(cama)든 세미까마(semicama)든 중요치 않다. 옆자리에 사람이 없는 것이 가장 편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통로 쪽 자리를 앉을 걸 그랬다.

 

버스는 깨끗하고 좋았다. 페루의 버스 시스템은 다른 나라 못지않은 것 같다. 그만큼 가격도 남미의 여타 잘 사는 나라들보다 싸지는 않은 것 같다.

 

이제 잠 한숨 자고 일어나면 우유니(Uyuni) 이후 남미에서의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 마추픽추를 품은 쿠스코에 도착한다.

 

 

by 경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