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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여행/크로아티아(Croatia)

D+200,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1-5: 웅장한 두브로브니크성 둘러보기 (20190602)

경계넘기 2022. 4. 8. 17:11

 

 

웅장한 두브로브니크성(Walls of Dubrovnik) 둘러보기

 

 

숙소로 돌아가려 필레문(Gate of Pile)을 나선다.

 

그때 맞은편 바다 위 언덕을 보니 웅장한 요새 건물이 보인다. 들어올 때는 등지고 있는 거라 보질 못했었다. 두브로브니크성 또는 두브로브니크 성벽(Walls of Dubrovnik)을 방어하기 위해 외곽에 건설한 요새로 보인다. 요새도 요새지만 바닷가 언덕 절벽 위로 우뚝 솟은 요새 위에서 보는 풍경이 자못 절경이라 생각된다. 주택가 골목길을 잠시 헤쳐 가니 성과 요새 사이의 해변이 나오고 바로 절벽 위 요새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로브레나츠 요새 (Tvrđava Lovrijenac)

 

역시 요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다.

요새의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시야가 넓어진다.

 

두브로브니크성보다 요새의 위치가 높다보니 성이 바로 내려다보인다. 성과 성안의 올드타운 그리고 주변의 환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안에서 볼 때는 시야가 좁아서 알 수 없었는데 위에서 보니 확실히 두브로브니크성의 웅장함과 육중함이 돋보인다. 성 자체로 보면 코토르성보다 확실히 크고 견고해 보인다. 스르지산(Srđ) 전망대나 성벽 위로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준다.

 

남자 여행객이라면 멋스러운 올드타운보다는 그걸 둘러싸고 있는 웅장한 두브로브니크성(성벽)에 더 관심이 갈지도 모른다. 더욱이 바다로 도출되어 있는 두브로브니크성은 몰아치는 파도와 해풍으로 인해 더욱 장엄해 보인다.

 

 

 

성의 외곽인 이곳에 특별히 요새를 건설한 이유도 알겠다.

 

성을 공략하는 적을 배후에서 공격하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전략적 위치인 이곳을 방어하려는 의도가 더 높아 보인다. 성보다 높은 이 언덕을 적군이 차지한다면 성 방어에 치명적이다. 이곳에서 대포로 성을 공격한다면 방어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방어한다 하더라도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성을 지키려면 이렇게 요새를 쌓아 언덕을 사수하든 아니면 언덕을 붕괴시키든 해야 한다.

 

 

코토르성(Kotor City Walls))에서도 언급했지만 여기서도 용어 정리를 한다.

 

한국의 여행책에서는 두브로브니크 성벽으로 주로 번역한다. 영어의 ‘Walls of Dubrovnik’을 직역한 것으로 보인다. ‘wall’의 복수형인 ‘walls’은 군사적 의미로 성벽의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보다 정확히는 도시 등의 주거지를 둘러싸고 방어하는 성()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히 ‘city walls’ 또는 ‘town walls’로도 표현하는데 우리말로는 한양도성, 수원도성과 같은 도성(都城)’의 의미다. 성벽이 긴 장성(長城)의 의미도 갖는다. 만리장성의 영어 표현인 ‘Great Wall of China’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Walls of Dubrovnik’도 두브로브니크 성벽이 아니라 두브로브니크도성 또는 두브로브니크성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성벽이라고 부르니 마치 성벽 일부만 남은 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두브로브니크성 역시 코로르성과 같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기술로 만든 성이다.

 

두브로브니크성은 12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지어졌다지만 대체로 14세기에서 15세기에 주로 건설되었다. 이후로는 부분부분 보강되었을 뿐이라고. 두브로브니크성 역시 당시 최고의 성 건축술을 가지고 있던, 도시국가 베네치아로 대표되는 이탈리아의 기술로 만들었다. 미켈로초(Michelozzo di Bartolomeo Michelozzi)와 같은 이탈리아 건축가를 초빙해 지었기 때문이다.

 

눈으로만 대충 봐도 두브로브니크성의 웅장함과 견고함이 보인다.

 

실제로도 중세 시대 유럽의 가장 강력한 성들 중에 하나였다고 한다. 둘레가 1940m에 이르는 성벽은 대부분 이중 구조로 되어 있고, 17개의 탑(tower)5개의 요새(fortress 또는 fort)로 방어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이 성은 적의 공격에 단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었다고.

 

 

 

두브로브니크성에서 독특한 것이 성벽 위의 요새다.

 

요새는 일반적으로 독립적으로 지어진 작은 진지나 성채를 말하지만 성을 보호하기 위해 성벽에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소규모의 요새를 지칭하기도 한다. 우리식으로는 성보(城堡)의 개념이다. 5개의 요새 중 4개는 성에 있지만 하나는 외부에 있다.

 

지금 내가 서서 두브로브니크성을 바라보고 있는 요새가 바로 외부에 있는 로브레나츠 요새(Tvrđava Lovrijenac). 로브레나츠 요새에서 바로 보이는 성의 정문 격인 필레문에서 오른편 해안 쪽으로 처음 나오는 요새가 보카르 요새(Tvrđava Bokar). 둥글게 성벽 앞으로 툭 튀어 나와 있다.

 

여기서 해안가 성벽을 돌아가서 해안 성벽이 끝나는 동쪽 끝에 있는 것이 성이반 요새(Tvrđava Sv. Ivan). 일반적인 성벽 위의 요새와 달리 건물처럼 지어져있다. 그리고 필레문의 왼편으로 내륙 높은 곳에 있는 요새가 민체타 요새(Tvrđava Minčeta). 그리고 민체타 요새와 성이반 요새 사이에 있는 것이 레베린 요새(Tvrđava Revelin)

 

5개 요새의 모양이 각기 다른 점도 독특하다.

 

 

보카르 요새 (Tvrđava Bokar)
성이반 요새 (Tvrđava Sv. Ivan)
민체타 요새 (Tvrđava Minčeta)
레베린 요새 (Tvrđava Revelin)

 

성벽에 요새를 두는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성벽 아래에서 성벽을 파괴하거나 올라오려는 적을 좌우 옆에서도 공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일반적인 일자의 성벽에서는 성벽 아래의 적군을 위에서만 공격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적에 대한 공격이 무척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에 성벽 곳곳에 이렇게 튀어나온 요새나 성채를 두게 되면 좌우에서도 성벽 아래의 적을 공격할 수 있다. 더욱이 대포까지도 사용할 수가 있어서 방어에 무척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성 건축술이 바로 베네치아가 개발한 독특한 건축술이다. 두브로브니크성이 성안의 올드타운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이기도 하다.

 

 

by 경계넘기.